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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김수용] 농축(濃縮) 우라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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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용 논설실장
김수용 논설실장

이란이 보유한 60% 농축 우라늄 440㎏이 중동전쟁의 최대 걸림돌이 됐다. 핵무기 10개를 만들 만한 분량을 두고 미국과 이란은 전쟁을 치르고 있다. 자연 상태 우라늄(U-238)에 들어 있는 핵분열 가능 우라늄(U-235) 비율은 0.7% 정도인데, 이를 3~5%까지 농축하면 원전 연료로 쓸 수 있다. 농축도가 20%를 넘으면 고농축 우라늄으로 간주(看做)한다. 이란 보유 60% 농축 우라늄은 '무기급 직전 단계'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우라늄 농축의 가장 어려운 과정은 60% 이전 단계에서 대부분 끝난다"고 말한다.

핵무기 제조가 힘든 이유는 우라늄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U-235만 골라내는 농축 작업이 극도로 까다롭기 때문이다. U-235와 U-238의 미세한 질량 차이를 이용해 원심분리기를 초고속으로 수천~수만 번 돌려 분리하는데, 이런 우라늄 농축 기술이 바로 핵보유국 판단의 기준이기도 하다. 90% 농축이면 핵무기급으로 분류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시 아래 이란 내부에서 저농축으로 희석(稀釋)하는 방안도 가능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확보하겠다"며 선을 긋고 있다. 우라늄을 담은 은회색 실린더가 미군 수송기에 실려 이란을 떠나는 장면은 곧바로 승리의 상징이 되고,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가 원하는 바다. 반대로 이란 입장에서는 가장 굴욕적 시나리오다. 지난 2003년 리비아는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고 장비를 미국과 영국에 넘겼지만, 결국 카다피 정권은 붕괴했다. 여기에서 북한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중동에선 "핵무기가 있는 북한은 공격받지 않고, 핵무기가 없는 이란은 공격받는다"는 말까지 나온다. 핵보유국 지위 확보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반출' 카드를 꺼내든 것은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2015년 오바마 행정부의 이란 핵 합의 때도 이란 저농축 우라늄 상당량을 러시아로 옮겼다. 푸틴은 이를 협상 카드로 활용하고 싶지만, 트럼프에게 필요한 것은 국제사회의 복잡한 검증(檢證)보다 "미국이 직접 가져와 제거했다"는 가시적인 성과다. 미국이 두려워하는 것은 완성된 핵폭탄만이 아니라 언제든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이다. 440㎏ 회백색 핵물질이 세계 정치의 향방을 뒤흔드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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