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 상단(上段)이 3년 5개월 만에 연 7%를 돌파했다. 기준금리 동결에도 대출금리가 계속 오르는 상황이다.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선을 위협하며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되자, 시장금리 지표인 은행채(銀行債) 금리가 반응한 결과다.
은행채 금리는 은행의 자금 조달 비용이고, 대출금리는 은행이 고객에게 공급할 때의 가격이다. 은행채가 오르면 대출금리는 거의 자동으로 오른다. 기준금리보다 시장금리가 더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금리 인하 기대는 크게 약화됐고, 오히려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가계대출의 구조적 취약성이 문제다. 주담대 금리 급등으로 대출자 원리금 상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자영업자 대출은 1천93조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 중이며, 이들 10명 중 6명이 3개 이상 금융기관을 이용하는 다중(多重)채무자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금리가 0.75%p만 올라도 자영업자 이자 부담은 5조3천억원(1인당 평균 165만원) 늘어난다. 소득보다 이자가 더 빨리 늘어나는 구조인데, 금융 시스템 전반의 건전성을 위협할 수 있다. 가처분소득이 이자 비용으로 흡수돼 실질 구매력이 떨어지고, 자영업자의 매출 감소와 폐업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자산 가격도 떨어질 수 있다. 7%대 금리는 '영끌'로 지탱해 온 부동산 시장이 버티기 힘든 수준이다.
급매물 출현과 담보 가치 하락이 맞물리면 금융권의 LTV(주택담보대출비율) 관리에 비상이 걸리고, 제2금융권을 시작으로 부실 채권이 급증할 수 있다. 막연한 낙관론은 금물이다. 금리 인하를 기다리며 버티기보다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시점 등을 활용해 고금리 대출부터 상환하는 부채(負責) 재조정이 시급하다. 정부와 금융당국도 단기적 완화 조치에 그쳐선 안 된다. 일시적 만기 연장이나 상환 유예는 잠재 부실을 숨겨둘 뿐이다. 모든 차주를 동일하게 지원하는 대신 회생 가능성을 기준으로 지원과 정리를 구분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부채가 떠받치는 성장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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