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7일 0시부터 석유 최고가격을 리터()당 150원씩 내린다. 3월 13일 제도 도입 이후 106일 만의 첫 하향 조정이다. 이에 따라 2천원 안팎에서 움직이던 주유소 기름값은 1천800원대로 내려갈 전망이다.
산업통상부는 26일 "27일 0시부터 적용되는 7차 석유 최고가격을 6차보다 ℓ당 150원 인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하는 휘발유·경유·등유에 모두 같은 폭으로 적용된다. 정유사 공급가격 상한은 ℓ당 휘발유 1천784원, 경유 1천773원, 등유 1천380원으로 각각 조정됐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오전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에서 "석유류 소비자 가격이 안정될 때까지 최고가격제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인하 결정을 내린 직접적 배경은 국제유가 하락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26일 오전 8시 기준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73.14달러로, 중동전쟁 직전 수준인 72.48달러를 사실상 회복했다. 3월 초 배럴당 91달러까지 치솟았던 브렌트유가 두 달 여 만에 전쟁 이전 가격대로 돌아온 것이다.
미국·이란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유조선의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늘어나며 중동발 공급 우려가 크게 해소됐다.
산업부는 "민생 안정이라는 제도 취지에 따라 국제유가 하락분을 선제적으로 반영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조치를 두고 "시장 가격이 내려오는 과정을 지켜봐야 할 때 또다시 인위적으로 개입하는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주유소는 통상 3일에서 2주 간격으로 정유사로부터 유류를 공급받는 탓에 기존에 비싸게 들여온 재고를 먼저 소진해야 가격을 내릴 수 있는 구조다. 즉, 국제유가가 떨어져도 소비자 가격 반영까지는 시차가 불가피하다.
업계 관계자는 "유가 하락분이 국내 도매·소매 가격에 자연스럽게 반영되기 전에 정부가 도매 가격을 다시 낮추면 시장 가격과 최고가격 간 차이가 정유사 손실로 남고, 향후 손실 보전 과정에서 재정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국내 주유소 가격은 속도는 더디지만 이미 하락세를 보이고 있었다. 26일 오후 4시 기준 전국 경유 평균 가격은 ℓ당 1천996.72원으로 4월 24일 이후 두 달 만에 2천원 아래로 내려왔고, 휘발유 평균 가격도 ℓ당 2천5.8원으로 소폭 하락 중이었다.
다만 이번 최고가격 인하가 주유소 판매가에 곧바로 반영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미 높은 가격에 들여온 재고가 소진돼야만 하는 구조여서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 하락까지는 최대 3주의 시차가 발생할 수 있다.
정부는 의도적인 가격 인하 지연을 막기 위해 집중 단속에 나서기로 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정부·소비자단체·공공기관이 합동으로 전국 1만여 개 주유소의 가격과 물량을 집중 모니터링하고, '범부처 시장점검단'을 통한 고강도 현장점검으로 불법행위 주유소를 엄정히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7차 최고가격은 향후 4주간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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