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산업의 중심축이 내연기관에서 전기를 포함한 미래모빌리티로 이동하면서 부품 산업의 재편도 가속화되고 있다. 과거에는 정밀 가공과 안정적인 양산 능력이 핵심 평가 기준이었다면 이제는 전력 효율과 경량화, 열 관리 등 고난도 기술이 새로운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 시대에는 눈에 보이는 외형이 아닌 내부에서 전류를 안정적으로 전달하고 동력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중간재가 차량의 성능을 결정짓는 요소로 평가된다. 홍상휘 ㈜범서 대표는 이종소재 접합 기술을 기반으로 한 ㈜두웰이엔지의 경쟁력을 제조업에 입혀 새로운 성장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 전통 제조 기반에 신기술을 더하다
홍상휘 대표는 스타트업 두웰이엔지로 시작해 대구의 차부품 기업 범서를 인수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핵심 경쟁력을 묻는 질문에 그는 "전기차도 결국 전기가 안전하게 흐를 길이 필요하다. '버스바'(전력 효율을 높이는 부품)는 전기차 안에서 혈관 같은 역할을 한다"고 답했다.
회사는 마찰교반용접(FSW·Friction Stir Welding)을 기반으로 구리와 알루미늄 등 이종소재를 접합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공정은 소재를 녹이지 않고 마찰열로 결합시키는 방식으로, 기존 용융 접합 대비 산화층이나 불순물 생성이 적어 접합 신뢰성이 높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 구조에서 문제로 지적되던 전기저항 증가와 발열 문제를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받고 있다. 홍 대표는 "기존에는 볼트 체결 방식이 주류였지만, 이 경우 체결 부위에서 열이 발생하고 구조가 복잡해지는 한계가 있었다"며 "이종소재를 일체화하면 모듈 구조가 단순해지고 효율이 크게 올라간다"고 강조했다.
이 가운데 구리·알루미늄 바이메탈 버스바는 전도성과 경량성, 비용 효율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차세대 부품으로 꼽힌다. 그는 "물리적 접합 방식을 활용해 중간 화합물층을 나노 단위로 제어한다"며 "전기전도도와 내구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두웰이엔지는의 기술력이 범서의 제조 인프라와 시너지 효과를 높일 것으로 내다봤다. 범서는 40년간 축적한 정밀 가공 기술과 자동화 생산 시스템을 기반으로 자동차 부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한 기업이다. 현대차 SQ 인증과 국제 품질 시스템을 갖춘 양산 체계는 새로운 기술을 실제 제품으로 구현하는 동력이 될 수 있다.
홍 대표는 "두웰이엔지가 설루션을 만들고, 범서가 이를 양산으로 연결하는 구조"라며 "전통 제조기업이 미래 모빌리티 산업으로 자연스럽게 확장할 수 있는 모델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 기술에 대한 확신이 창업의 출발점
홍상휘 대표는 '기술에 대한 확신'을 갖고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일본에서 금속공학을 전공하며 구리와 알루미늄 소재를 연구한 그는 이후 국내 연구기관에서 자동차 부품과 신산업 기술 개발을 맡았다. 현장에서 기업들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기술과 실제 시장 사이의 간극을 체감했다.
그는 "연구기관에 있을 때 현장에서 요구하는 기술이 명확하게 보였다"며 "이걸 제품으로 만들지 않으면 의미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가 더 들기 전에 도전해야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소재 산업에 대한 인식도 남다르다. 홍 대표는 "일본은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소재를 개발하는 구조가 자리 잡혀 있다. 반면 한국은 단기 성과를 중요시한다. 하지만 그 격차 자체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방향을 제대로 설정한다면 격차를 좁힐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조직 운영 방향 역시 명확하다. 현재 소수 정예 연구·설계 인력을 중심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향후 중간 기술 인력과 생산 인력을 단계적으로 확충할 계획이다. 범서의 생산 인프라를 활용해 빠르게 양산 체계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목표를 묻는 질문에 그는 2030년 기업공개(IPO)를 제시했다. 다만 단순한 외형 성장보다는 '지속 가능한 조직'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홍상휘 대표는 "처음부터 직원 복지를 우선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었다"며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기술과 사람이 함께 성장하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 결국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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