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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활유업계 10개사 2조200억원 규모 담합 의혹…공정위, 과징금·고발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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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부터 6년 9개월간 가격·입찰 담합 혐의
금속가공유 시장 점유율 80% 달해 제조업 전반 영향 우려

국내 산업용 윤활유 시장을 주도하는 제조·판매업체 10곳이 2조200억원 규모의 가격·입찰 담합을 벌인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 심판대에 오르게 됐다. 당국은 최대 4천40억원의 과징금 부과와 함께 관련 임직원 고발까지 검토하고 있어 업계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공정위는 23일 "산업용 윤활유 제조·판매업체 10곳의 부당한 공동행위 혐의와 관련해 심사보고서를 당사자들에게 송부하고 위원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심사보고서는 공정위 심사관이 조사 과정에서 확인한 위법 사실과 제재 의견을 담은 문서로, 형사 절차의 공소장에 해당한다.

심의 대상은 광우, 극동유화, 디에이치케미칼, 범우켐, 범우케미칼, 범우화인켐, 범우화학, 에스에이치엘, 한국하우톤, 한유에스케이이티에스 등 10개 업체다. 이 가운데 광우와 범우켐, 범우케미칼, 범우화인켐, 범우화학은 계열사 관계이며 디에이치케미칼은 한국하우톤의 자회사다.

공정위 심사관은 이들 업체가 2018년 1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약 6년 9개월 동안 윤활유 공급 가격을 담합하고 제조업체 등을 대상으로 한 각종 입찰 과정에서도 공동행위를 벌인 것으로 판단했다.

담합 대상은 금속가공유와 산업용 윤활유다. 금속가공유는 금속 소재를 절삭·연마하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제품이며, 산업용 윤활유는 각종 산업 설비와 기계·장비의 원활한 작동을 위해 사용된다. 두 제품 모두 제조업 현장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산업재다.

공정위는 이들 제품의 가격이 원유를 정제해 생산하는 기유(Base Oil) 가격과 환율 변동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코로나19 여파로 원가 부담이 커진 시기에 업체들이 가격 결정 과정에서 담합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담합으로 영향을 받은 관련 매출액은 약 2조200억원으로 산정됐다. 공정위는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이 입찰 담합보다 가격 담합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 미친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업체의 금속가공유 시장 점유율은 약 80%에 달한다. 산업용 윤활유 시장 점유율도 약 21% 수준이다. 업계 주요 사업자들이 장기간 공동행위를 했다면 기계·장비를 사용하는 제조업체의 생산 비용 증가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심사관은 이번 행위가 공정거래법상 가격담합 및 입찰담합 금지 규정을 위반한 매우 중대한 위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가격 재결정 명령을 포함한 시정조치와 과징금 부과, 관련 임직원 고발 의견을 위원회에 제시했다. 가격 재결정 명령은 사실상 가격 인하 효과를 유도하는 조치다.

공정위는 향후 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제재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현행법상 담합 행위로 영향을 받은 매출액의 최대 2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어 산술적으로는 최대 4천40억원 규모의 과징금이 가능하다.

다만 이번 심사보고서는 심사관의 판단과 제재 의견을 담은 문서일 뿐 위원회의 최종 결론은 아니다. 업체들은 심사보고서 수령 후 8주 이내에 서면 의견서를 제출하고 증거자료 열람·복사 등을 신청할 수 있다. 공정위는 방어권 보장 절차를 거친 뒤 최종 심의를 진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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