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스마트폰 시대 저무나… 시장의 70%를 삼킨 '얼굴 위 컴퓨터'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얼굴 위로 올라온 카메라와 AI… 7백만 대 팔린 메타 안경이 던진 신호

메타의 스마트 안경
메타의 스마트 안경 '인공지능(AI) 글라스'가 국내에 출시된 25일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선글라스 매장에서 시민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메타는 오늘부터 1200만 화소의 초광각 카메라, 오픈 이어 오디오 기능 등을 갖춘 레이밴 메타 2세대 제품과 오클리 메타 '뱅가드'와 'HSTN' 등 두 가지 스타일을 국내에 출시했다. 연합뉴스

기자가 일주일간 직접 써본 메타의 인공지능(AI) 안경은 단순한 신제품이 아니라 휴대용 기기의 패러다임을 흔드는 물건이었다.

가장 먼저 체감한 것은 손의 해방이었다. 취재 수첩과 펜을 양손에 쥔 채 안경테 버튼만 누르면 눈앞 장면이 그대로 사진과 영상으로 포착됐다.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잠금을 풀고 카메라 앱을 켜는 일련의 과정이 통째로 사라졌다.

기록의 방식이 의식적인 촬영에서 직관적 캡처로 넘어가는 순간, 웨어러블 기기가 왜 다시 주목받는지 몸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겉모습부터 달랐다. 그동안 스마트 글라스가 시장에 안착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일상에서 쓰기 부담스러운 투박한 디자인이었다. 반면 이 제품은 일반 뿔테 안경과 구별하기 어려운 외관에 무게도 50g 안팎으로, 장시간 착용해도 콧대와 귀에 가해지는 압박이 크지 않았다.

기술을 과시하기보다 일상복에 스며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인상이 분명했다. 시장조사기관 IDC가 이 제품군의 성공 비결로 꼽은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사람들이 마트에 갈 때 부끄러움 없이 쓰고 나설 수 있는 첫 스마트 안경이라는 평가다.

실제 기능은 기대 이상이었다. 안경에 내장된 카메라를 통해 AI가 사용자가 보는 환경을 함께 인식하고 분석하는 멀티모달 방식이어서, 외국어 간판이나 메뉴판을 바라보며 번역을 요청하면 즉시 답이 돌아왔다.

스마트폰 화면을 거치지 않고 AI와 시각적 맥락을 실시간 공유하는 경험은 분명 낯설고 새로웠다. 안경테 다리에 내장된 지향성 스피커는 귓구멍을 막지 않는 오픈형이라 보행 중 주변 소음을 함께 들을 수 있어 안전했고, 착용한 채 타인과 대화하는 데도 무리가 없었다.

이 같은 사용성은 곧바로 폭발적 판매로 이어지고 있다. 레이밴 제조사인 에실로룩소티카는 지난해 AI 안경을 700만 대 이상 팔았다고 밝혔다. 2023년과 2024년을 합친 200만 대의 세 배를 웃도는 수치다.

시장조사업체 IDC 집계로는 메타가 올해 1분기 스마트 안경 시장에서 점유율 69.2%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메타의 가상현실(VR) 헤드셋 퀘스트 출하량이 42.3% 급감한 것과 대비된다. 한 회사 안에서도 거추장스러운 몰입형 기기 대신 일상에서 쓰는 가벼운 웨어러블이 앞서 나가고 있다는 의미다.

업계는 이를 10여 년 전 구글글라스의 실패를 뒤집은 반전으로 본다. 카메라를 얼굴에 단 제품이 번번이 외면당한 까닭이 기술 부족이 아니라 사회적 거부감이었고, 메타는 세계 최대 안경 제조사와 손잡고 '먼저 패션, 다음 기술'이라는 전략으로 그 벽을 넘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9월 379달러에 출시된 2세대 모델은 3K 카메라와 두 배 늘어난 배터리를 담고도 평범한 안경처럼 보였고,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800달러대 상위 모델은 손목 밴드로 조작 부담을 분산시켰다.

경쟁 구도도 빠르게 짜이고 있다. 구글과 삼성은 안경 브랜드 워비파커, 젠틀몬스터와 손잡고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 안경을 준비 중이며, 올가을 음성 중심 모델부터 선보일 전망이다. 애플 역시 유사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IDC는 디스플레이 없는 스마트 안경 출하량이 올해 1360만 대, 2030년 2730만 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거대 기업들이 실리콘 성능보다 안경 브랜드 제휴를 먼저 내세우는 흐름 자체가, 이 시장의 병목이 기술이 아니라 대중 수용성에 있음을 보여준다.

물론 넘어야 할 벽도 뚜렷하다. 촬영 시 켜지는 작은 LED 불빛만으로는 불법 촬영 등 사생활 침해 우려를 완전히 잠재우기 어렵다. 데이터 수집과 광고를 사업 기반으로 삼아온 메타가 카메라를 이용자 눈앞에 들이미는 구조라는 점에서 신뢰 문제도 남는다.

동영상과 AI를 연속 사용할 때 급격히 줄어드는 배터리, 안경테의 미세한 발열, 들쭉날쭉한 음성 인식 정확도는 소비자가 지갑을 열기 전 반드시 점검할 요소다. 국내에는 아직 정식 출시되지 않아 대부분 해외 직구로 유통되는 점도 당장의 진입 장벽이다.

그럼에도 일주일의 체험이 남긴 결론은 분명했다. 두 손의 자유와 시야를 공유하는 AI가 결합한 경험은 스마트폰 이후의 기기가 결국 얼굴 위로 올라올 것이라는 예감을 강하게 남겼다.

대형 정보기술(IT) 업계의 한 웨어러블 담당 임원은 "지금의 스마트 안경은 완성형 증강현실 기기로 가는 첫 단계일 뿐이며, 향후 2~3년 안에 사람들이 매일 쓰고 다니느냐가 진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국민의힘 내부에서 장동혁 대표에 대한 사퇴 요구가 일며 당의 난맥상이 드러나는 가운데, 정부에 대한 비판과 야당 역할이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 원장은 7월 3일 이전에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안을 발표할 예정이며, 스페이스X 주식 배정 문제와 중앙그룹 부도 사태에 대...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해군작전사령부와 부산지방보훈청은 6·25 참전유공자 6명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며 위문금을 전달했다. 한편, 제주에서 2...
이란 대미 협상단은 스위스에서 열린 협상에서 호르무즈 해협 안전 통항과 석유 수출 허가 등에서 의미 있는 진전을 보였다고 밝혔다. 에스마일 ..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