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를 살 때 차체만 구입하고 배터리는 월 사용료를 내고 빌려 쓰는 '배터리 구독 서비스'가 도입된다. 정부가 전기차 배터리 소유권 분리를 허용하면서 초기 차량 구매 부담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소비자 총비용이 오히려 늘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11일 제8차 모빌리티 혁신위원회를 열고 '전기차 배터리 소유권 분리 기반 배터리 구독 서비스'를 포함해 16건의 규제특례(규제 샌드박스) 안건을 모두 의결했다.
전기차 배터리는 차량 가격의 약 40%를 차지해 소비자의 초기 구매 부담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혀 왔다. 현행 자동차관리법은 차체와 배터리 소유자를 달리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으나, 이번 규제특례로 소비자는 차체만 구입하고 배터리는 리스사로부터 빌려 쓸 수 있게 됐다.
실증사업은 준비기간을 거쳐 올해 10월부터 2년간 현대자동차 전기차 2천대를 목표로 진행된다. 배터리 리스 비용은 사업자가 실증사업을 거쳐 결정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배터리 구독 서비스가 초기 구매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리스사가 배터리를 회수해 재이용함으로써 자원순환 효과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소비자 부담이 실제 줄어들지는 미지수다. 차량 구매 가격은 낮아지지만 매달 배터리 구독료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리스료에는 배터리 원금뿐 아니라 이자와 사업자 마진도 포함된다. 장기간 차량을 운행할 경우 총비용이 배터리를 직접 구매하는 방식보다 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보험연구원도 지난해 3월 보고서에서 "장기간 배터리 구독 시 임대료 총액이 차량 총소유비용을 초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유권 분리에 따른 후속 문제도 적지 않다. 차량 매각이나 구조 변경 때 배터리 소유자인 리스사의 동의 절차가 필요할 수 있다. 중고차 시장에서도 배터리 리스 계약 승계 여부가 새로운 거래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보험 체계 변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고 발생 시 차체와 배터리 손해 책임 주체가 달라질 수 있어서다. 보험연은 "보험료 산출 기준 및 자동차보험 약관 변경 여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배터리 재활용 시장이 대형 리스사 중심으로 재편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배터리 회수 권한이 특정 사업자에 집중될 경우 시장 지배력이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정부는 소비자 보호 장치는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차체와 배터리 소유권이 분리돼도 리콜·무상수리·교환·환불 등 안전관리 책임은 기존처럼 완성차 제조사가 맡도록 할 계획이다.
정부는 차체와 배터리 소유권이 분리되더라도 리콜·무상수리·교환·환불 등 안전관리 및 소비자 보호 의무는 전기차 제작자가 지금과 같이 책임지도록 관리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회의에서 경북 경산 소재 자율주행 기술 기업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레벨4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나설 광주 자율주행 실증도시 관련 특례도 의결됐다. 광주 자율주행 실증도시에 투입되는 자율주행 전용차량 200대에 자기인증 절차 없이 임시운행 허가를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하기로 한 것.
자기인증은 안전기준 적합 여부를 제조사가 스스로 확인하는 절차로, 연구·개발 특성이 강한 소프트웨어 중심 전용차량(SDV)은 이 인증을 취득하기 어려워 도로 실증에 제약이 컸다.
정부는 이 밖에도 자율주행 현장대응 차량의 긴급자동차 지정, 급가속 방지를 위한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 실증, 교통약자 맞춤형 특수개조 차량 서비스 등에도 규제특례를 부여했다.
규제특례를 부여받은 서비스는 최장 4년(2년+2년)의 실증 기회를 얻으며, 성과가 입증되면 법령 정비를 거쳐 제도권으로 편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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