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가 3%를 넘어서며 서민 장바구니 부담이 커지자 정부가 계란·고등어·쌀 등 민생밀접 품목 가격을 집중적으로 낮추기 위한 대규모 지원책을 내놨다.
정부는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민생물가 안정 및 서민부담 경감방안'을 확정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1%로,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중동전쟁 영향으로 석유류 물가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4.2% 급등한 데다 2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이던 농축수산물도 2.2% 상승으로 돌아섰다. 항공·숙박요금 중심의 서비스 물가도 2.8% 올랐다.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연간 물가 상승률을 각각 2.7%로 예측하고 있으나, 이른 장마·고온 등 기상 악화에 따른 상방 리스크가 여전하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계란·고등어·쌀…먹거리 전방위 가격 인하
이번 지원책에서는 먹거리 가격 안정에 가장 큰 화력이 집중됐다. 정부는 오는 7~8월 역대 최초로 농축수산물 전품목을 대상으로 최대 규모의 할인행사를 펼친다. 기존에는 쌀·계란·고등어 등 22개 품목에 한해 1인당 주 1만원까지 할인을 지원했지만, 이번에는 품목 제한 없이 1인당 최대 3만원까지 할인 폭을 넓힌다. 계란의 경우 현재 30구 특란(XL)에만 1천500원을 깎아주던 방식에서 전품목 20% 할인으로 바꾸고, 할인지원 대상 전체 마트에서 의무 시행한다. 쌀은 20㎏당 할인액을 기존 5천원에서 6천원으로 늘린다.
공급 측면에서도 숨통을 틔운다. 정부는 그동안 수입한 신선란 3천만개에 더해 2억개를 추가 수입하는데, 이는 기존 수입물량의 6배를 웃도는 규모다. 다음 달 7~17일에는 수산물 특사단을 파견해 노르웨이산 고등어 2천톤(t)을 직수입, 소비자에게 저가로 공급한다. 국내산 고등어 수출물량도 정부가 직접 수매해 반값에 직공급하고, 갈치·오징어 등 물가 상승 품목도 직접 수매 후 할인 방출한다. 계란 납품단가 인하는 오는 27일부터 9월 말까지 농협 출하 전체 물량을 대상으로 30구당 3천원씩 확대 지원된다.
유통 과정의 비용 절감 조치도 병행된다. 이달 말 종료 예정이던 할당관세는 냉동과일·바나나·망고·계란가공품 등 13개 품목의 적용 기간을 올해 말까지 연장하고, 기타과실주스·자몽·레몬농축액 등 9개 품목을 신규 추가한다. 액화석유가스(LPG)와 액화천연가스(LNG)에 대한 하반기 할당관세율은 기존 계획보다 낮은 0%로 인하하고, 발전용 LNG 개별소비세도 7~12월 한시 감면한다.
◆통행료·에너지 지원부터 소상공인 대출까지…생계비 부담도 경감
생계비 부담 완화 조치도 구체화됐다. 에너지바우처 수급 가구 가운데 등유·LPG를 사용하는 22만 가구는 10월부터 내년 5월까지 14만7천원을 추가로 받는다. 도시가스보다 에너지 비용이 40% 가량 비싼 이들 가구를 집중 지원하는 것이다. 고속도로 통행료 감면은 기존 본인 소유 차량에서 세대원 명의 장기임차·대여 차량으로 확대되며, 다자녀가구에 대한 주말·공휴일 통행료 할인은 내달 28일부터 시작된다. 3자녀 가구는 20%, 2자녀 가구는 8월 22일부터 10% 할인이 적용된다.
소상공인 지원도 두 배로 늘어난다. 고유가·물류비 상승으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이 신청할 수 있는 '소상공인 희망Dream' 대출 한도가 기존 1조5천억원에서 3조원으로 확대된다. 착한가격업소에서 지역사랑상품권으로 결제할 경우 추가 캐시백 할인도 강화된다. 수도권 기준 일반가맹점 8%에서 착한가격업소 13%로, 비수도권은 10%에서 15%로, 인구감소지역은 12%에서 17%로 각각 높아진다.
시장 질서 교란 행위에 대한 제재도 강화된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 중 물가안정법 개정을 추진해 매점매석 등 불법행위에 이익의 2배 또는 최대 40억원의 과징금을 신설하고 이행강제금 부과 조항도 만든다. 정유사·주유소·페인트·폴리염화비닐(PVC) 등 중동전쟁 관련 품목의 담합 혐의는 현재 조사 중이며, 전분당(관련 매출액 6조2천억원)과 산업용 윤활유(2조원) 담합 건은 다음 달 이후 심의가 예정돼 있다.
정부는 이러한 대책을 속도감 있게 시행해 올해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 이내로 관리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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