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구광역시치과의사회의 의뢰로 예방 광고 하나를 기획했다. 카피는 이렇다.
"덤핑치과는 신기루입니다."
발단은 요즘 부쩍 늘어난 저가 임플란트 광고였다. "임플란트 35만 원"이라는 문구로 사람들을, 특히 어르신들을 끌어들인 뒤 정작 진료실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검증되지 않은 재료를 쓰고, 충분한 상담 없이 서둘러 치료를 진행하고, 필요하지도 않은 진료를 추가로 권한다. 그렇게 시작한 치료가 재치료와 재임플란트로 이어지면 처음 약속했던 가격은 무의미해진다. 그리고 그 무렵이면 그 병원은 이미 문을 닫았거나, 다른 이름으로 자리를 옮긴 뒤다. 한철 장사를 하고 사라지는 것이다.
이런 병원들이 유독 노인을 겨냥하는 이유도 짚어야 한다. 어르신들은 정보를 비교하고 검증할 채널이 상대적으로 적고, 가격이라는 단 하나의 숫자에 크게 의지해 병원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한 번 치료가 시작되면 진료실 안에서 "지금 하지 않으면 더 나빠진다"는 말을 거스르기가 쉽지 않다. 이 구조적 약점을 파고드는 것이 저가 미끼 광고의 본질이다.
이 구조를 어떻게 하나의 이미지로 압축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사막을 떠올렸다. 사막에서 신기루를 본 사람은 그 방향으로 걷는다. 물이 있어 보이고, 오아시스가 있어 보이니까. 하지만 다가갈수록 신기루는 자리를 옮기고, 결국 사라진다.
덤핑치과도 똑같다. 광고 속 가격은 멀리서 보면 선명하지만, 다가가서 실제로 진료를 받아보면 그 자리에 없다. 대신 다른 비용과 다른 진료가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그 신기루를 쫓는 사이, 정작 지켜야 할 자신의 치아는 조금씩 상하고 있다.
이 광고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두 컷의 대비였다. 첫 컷에서는 저 멀리 보이는 병원 건물을 향해 걸어가는 노인의 뒷모습을 담았다. 등에 짊어진 가방, 무심히 걷는 발걸음이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가로 향하고 있을 누군가의 현실처럼 보이길 바랐다. 두 번째 컷에서는 그 병원이 사라진 사막 위에, 뒤를 돌아보는 노인의 얼굴을 담았다.
광고는 설득이 아니라 예방이어야 할 때가 있다. 이번 광고가 목표한 것은 소비자를 설득해 어느 병원으로 이끄는 일이 아니라, 걷기 전에 한 번 멈춰 서서 저 멀리 보이는 것이 정말 오아시스인지 되묻게 하는 일이었다. 그래서 헤드 카피 아래의 바디 카피에도 가격이 아니라 과정을 짚었다.
"검증되지 않은 재료, 불충분한 상담, 과잉 진료가 내 치아를 조금씩 망가뜨립니다."
위협하듯 말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절차를 나열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경고가 된다고 판단했다.
가격이 지나치게 매력적으로 보일 때일수록, 그 뒤에 무엇이 숨어 있는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진짜 좋은 치과는 가격이 아니라 신뢰로 이야기한다는 것. 그 단순한 진실을 사막이라는 은유로 어필하고 싶었다. 신기루는 멀리서 볼 때만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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