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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김수용] 스페이스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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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용 논설실장
김수용 논설실장

월가가 다시 일론 머스크를 바라보고 있다. 이번 달로 예정된 기업공개(IPO)에서 스페이스X는 최소 1조8천억달러(약 2천500조원)의 기업가치를 목표로 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성공한다면 역사상 최대 규모 상장(上場)으로 기록될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많은 이들이 로켓 회사의 주식을 사려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일론 머스크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투자하려는 듯 보인다는 점이다. 주식시장은 냉정한 곳이다. 적자와 부채, 현금 흐름과 수익률을 따진다. 하지만 가끔 예외가 등장한다. 숫자가 아니라 꿈이 거래되는 순간이다. 지금 세계에서 가장 비싼 꿈의 이름이 바로 스페이스X다.

출발점은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머스크는 화성에 작은 온실을 보내 식물을 키우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로켓 값이 너무 비쌌다. 러시아에 가서 발사체를 사려 했지만 원하는 가격에 계약하지 못했다. 그러자 머스크는 '로켓을 직접 만들겠다'는, 당시로선 무모하기 짝이 없는 발상(發想)을 내놨고, 2002년 스페이스X가 탄생했다. 초기 상황은 처참했다. 세 번 연속 발사 실패. 네 번째마저 실패했다면 회사는 문을 닫아야 할 상황이었다. 다행히 네 번째는 성공했다. 결국 스페이스X는 경쟁사들이 "불가능하다"고 말하던 재사용 로켓을 현실로 만들었다.

스페이스X는 로켓을 만들고 위성을 쏘아 올리는 동시에 스타링크라는 위성 인터넷 서비스도 운영한다. 지상 기지국이 부족한 오지(奧地)나 전쟁 지역에서 인터넷을 연결하는 '우주 통신망'이다. 머스크는 로켓으로 위성을 올리고, 위성으로 돈을 벌고, 그 돈으로 다시 로켓을 만든다. 호사가들은 선구자이자 몽상가인 머스크를 두고 "미래에서 온 사람"이라고 말한다. 전기차 시대, 재사용 로켓, 스타링크를 예언할 때 허황하다는 평가도 적잖았지만 현실화했다.

머스크가 말하는 화성(火星) 시대가 실현 가능하게 들리는 이유다. 물론 진공관 캡슐을 초고속으로 이동시키는 미래형 교통수단 '하이퍼루프'와 완전 자율주행은 약속했던 시간표보다 훨씬 늦어지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화성 개발을 말하는 스페이스X의 미래 수익에 대해 의심을 품는 동시에 '혹시라도 머스크가 옳다면?'이라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바로 그 질문이 천문학적인 돈을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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