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훈 기자 ho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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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도훈 기자의 한 페이지]

    [김도훈 기자의 한 페이지] "역사와 전통의 가치, 생각하는 계기 됐으면"…한옥카페 묘운 대표 박상혁 씨

    대구 외곽의 유서 깊은 한 한옥마을. 쇠락해가던 이 시골마을에 한 청년이 들어와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역사에 관심 있는 소수의 답사객 정도가 오가던 이곳은, 연간 13만명이 찾는 인기 있는 장소로 변모했다. 대구 달성군 하빈면 묘골마을 이야기다. 묘골마을은 사육신(死六臣) 중 한 명인 충정공 박팽년 선생의 후손이 정착해 사는 순천 박씨 집성촌이다. 박팽년 선생은 조선 전기 문신으로 단종 복위를 주도한 혐의로 일가가 멸문지화를 당하는 비극을 맞는다. 하지만 그의 차남 박순의 유복자인 박비가 천운으로 살아남아 사육신 중 유일하게 후손을 남길 수 있었다. 박순의 부인 이씨의 친정이던 묘골에서 후손들은 터를 잡고 대대로 살아왔으며, 후손이 없는 다른 사육신들의 제사를 함께 지내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 마을에 있는 육신사(六臣祠)는 이들의 위패를 모신 사당이다. 이곳은 560년 전통을 자랑하는 명문 집성촌답게 유명인도 여럿 배출했다. 9선 국회의원이자 국회의장을 3차례나 지낸 박준규 의장, 삼성그룹 창업자인 이병철 회장의 아내 박두을 여사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곳도 도시화와 산업화의 물결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도시로 이주하는 이들이 늘면서 마을은 점차 쇠락해갔다. 최근 이곳에 넓고 아름다운 정원이 있는 한옥카페가 들어서며 방문객을 불러 모으고 있다. 박팽년 선생의 22세손인 박상혁(35) 씨가 운영하는 '묘운'이다. 겉모습만 한옥 구조를 따른 게 아니라 전통을 보존하며 현대적 가치를 더한다는 신념으로 만들어진 이 공간은 점점 사라져 가는 집성촌의 미래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10일 한옥카페 묘운 내 충효당에서 박상혁 씨를 만나 묘골마을과 한옥 공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묘골마을에서 나고 자랐나. ▶그건 아니다. 아버지와 선대 어른들의 고향이긴 하지만 제가 태어난 곳은 달성군 화원이다. 이후 달서구 쪽에서 학창시절을 보냈고 고등학교 졸업 후엔 서울에서 생활했다. 서울은 연극을 하기 위해 선택한 곳이었다. 어릴 때부터 예체능 쪽에 관심이 많았다. 연극뿐만 아니라 성악도 했었고 무용도 했었다. 그렇다고 연극을 직업으로 삼을 생각을 한 건 아니었다. 처음 서울에 올라가선 연기학원을 다녔다. 그곳 선생님께서 20대에 누릴 수 있는 대학을 다녀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는 조언에 연기 전공으로 한 학기 정도 대학도 다녔다. 그렇게 3년 정도 연극을 하다 입대했고, 군 생활을 마친 뒤엔 몇몇 음식점 사업을 했다. 다 잘된 건 아니었지만 그 경험을 토대로 무언가 잘 할 수 있는 걸 해보자는 생각에서 대구로 내려오게 됐다. 서른한 살 때인 2021년 9월의 일이다. -대구로 내려오게 된 계기가 있었나. ▶2020년쯤 아버지 몸이 많이 편찮으셨다. 앞서 누나 두 명도 제가 군 생활을 할 때 동시에 암 진단을 받았다. 이렇게 가족들이 아프다보니 시간이 얼마 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서울에서 사업을 하며 보낸 생활이 개인적으로는 무척 행복했지만 이 상황에선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 -그렇더라도 오가는 이의 발길이 거의 없는 도심 외곽 묘골마을에서 카페를 열기로 결심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처음부터 이곳에서 카페를 열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건 아니었다. 아버지 건강 문제로 대구와 서울을 자주 오가던 2020년 무렵, 대구로 내려온다면 무엇을 하면 좋을까를 고민했고, 지금 저희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충효당이 그 실마리를 제공했다. 충효당은 박팽년 선생의 7세손으로 금산군수를 지낸 박숭고 선생이 별당으로 지어 청년들에게 예와 궁도, 마술(馬術) 등을 가르쳤던 곳이다. 제가 5살이던 30년 전 아버지께서 마을 안쪽 외진 곳에 있던 이 건물을 지금의 자리로 이축해 별장처럼 활용했다. 주말이면 가족들은 이곳을 찾아 시간을 보냈는데, 마을을 방문하신 분들이 이곳이 사유지란 걸 모르고 담장 안으로 들어오시는 일이 잦았다. 가끔씩 방문객들이 물 한 잔을 청하시면 어머니는 음료수나 물을 내어드렸다. 사실 이곳은 슈퍼마켓 하나 없는 작은 시골마을이다. 물 한 잔 마실 곳도, 앉아서 잠시 쉴 곳도 없다. 방문객들은 늘 이런 불편함을 호소했고, 어머니는 이 부분을 참 아쉬워했다. 이런 이야기를 다시 듣다보니 저희 마을을 찾아주신 고마운 분들이 따뜻한 차 한 잔 하며 잠시 쉬어갈 공간이 있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것이 묘운의 시작점이었다. 그렇게 충효당 마당 한편에 마련한 공간이 한옥카페 묘운이다. 묘운이라는 이름도 묘골마을의 구름이란 뜻이다. 옛날 시골 어른들이 일을 하다 나무그늘에서 쉬듯 방문객들이 묘골마을 구름 아래에서 편하게 쉬어가셨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 -육신사 옆 보물로 지정된 태고정(太古亭)이란 옛 건물이 인근에 있다. 카페 건물을 신축할 때 어려움은 없었나. ▶사실 이 마을은 문화재 보호구역에 해당돼 많은 제약이 따른다. 카페 건물을 신축하는 것도 쉽지 않았고 풀어야 할 일이 수없이 많았다. 건물의 크기와 형태는 물론 위치도 마음대로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런 제약은 꼭 필요하다는 게 개인적 견해다. 무분별하게 마을이 개발된다면 묘골마을의 가치도 함께 사라지기 때문이다. -묘운의 특별함은 뭔가. ▶한옥카페는 수없이 많다. 대형 카페도 넘쳐난다. 그렇기에 이곳에 묘운을 열며 전통의 아름다움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이를테면 한식의 요소를 더한 디저트와 브런치, 음료 메뉴를 선보이는 식이다. 맛은 물론 모양새에도 감탄할 수 있도록 한식 명인과 차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메뉴를 개발했다. 전통 회화, 서예, 공예 분야 작가들과 협업을 통해 공간을 꾸민 점도 특별함이 될 것 같다. 지금 앉아있는 방석이며 테이블 조명까지 이 공간을 위해 제작한 것이다. 여기에다 공예작가의 다양한 작품과 집안이 소유한 유물을 함께 매장 공간에 전시하고 있다. 박물관 못지않게 켜켜이 쌓인 우리 전통문화를 느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카페를 연 이후 마을을 찾는 방문객이 크게 늘었다. ▶사실 정확한 집계는 어렵다. 다만 동네 어른들 말씀으로는 카페를 열기 전엔 어림잡아 연간 방문객이 3천명 정도였다고 한다. 2022년 12월 31일 카페를 오픈하고 2023년 한 해 동안 음료가 나간 수량을 집계해보니 13만 잔 정도였다. 한 사람이 1잔을 주문했다고 보면 13만명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카페만 이용한 분도 있을 테고, 마을만 둘러본 분들도 계시겠지만 방문객이 많이 늘어난 건 사실이다. 새로 생긴 카페가 아니다보니 이젠 방문객이 줄 법도 한데, 감사하게도 지금까지는 매년 조금씩 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뿌듯함도 크다. 하지만 마을 어른들의 애정이 없었다면 저 혼자만으론 할 수 없었을 일이다. 어른들께서는 너나 할 것 없이 육신사를 비롯해 사적지 곳곳을 깨끗하게 유지하기 위해 많은 신경을 쓰고 계신다. -이곳에서 더 펼치고 싶은 꿈이 있나. ▶카페를 처음 구상하고 '묘운'이란 브랜드를 만들 때 생각한 게 있다. 이곳에 있는 한옥을 활용해 이 마을 찾아주시는 분들이 식사도 하고 여유가 된다면 하룻밤을 묵고 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거다. 아직 구상 단계이지만 카페 건물 신축 때처럼 풀어야 할 게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정확히 어떤 의도로 어떤 공간으로 운영하겠다라고 설득할 수만 있다면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본다. 이를 통해 보다 많은 이들이 우리 역사에 대해 좀 더 알고, 한옥의 아름다움과 전통의 가치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2025-11-12 14:35:16

  • 적십자사봉사회 대구북구협의회, 다문화 부부 한국 전통 혼례식 열어

    적십자사봉사회 대구북구협의회, 다문화 부부 한국 전통 혼례식 열어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는 대한적십자사봉사회 대구 북구협의회(회장 유기량)가 8일 칠곡향교에서 '다문화 부부 한국 전통 혼례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경제 여건 등으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대구 북구지역 다문화 부부 2쌍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iM사회공헌재단, 동서건축자재백화점, RCMK, CS테크, 대우레이저, 한진테크 등이 후원했다. 행사엔 고홍원 대구적십자사 사무처장, 차대식 북구의회의원, 북구협의회 소속 봉사원 등 관계자와 가족 및 지인 등 약 100여 명이 참석해 다문화 부부의 혼인을 축복했다. 행사를 주관한 유기량 대한적십자사봉사회 대구북구협의회장은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살아온 두 사람이 한국 전통 혼례를 통해 진정한 가족으로 거듭나는 모습이 감동스럽다. 앞으로도 서로 존중하고 아껴주며, 화목한 가정을 꾸려나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대한적십자사봉사회 대구북구협의회는 2013년부터 가정 형편 등으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다문화 부부를 대상으로 혼례식을 열어주고 있다.

    2025-11-10 16:06:45

  • 대한적십자사 창립 120주년 기념 '대구지사 연차대회' 열려

    대한적십자사 창립 120주년 기념 '대구지사 연차대회' 열려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회장 배인호)는 6일 대구 iM뱅크 제2본점에서 개최한 대구지사 연차대회에서 서현숙(65) 씨가 적십자 봉사장 금장을, 박수영(78) 씨가 자원봉사유공장 최고명예대장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대구지사 연차대회는 대한적십자사 창립 120년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사랑과 봉사의 정신으로 적십자 인도주의 활동에 공헌한 유공자에게 포장 및 표창을 수여하며 그간의 노고를 격려하고 감사함을 전하기 위한 자리다. 서현숙 씨는 이날 적십자 인도주의 사업에 헌신한 공로가 탁월하고 타의 모범이 되는 이에게 주는 적십자 봉사장 금장을 수상했다. 서 씨는 2007년부터 대구지사 여성봉사특별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17년 동안 자문위원회 발전에 공헌했다. 대구지사 여성봉사특별자문위원회는 대구지역 여성 리더로 구성된 지역의 대표적인 여성 후원단체로, 서 씨는 봉사원 예우 및 봉사원 교육·훈련 지원, 봉사회 봉사활동 지원금 후원 등을 통해 봉사자 저변 확대와 봉사활동 활성화에 크게 기여했다. 이와 함께 봉사원을 통한 취약계층 지원 활동을 펼치며 복지사각지대 발굴 및 복지 증진에 앞장섰다. 누적 봉사시간 2만2천834시간으로 적십자 자원봉사유공장 최고명예대장을 수상한 박수영 씨는 2002년 적십자 봉사활동을 시작해 23년간 헌신적으로 봉사활동을 펼쳐왔다. 박 씨는 서문시장 화재 급식봉사, 코로나19 의료진 도시락 및 기부물품 전달 봉사, 수해복구활동 등 지역의 크고 작은 재난현장에서 구호활동에 앞장섰다. 이와 함께 취약계층 결연봉사활동, 복지관 반찬 조리 및 배달 등 소외된 이웃의 어려움을 보살피고 지원하는 봉사활동을 지속적으로 해왔다. 그밖에도 열심히 저축한 재산을 더욱 가치 있는 일에 쓰고 싶다는 본인의 가치관에 따라, 매년 꾸준히 기부해 누적 기부액이 7천여만 원에 달한다. 본인의 칠순잔치 대신 무료급식 후원, 결식가정을 위한 도시락 지원, 최우수 봉사원 수상 상금으로 제빵봉사 후원, 증손주 출생 기념 1천만원 기부 등 일상 속에서 나눔을 실천하며 주변의 귀감이 돼왔다. 대구지사는 이날 지역사회봉사와 희망풍차 결연활동, 위기가정 긴급지원, 재난구호, 생명안전교육, 청소년적십자(RCY), 재원조성, 사회공헌활동 등의 공로를 가진 1천85명에게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표창, 적십자 포장 및 표장을 수여했다. 1억원 이상 기부한 주식회사 뉴프라임에는 회원유공장 명예대장을, 23년간 1만3천777시간 헌신적으로 봉사활동을 펼쳐온 서미숙(70) 봉사원에게는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을 수여하는 등 대표수상자 37명에게 포장 및 표창을 전달했다.

    2025-11-06 16:46:48

  • 11월 7일 자 시사상식 퀴즈

    11월 7일 자 시사상식 퀴즈

    1. 2025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 기업'이 한국에 그래픽처리장치(GPU) 26만 장을 공급하기로 결정하면서 국내 인공지능(AI) 인프라 건립이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기업' 최고경영자(CEO)인 젠슨 황은 최근 APEC CEO 서밋 참석차 방한해 향후 삼성과 SK그룹, 현대차그룹, 정부에 각각 최대 5만 개의 GPU를, 네이버클라우드에 6만 개의 GPU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 본사를 둔 팹리스 반도체 회사인 '이 기업'은?(11월 4일 1면) 2. '이곳'은 미국의 49번째 주(州)다. 면적은 171만7천856㎢로 미국 내 50개 주 가운데 가장 넓지만 혹독한 기후 탓으로 인구밀도는 가장 낮다. 원래 러시아 제국의 영토였지만 알렉산드르 2세가 1867년 720만달러(현재 가치 2천100억원)를 받고 미국에 팔았다. 전쟁으로 인해 재정이 악화된 탓이었다. 당시 '이곳'의 1㎢당 매입 가격은 겨우 4.19달러. 하지만 1890년대 금광이 발견되고 이후 대규모 석유와 가스 자원이 확인되면서 금싸라기 땅이 됐고, 1959년 미국의 49번째 주로 편입됐다. 주도(州都)는 앵커리지가 아닌 주노로, '골드 러시' 당시 황금을 실어나르기 위해 개발된 지역이다. '이곳'은?(11월 6일 18면) 3. '이곳'은 1975년 대한민국 첫 관광단지로 지정된 곳이다. 1971년 정부의 경주종합개발계획에 따라 경주시가지 동쪽 10여㎞ 정도 떨어진 보문호 주변 약 850만㎡ 부지에 조성돼 1979년 개장했다. 그해 아시아태평양관광협회(PATA) 총회가 '이곳'에서 열렸다. 1985년 대규모 놀이시설인 '도투락 월드'가 들어서는 등 특급호텔, 골프장을 비롯한 다양한 관광 인프라를 갖춘 '올인원' 휴양지로 각광받았다. 최근 열린 APEC 정상회의 때 주회의장으로 사용된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도 '이곳'에 있다. '이곳'은?(11월 6일 6면) 김도훈 기자 hoon@imaeil.com ◆10월 24일 자 시사상식 정답 1. 최종덕 2. Z세대 3. 루브르박물관

    2025-11-06 11:54:09

  • [김도훈 기자의 한 페이지]

    [김도훈 기자의 한 페이지] "더 맛있는 빵 봉사 위해 국가자격 취득했어요"

    대구 달서구 두류동엔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가 운영하는 서부봉사관이 있다. 대구 유일의 적십자 봉사관인 이곳은 제빵, 제면, 반찬조리 시설을 갖췄다. 이곳엔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빵을 만들어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하며, 봉사의 즐거움을 느끼고 나눔을 실천하는 시민과 단체로 늘 북적인다. 한 달 평균 1만여 개의 빵이 만들어지는 이곳을 한결같이 지키며 시민과 제빵 봉사 전 과정을 함께 하는 이들이 있다. 적십자 제빵 봉사원이다. 이제 막 활동을 시작한 44세 봉사원부터 봉사경력 38년의 77세 봉사원까지 모두 15명이 활동한다. 이들 중에서도 제빵 책임봉사원(리더)인 박영욱(67) 씨를 비롯해 조옥수(68), 박애련(63), 박연근(60) 씨는 대구 적십자 봉사계의 모범적 인물이자 제빵 봉사를 이끌고 있다. 이들의 적십자 봉사원 경력은 20년 안팎, 개인별 누적 봉사 시간은 평균 1만3천700시간에 이른다. 직장인 근무시간(주 40시간)의 3분의 2정도(주 25시간)를 봉사활동에 쏟는다고 가정하면 1달이면 100시간, 1년이면 1천200시간이 된다. 그렇게 꼬박 10년을 하더라도 미치지 못 하는 봉사 시간이다. 지난 3일 오후 서부봉사관에서 이들을 만나 제빵 봉사와 나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제빵 봉사원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나. ▶(박영욱) '사랑의 빵 나눔' 사업은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가 취약계층을 위해 벌이고 있는 대표적인 나눔 활동으로 기업이나 단체, 시민들의 후원으로 이뤄진다. 재료비 지원뿐만 아니라 제빵 과정에 함께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제빵 봉사가 이뤄지면 봉사원들은 참가자들에게 빵 만드는 방법과 주의점을 알려주고, 빵 반죽부터 포장에 이르기까지 모든 활동을 함께 한다. 시민들이 빵을 잘 만들 수 있도록 강사나 보조강사 역할을 하는 셈이다. 제빵 봉사는 보통 오전 10시쯤 시작해 오후 1시30분 전후쯤 마치게 된다. 제빵봉사원들은 시작시간 1시간 전에 미리 도착해 재료 계량 등 사전 준비를 한다. 참가자들이 가고 난 뒤에도 포장, 뒷정리 등을 해야 하기에 오후 3시가 돼야 모든 일이 끝난다. 오늘 같은 경우엔 2건의 제빵봉사가 있어 훨씬 더 바빴다. 오후 5시인 인터뷰 시간을 맞춰야 해서 아직 뒷정리할 게 남아 있다. 제빵 봉사는 1개월 평균 18건 정도가 이뤄지는데 점점 느는 추세다. -박영욱 봉사원은 제빵 봉사를 이끄는 책임봉사원으로 열정이 대단하다. 지난해 전국 제빵 봉사원 가운데 처음으로 제과·제빵 국가자격을 취득해 주목받았다. 올해는 대한적십자사가 전국 봉사원을 대상으로 총 15명에게 주는 '올해의 적십자 봉사원상'에서 2등에 해당하는 최우수상을 받았다. ▶(박영욱) 저희 4명 모두 제빵 민간자격증은 있다. 그럼에도 국가자격증을 취득하자고 마음을 먹게 된 건 계기가 있었다. 2023년 하반기쯤 제빵 과정에 늘 함께해주셨던 강사 선생님이 개인 사정으로 그만두게 됐다. 10년을 넘게 했지만 선생님 없이 제빵 봉사를 이끌어가자니 무척 불안했다. 두려워하는 제 자신이 초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봉사활동을 하는 틈틈이 1년 가까이 준비했고, 지난해 하반기 제빵 자격증과 제과 자격증을 딸 수 있었다. 올해의 적십자 봉사원상을 받은 건 지난해 서부봉사관에서 진행한 210건의 제빵 봉사 일정 가운데 제가 204건(참여율 97.2%)에 참여한 걸 적십자사 측에서 좋게 봐주신 것 같다. 제빵 봉사에 참여한 이들에게 봉사의 즐거움과 뿌듯함을 전하고, 빵을 기다릴 이웃을 생각하면 힘이 난다. -박애련 봉사원은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누적 봉사 시간이 1만6천87시간으로 4명 중 가장 많다. 지난 9월엔 '제35회 대구 북구 구민상'을 받았다. 언제부터 적십자 봉사원 활동을 시작했나. ▶(박애련) 2003년 7월 적십자 봉사원으로 입회했으니 올해로 23년째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적십자봉사회 대구 북구협의회장을 맡았다. 협의회장 당시 관내 저소득 다문화가족 결혼식 지원 프로그램인 '다문화 전통혼례식'을 연 게 기억에 남는다. 지금까지도 행사가 이어지고 있는데 다문화가족이 우리 사회에 소속감을 갖고 안정적으로 정착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흐뭇하다. 제빵 봉사원 활동은 2019년부터 시작했다. 그러면서 틈나는 대로 지역 내 사회복지시설에서 장애인 대상 활동보조 봉사를 하고, 지역의 어려운 가정을 대상으로 반찬배달 등을 하고 있다. 이런 작은 것들이 쌓여 영광스럽게도 북구민상(사회봉사효행 부문)을 받게 된 것 같다. -박연근 봉사원은 4명 중 가장 젊은 나이지만 적십자 봉사원 경력은 가장 길다. 누적 봉사 시간도 1만5천900여 시간에 달한다. 2003년 2월 입회할 당시 나이가 30대 후반으로 상당히 이례적이었을 것 같다. 2021년부터 최근까지 적십자봉사회 대구 달성군협의회장을 지냈고, 올해 제과·제빵 국가자격증도 땄다. ▶(박연근) 남편과 함께 사업을 하다 그만두게 되면서 함께 복지시설 목욕봉사 등을 하며 봉사원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직장생활을 하는 남편도 지금까지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제빵 봉사를 시작한 건 2011년부터다. 당초 서부봉사관이 제가 살고 있는 달성군에 있었고, 2011년 봉사관 내 제빵 시설이 만들어지면서 인연이 시작됐다. 그해 박영욱 책임봉사원도 합류했다. 국가자격증 도전은 박영욱 봉사원의 권유로 시작됐다. 나도 했으니 여러분들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용기를 준 덕분에 봉사원 10명 정도가 도전할 수 있었다. 다들 봉사활동을 마치고 힘든 가운데 저녁시간을 활용해 제과제빵 학원을 다녔다. 식구들을 제대로 챙기지 못해 미안한 마음도 컸지만 새로운 도전에 다들 즐거운 마음으로 열심히 공부했다. 돌이켜보면 자격증 취득 여부를 떠나, 자격증 준비를 한 덕분에 다들 제빵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는 게 큰 성과였던 것 같다. -조옥수 봉사원은 '2024년 적십자 봉사명문가'의 주인공이다. 적십자 봉사명문가는 대한적십자사가 직계 3대가 봉사를 통해 인도주의를 실천하는 최우수 봉사원 가문에 수여하는 영예로운 표창이다. ▶(조옥수) 저는 사실 다른 분들과 비교하면 봉사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2006년 입회했으니 19년 동안 8천700여 시간 정도 봉사를 한 것 같다. 제빵 봉사는 2023년부터 시작했다. 그래도 두 딸과 외손자가 제 활동을 응원하고 동참해준 덕분에 이런 영광스런 표창을 받을 수 있었다. 올해 마흔 다섯인 큰 딸은 적십자사의 각종 사업에 응급처치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마흔 셋인 둘째 딸은 저와 함께 제빵 봉사원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올해 제과 국가자격증을 취득하고 제빵 국가자격증 실기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손자는 초등학생 때부터 적십자 봉사원으로 활동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 ▶(박영욱) 만든 빵을 복지시설 등에 전달하고 잠시지만 말벗이 돼주는 것도 봉사원 몫이다. 어느 날 빵을 전달하기 위해 고령에 있는 한 재활원을 찾았다. 20여 년 전에 아들과 가끔씩 목욕 봉사를 갔던 곳이다. 당시 그곳엔 저를 엄마라고 부르던 한 청년이 있었다. 이날 그 청년을 만나면 보여줄 생각으로 예전 사진을 들고 갔었는데, 옛날 그 청년은 40대가 된 모습으로 저를 기억하고 엄청 반갑게 맞아주면서 사진을 보고 기뻐했다. 저 또한 가슴이 뭉클했다. -봉사활동과 관련해 바라는 부분이나 희망하는 게 있나. ▶(조옥수) 저는 사실 봉사에 대한 꿈을 이뤘다. 지난해 꿈이 뭐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그 질문에 저는 "온 가족이 함께 봉사활동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이후 감사하게도 가족들의 공감과 응원에 힘입어 가족 봉사회를 결성하게 됐다. 두 딸 외에도 남편과 아들, 며느리, 사위, 손주, 동생 등 16명이 참여해 어려운 이웃에 전달할 빵을 직접 만들어 전하고 있다. 꿈을 이뤄 참 행복하다. (박애련) 봉사를 통해 이처럼 좋은 분들을 만날 수 있었다. 지금처럼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건강하게 오랫동안 열심히 활동할 수 있었으면 한다. (박연근) 봉사할 수 있는 시간이 이렇게 주어진 것만 해도 감사하기에 더할 나위 없다.

    2025-11-05 14:22:28

  • 영화·영진·영심이 라이온스클럽, 대구적십자사와 도시락 나눔

    영화·영진·영심이 라이온스클럽, 대구적십자사와 도시락 나눔

    국제라이온스협회 제3지역 2지대 영화라이온스클럽, 영진라이온스클럽, 영심이라이온스클럽은 4일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와 함께 취약계층을 위한 '든든 도시락' 나눔 활동을 펼쳤다고 밝혔다. 이날 3곳 라이온스클럽 회원과 적십자 서구협의회 봉사원 등 50여 명은 도시락 메뉴를 조리하고 포장을 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도시락은 이날 서구지역 취약계층 150가구에 전달됐다. '든든 도시락'은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가 취약계층의 결식 예방과 정서적 안정을 위해 벌이고 있는 대표적인 나눔 활동으로 지역 단체와 기업 후원으로 이뤄진다.

    2025-11-04 14:38:10

  • 경북여고 총동창회, 개교 100주년 기념 자선바자회 성금 1천500만원 기탁

    경북여고 총동창회, 개교 100주년 기념 자선바자회 성금 1천500만원 기탁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신홍식)는 경북여자고등학교 총동창회(회장 김정숙)가 성금 1천502만1000원을 기탁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성금은 경북여고 총동창회가 개교 100주년을 맞아 진행한 '릴리페어(Lily Fair)' 자선바자회를 통해 마련했다. 릴리페어는 총동창회 동문을 비롯해 재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지역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소통의 장으로 바자회, 패션쇼 등 다채로운 행사로 진행됐다. 총동창회는 '쓰는 순간부터 기부가 된다! 백합인의 따스함으로 세상을 아름답게'라는 슬로건 아래 총 18개 부스를 운영하며 의류, 패션소품, 가정용품, 생화 등을 판매해 마련한 수익금 1천502만1000원 전액을 기부했다. 이번 기부를 통해 총동창회는 대구사랑의열매 나눔리더스클럽 15호 회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한편, 경북여고 총동창회는 지역사회 공헌과 나눔문화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앞서 지난 3월에는 경북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해 성금 3천만원을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김정숙 총동창회장은 "100년을 넘어 지역사회와 함께 미래로 나아가는 경북여고가 될 수 있도록 나눔과 연대의 전통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강주현 사무처장은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닌 지역의 명문교인 경북여고의 따뜻한 나눔 실천에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지역사회 나눔문화 확산에 앞장서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5-11-04 14:36:46

  • 대구사랑의열매 W(여성)아너,'만남과 교류의 날'개최

    대구사랑의열매 W(여성)아너,'만남과 교류의 날'개최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신홍식)는 지난달 31일, 1억원 이상 고액기부자 모임인 대구 아너 소사이어티의 여성회원들(이하 W아너 회원) 중구 생활문화센터에서 '대구 W아너 만남과 교류의 날' 행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지역 내 여성 고액기부자 모임인 여성아너 약 10명이 참석한 가운데, '다문화·이주여성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주제로 진행되었다. 사랑의열매는 매년 W아너 회원들과 함께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 주제를 선정해 현장 이해를 높이고 나눔의 의미를 확산하는 교류의 장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자립청년의 성장과 어려움을 주제로, 2023년에는 미혼모시설을 찾아 복지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나눈 바 있다. 올해 모임은 중구가족센터 이주여성 강사와 함께 지역 내 다문화·이주여성들이 겪는 현실과 지원사업, 그리고 가족센터의 역할에 대해 알아보고 베트남의 대표 음식인 '반미 샌드위치 만들기' 체험을 통해 다문화 문화를 체험하고, 완성된 샌드위치를 인근 지역아동센터 아동들에게 간식으로 전달하며 나눔의 의미를 실천했다.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강주현 사무처장은 "앞으로도 여성아너 회원님들과 함께 다양한 문화가 함께 어우러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025-11-03 16:35:20

  • 대구혁신도시 공공기관 사회공헌협의체, 취약계층 아동 겨울 의류 지원

    대구혁신도시 공공기관 사회공헌협의체, 취약계층 아동 겨울 의류 지원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신홍식)는 대구혁신도시 공공기관 사회공헌협의체가 최근 '취약계층 아동 겨울철 의류 지원 사업'을 위해 1천600만원의 성금을 기부했다고 3일 밝혔다. 성금은 대구 지역 내 취약계층 아동 100여 명에게 겨울용 패딩을 지원하는데 사용될 예정이다. 이 사업은 난방비 상승 등으로 겨울철 경제적 부담이 커진 취약계층 가정의 어린이들이 따뜻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이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를 ▷한국가스공사 ▷한국부동산원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 ▷한국산업단지공단 ▷한국사학진흥재단 ▷한국장학재단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신용보증기금 등 9개 기관이 참여했다. 대구혁신도시 공공기관들은 지난 2015년부터 사회공헌협의체를 구성해 상·하반기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나눔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경북 산불 피해 아동 100가정에 총 1천700만 원 상당의 이불세트를 전달하며, 피해 가정의 주거 안정과 심리적 회복을 지원했다. 협의체 간사기관인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정제영 원장은 "공공기관이 함께 마련한 기부금이 지역의 아이들에게 따뜻한 온기를 전할 수 있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대구혁신도시 공공기관이 지역사회와 함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연대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강주현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은 "혁신도시 공공기관이 10년간 이어온 나눔 활동이 20년, 30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2025-11-03 15:03:37

  • 대구재난심리회복센터-군위군정신건강복지센터, 재난심리회복 위한 협약 체결

    대구재난심리회복센터-군위군정신건강복지센터, 재난심리회복 위한 협약 체결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회장 배인호)는 최근 대구시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와 군위군정신건강복지센터가 재난심리회복 및 지역사회 심리지원체계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3일 밝혔다. 협약은 재난 및 위기 상황 발생 시 신속하고 체계적인 심리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상호 협력을 통한 심리회복 지원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양 기관은 협약을 통해 ▷재난심리지원 인력 및 자원 연계 ▷심리지원 교육 및 프로그램 운영 협력 ▷정기적인 사례 공유 및 정보 교류 ▷지역주민 대상 정신건강 홍보 활동 등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가 대구시로부터 수탁 받아 운영하는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는 재난으로 인해 심리적 충격을 겪는 피해자와 그 가족을 대상으로 상담, 심리회복 프로그램, 교육 등을 제공하고 있다.

    2025-11-03 14:56:39

  • 대구적십자사, 다문화 아동과 플로깅 캠페인 펼쳐

    대구적십자사, 다문화 아동과 플로깅 캠페인 펼쳐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회장 배인호)는 지난 25일 달성군 화원 사문진 일대에서 다문화 아동들과 함께 달성글로벌플로깅 캠페인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캠페인은 PHC큰나무복지재단이 후원했다. 행사엔 다문화 아동으로 구성된 달성글로벌소녀합창단·달성글로벌어린이스포츠교실 어린이 60여 명과 적십자봉사회 달성군협의회 봉사원 30여 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달성군 가족사랑축제'에 참가해 사문진 일원을 함께 걷고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 활동을 통해 함께 교류하며 지역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연대감을 높였다. 행사에 참여한 한 봉사원은 "서로 다른 세대와 문화를 지닌 이들이 한 마음 한 뜻이 되는 화합의 장이 된 것 같다"며 "앞으로도 다문화가정 아동들이 지역사회에 소속감을 갖고 성장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는 다문화 이주민의 안정적인 정착과 지역사회와의 연대 강화를 위해 다문화 지원 프로그램 '올 투게더(All Together)'를 운영하고 있다.

    2025-10-30 14:40:16

  • 10월 31일 자 시사상식 퀴즈

    10월 31일 자 시사상식 퀴즈

    1. '이 고분'은 경북 경주 대릉원 내에 있는 신라시대 무덤으로, 1973년 황남대총 발굴을 위해 시험 발굴을 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이곳에선 1만1천500여 점의 유물이 나왔는데 훗날 국보·보물로 지정된 것만 10여 점에 이른다. '황남동 155호분'이라고 불리던 '이 고분'은 이처럼 많은 유물이 쏟아지고 왕릉급 무덤으로 확인되면서 명칭 부여가 필요해졌다. 여러 이름이 거론되다가 '백화수피제 천마문 말다래'(국보 207호)가 나온 왕릉급 무덤이란 의미에서 지금의 이름이 붙여졌다. 백화수피제 천마문 말다래는 우리에겐 '천마도'라는 이름으로 익숙한 유물이다. '이 고분'의 이름은?(10월 24일 18면) 2. '이것'은 이슬람 율법(샤리아)에서 '허용된 것'이라는 뜻을 가진 아랍어다. '이것'은 음식뿐만 아니라 의약품이나 화장품 등 생활 전반에 적용되지만, 주로 무슬림이 먹을 수 있는 식품을 가리킨다. 돼지고기나 알코올 등 율법에서 식용 자체를 금지한 식자재에는 아예 손도 댈 수 없으며, 일반 육류 역시 '다비하'라는 이슬람식 도축 방식으로 처리돼야만 한다. 심지어 일반 음식을 만진 젓가락으로 이 음식을 집었다면 오염된 것으로 보고 모두 버릴 정도다. '이것'은?(10월 28일 6면) 3. 지난 29일 APEC 정상회의 참석차 경북 경주에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용한 3개 이동수단에 시선이 쏠렸다. 3개 이동수단은 미국 방송이나 영화 장면 등에서 자주 본 '이것'과 '마린 원' '더 비스트'다. 하늘·땅·바다를 잇는 '움직이는 백악관'으로 불리며 첨단 기술과 철저한 경호 체계를 갖추고 있다. '이것'은 미국 대통령이 탑승한 미 공군 항공기를 부르는 콜사인이지만 통상 보잉 747-200B를 개조한 VC-25A를 의미한다. 핵 공격 상황에서도 지휘가 가능한 통신망을 갖췄으며 한 번 급유로 1만2천600㎞를 날 수 있는 '이것'은?(10월 30일 4면) 김도훈 기자 hoon@imaeil.com ◆10월 17일 자 시사상식 정답 1. 대륙간탄도미사일 2. 성덕대왕신종 3. 사문진 나루터

    2025-10-30 13:37:59

  • 대구 소방대원 4인, 화재피해 주민 위해 대회 우승상금 전액 기부

    대구 소방대원 4인, 화재피해 주민 위해 대회 우승상금 전액 기부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신홍식)는 대구소방안전본부 소속 박용석 소방장(동부소방서), 박광훈 소방장(서부소방서), 최은정 소방교(강북소방서), 김대욱 소방사(북부소방서) 등 4명의 소방관이 화재피해 주민들을 위해 성금 50만원을 기탁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24일 부산 해운대구 엘시티에서 열린 '전국소방공무원 해운대 LCT 계단오르기 대회'에 출전해 단체전 1위를 차지했다. 이후 우승상금 20만원에 사비 30만원을 더해 화재피해 주민 지원에 써달라며 대구사랑의열매에 50만원의 성금을 기탁했다. 전국소방공무원 해운대 LCT 계단오르기 대회는 초고층 건축물 재난대응 훈련과 연계한 소방공무원 행사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101층 엘시티(높이 411m)에서 2022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다. 박광훈 소방장은 "팀원들이 함께 노력해 얻은 값진 성과인 만큼, 의미 있는 곳에 쓸 수 있어 기쁘다. 작지만 화재피해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5-10-30 12:24:49

  • [김도훈 기자의 아웃도어 라이프] 강원도 산골 오지의 하룻밤···정선 덕산기계곡

    [김도훈 기자의 아웃도어 라이프] 강원도 산골 오지의 하룻밤···정선 덕산기계곡

    문명과 단절된 곳에서 의도된 고립을 즐기고 싶을 때가 있다. 강원도 정선엔 그런 산골짜기가 하나 있다. 강원도에서도 오지로 꼽히는 덕산기 계곡이다. 고요한 숲길을 한참 걸어 들어가면 느긋하게 쉴 수 있는 책방이 있고, 숲속에서 하룻밤 조용히 묵을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가 있다. 번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오롯이 자연과 나를 마주하기에 안성맞춤인 장소다. ◆불편한 삶 택한 주민들 '은둔의 땅' '한국의 네팔'이라고도 불리는 덕산기 계곡은 정선읍 덕우리에서 화암면 북동리를 잇는 약 12㎞의 물길이다. 주변으론 '뼝대'(벼랑을 뜻하는 강원도 사투리)라고 불리는, 웅장하게 솟은 층암절벽이 병풍처럼 늘어서 있다. 굽이굽이 휘돌아나가는 옥빛 계곡물과 진초록으로 빛나는 곳곳의 소(沼)가 빚어낸 절경이 입소문을 타며 유명해졌다. 이곳에 사람이 몰리는 건 주로 여름 피서철이다. 보석 같은 물색을 즐기러 오는 이들이 대부분이라 그렇다. 계곡은 건천이라 비가 많이 오는 여름을 제외하면 말라붙은 자갈바닥을 허옇게 드러낸다. 고즈넉한 숲도 이곳의 자랑거리다. 울창한 낙엽송 지대와 너럭바위 사이를 넘나들며 걷기만 해도 수려한 경관에 가슴이 시원하게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다. 특히나 가을엔 사람이 없어서 좋다. 찻길이 없던 계곡에 포장도로가 생기면서 예전의 정취가 점점 사라지고 있지만 아직 상류의 약 1.5㎞ 구간은 비포장 옛길이 그대로 남았다. 이 계곡을 옛 모습 그대로 지키고 싶은 덕산기마을 주민들이 군청과 지역의 개발 논리와 싸워 이긴 결과라고 한다. 옛 모습을 간직한 덕산기마을 상류엔 네 가구가 스스로 선택한 '불편한 삶'을 지금도 이어가고 있다. 자연과 옛것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그들과 나누는 이야기도 덕산기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다. ◆많은 이들이 사랑에 빠진 '덕산터' 이번 여행의 목적지는 이미 많은 이들이 사랑에 빠졌다는 덕산터 게스트하우스. 포장도로가 끝나는 지점에 차를 세우고 호젓한 숲길 1.5㎞를 걸어 들어가, 깊은 산속에 자리 잡은 산장에서 오지 생활을 체험하기 위한 일정이다. 지난 18일 덕산터 게스트하우스로 가기 위해 덕산기 마을로 향했다. 추석 연휴 때부터 거의 매일 내리던 비가 이날도 그칠 생각을 하지 않는다. 계곡물이 불어나있을 것을 대비해 샌들을 챙겼지만, 예상보다 많은 비에 게스트하우스까지 접근이 안 될 수도 있겠다는 '불길한' 생각마저 들었다. 대구에서 승용차로 4시간을 달려 정선읍에 도착할 즈음 게스트하우스 주인 최일순(58) 씨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계곡물이 불어나 걸어서 오는 건 위험하니 픽업하러 내려갈 테니 적당한 곳에서 기다리라는 얘기였다. 덕산터 게스트하우스는 덕산기 마을에서도 가장 깊숙한 곳에 있다. 사륜구동 차가 아니라면 마을 초입 포장도로가 끝나는 지점에 차를 세워두고 두 발로 걸어 들어가야 한다. 물길을 따라 난 길은 온통 자갈밭인데다 계곡을 가로질러야 할 구간도 4곳이나 되기 때문이다. 계곡 들머리에 도착해보니 최 씨의 말처럼 계곡물은 무섭게 불어나 있었다. 이내 도로가 잠긴 구간이 나타났다. 내비게이션을 확인하니 이곳은 차량을 세워두려고 계획한 곳보다 2㎞ 하류 지점. 덕산기를 걸으며 계곡의 속살을 느껴보겠다는 계획은 그렇게 무산됐다. 최일순 씨를 만나 게스트하우스를 예약한 다른 일행들과 함께 1톤 트럭을 얻어 타고 계곡을 거슬러 올라갔다. 물에 잠긴 구간이 수없이 나왔다. 어떤 곳은 운전석 바닥을 적실 정도로 물이 불어나 있었다. 길이 잠긴 구간을 12곳쯤 지났을 무렵 최 씨가 한 마디 던진다. "저기가 저희 집입니다."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저 멀리 언덕 위 황토색 게스트하우스 덕산터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런 깊은 산골짜기에 숨겨진 집이라니. 설렘과 호기심이 일렁였다. 그리고 계곡물을 한 번 더 가로질러 드디어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했다. ◆고립된 산장에서 보낸 하룻밤 덕산터는 덕산기의 옛이름이다. 이름답게 강원도의 전통 농가 주택을 원형 그대로 살려 숙박을 제공한다. 아궁이에 불을 때서 데우는 온돌방은 작고 아늑하다. 게스트하우스 건물 한쪽엔 계곡이 내려다보이는 소박한 정자와 작은 폭포도 있다. 산장 주변을 둘러보던 다른 일행들이 휴대전화 안테나가 사라졌다고 웅성인다. 이곳에선 딱 한 개 통신사만 전화가 터진다고 최일순 씨가 설명했다. 그리곤 한 마디 덧붙인다. "비가 그쳤다고 방금 차가 지나온 계곡을 건널 생각은 아예 하지 마십시오. 물살이 세고 허벅지까지 물이 불어 위험합니다." 낭만적으로만 생각했던 '고립'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었다.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마음을 내려놓고 주변 풍경에 눈을 돌렸다. 온통 풀과 나무로 둘러싸인 정자에 앉으니 마치 자연의 품안에 안긴 듯 포근함이 밀려왔다. 눈앞엔 정겨운 농가의 풍경이 펼쳐지고 이따금씩 풀벌레 소리와 계곡 물소리가 아늑함을 더한다. 막 피어나기 시작한 물매화도 눈에 띄었다. 어느새 푸르스름한 땅거미가 산속 깊숙한 곳까지 스며들었다. 주인 최일순 씨와 저녁 식사를 함께 했다. 그는 연극배우이자 오지여행가였다. 20대 때부터 100개국 가까이 돌아다녔다. 2000년 무렵 이곳에 들어와 집을 꾸미고 가끔 지인들을 초대하며 별장처럼 머물렀다. 5~6년 전부터는 완전히 정착해 본격적으로 게스트하우스 영업을 하고 있다. 가끔씩 손수 만든 산장 옆 야외 무대에서 공연도 한다. 올해 5월엔 동료 배우들과 '아버지는 광부였다'란 공연을 했다. 그는 지금도 매년 겨울이면 산장 문을 닫고 3개월 가량 오지를 떠돈다고 한다. 그렇게 실컷 인생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자연에 푹 안긴 산골의 밤이 깊었다. 산장 주변엔 계곡 물소리와 귀뚜라미 우는 소리만 요란했다. ◆오지 계곡에 책방이 있었네 이튿날 눈을 뜨자마자 계곡물부터 확인했다. 물이 꽤 줄어 조심해서 내려가면 걸어서 갈 만하겠다는 최일순 씨의 말에 아침식사를 한 뒤 곧장 짐을 꾸려 길을 나섰다. 계곡의 물줄기를 따라 발길을 재촉했다. 비 갠 계곡은 맑은 햇살과 숲이 어우러진 신비로운 풍경을 선사했다. 만약 트럭을 타고 내려갔다면 느껴볼 수 없었을 소중한 풍경이었다. 700m쯤 계곡을 거슬러 내려오니 '숲속책방'이라고 쓴 나무 간판이 보였다. 책방 개 '동이'가 인기척을 느끼고 먼저 뛰쳐나와 짖었다. 숲속책방은 소설가 고 강기희 씨와 동화작가 유진아 씨 부부가 운영하던 공간이다. 덕산기는 강기희 씨의 선대가 뿌리내리고 살던 고향으로, 2017년 이곳으로 와 소장하던 책 1만권을 수납하려고 지은 창고가 그대로 책방이 됐다고 한다. 지난 2023년 강 씨가 세상을 떠나며 유진아 씨가 홀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서가엔 두 사람의 작품을 포함한 문학작품부터 인문학 서적까지 빼곡하다. 강기희 씨의 시집 '우린 더 뜨거워질 수 있었다'를 사서 책방 마당 한쪽 '의풍정(義風亭)' 현판을 단 정자에 앉아 책을 펼쳤다. 시집엔 덕산기의 사계절을 노래한 시가 담겨 있었다. "…그대 덕산기에 오시려거든/ 물매화가 꽃대를 밀어올리기 시작할 무렵/ 빈마음으로 오시라/ 혹여 세상에 대한 절망으로 분기해 있다면/ 애기단풍 붉고 쪽동백 노랗게 물드는 시월/ 마음 또한 노랗고 붉어지러 오시라"(강기희, '덕산기에 오시려거든')

    2025-10-29 16:05:20

  • [김도훈 기자의 한 페이지] 조용필 '슬픈 베아트리체' 오케스트라 버전 편곡…강한뫼 작곡가

    [김도훈 기자의 한 페이지] 조용필 '슬픈 베아트리체' 오케스트라 버전 편곡…강한뫼 작곡가

    추석 연휴인 지난 6일 방송된 광복 80주년 KBS 대기획 '조용필, 이 순간을 영원히' 콘서트는 전국적으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 방송은 전국 시청률(닐슨코리아 기준) 15.7%를 기록하며 추석 특집 TV프로그램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부단히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조용필의 노력에 힘입은 바 크다. 여기에다 KBS는 국내 최고 대중가수에게 최고의 존경을 담아 방송했다. 특히 눈길은 끈 건 KBS 교향악단과 협연한 '슬픈 베아트리체' '친구여' 무대였다. KBS 교향악단이 빚어낸 웅장한 오케스트라 사운드와 조용필 특유의 가창력이 어우러진 이 무대는 시청자에게 가슴 찡한 감동을 선사했다. 국민들은 시청자 게시판에 '그 어떤 드라마보다 감동적인 큰 울림을 줬다'고 화답했다. 이 대중음악계 거장의 두 곡을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편곡한 이는, 대구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곡가 강한뫼(34)다. 그는 영남대 작곡과 출신으로 클래식에 한정을 두지 않고 국악, 대중음악 편곡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주목받는 작곡가다. 'SM 엔터테인먼트' 산하 클래식 음악 레이블인 'SM 클래식스' 소속 작·편곡가이자, 창작국악 연주단체 '우리음악집단 소옥'의 작곡가 겸 건반 연주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앞서 그는 지난 17일 달서아트센터에서 윤동주의 시 14편에 곡을 붙인 창작 연가곡 무대인 '[회신] 윤동주 귀하'를 선보였다.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는 우리음악집단 소옥의 일원으로 헝가리와 불가리아에서 초청 공연을 가졌다. 지난 27일 대구 중구 대봉동 작업실에서 강 작곡가를 만나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작곡가가 꿈이었나. ▶원래는 지휘자를 꿈꿨다. 음악을 좋아하셨던 부모님 덕분에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다양한 장르의 곡을 접할 수 있었고, 피아노·클라리넷 등 여러 가지 악기도 배웠다. 본격적으로 작곡 공부를 시작한 건 고등학교 1학년 때다. 일본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를 보면서 거기에 등장하는 지휘자 '치아키'에 매료됐다. 아버지께 지휘자가 되고 싶다고 말씀드렸더니 아버지께서는 작곡으로 먼저 음악의 전반적인 것을 배우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하셨고 그렇게 작곡의 길을 걷게 됐다. -수상경력이 화려하다. 특히, 대학 재학 때인 2014년엔 비수도권 대학생 중 처음으로 중앙음악콩쿠르 작곡 부문 1위를 하며 주목받았다. ▶곡을 쓰는데 대한 고민도 따랐지만 애착도 크다. 돌이켜보면 음악을 목표로 열심히 살았던 것 같다. 중앙음악콩쿠르 외 주요 수상 내용을 꼽자면 대구오페라하우스 주최의 대학생을 위한 창작 가곡제 대상(2015), 화천 비목 한국가곡 콩쿠르(2013) 입상, 세일 한국가곡 콩쿠르(2018) 입상, 두남재 한국가곡 콩쿠르(2023) 입상, 국립합창단 창작합창곡 공모 당선(2018), 우리음악집단 소옥 활동으로 제13회 21C 한국음악프로젝트 은상(2019) 등이 있다. 올해는 우리음악집단 소옥이 전주세계소리축제의 경연 무대인 '소리프론티어'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유럽 초청공연도 이 대회 우승에 따른 것이었다. -서양 음악을 전공했지만 2018년 창작국악 연주단체인 우리음악집단 소옥을 창단해 8년째 활동하고 있다. 2020년부터 4년 동안은 대구시립국악단 단원으로 활동했다. 전통 음악에 대한 남다른 뜻이 있는 건가. ▶그런 건 아니다. 대금과 시조창이 취미셨던 아버지 덕분에 전통 장단과 선율이 익숙했고, 대학 입학 때부터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이 내 음악에 녹아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는데 선율뿐만 아니라 곡의 제목도 굳이 영문을 쓰지 않았다. 예를 들자면 중앙음악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한 작품도 '살풀이'라는 제목의 실내악곡인데 무속의례인 살풀이춤에서 영감을 받아 쓴 곡이다. 본격적으로 국악 작곡을 하게 된 건 우리음악집단 소옥 활동을 하면서부터다. 저를 제외한 5명의 멤버가 국악 연주자이다 보니 이들과 소통하며 국악기에 대한 깊은 이해를 쌓을 수 있었고 작곡가로서도 더욱 성장할 수 있었다. 제가 작곡가로 성장하는데 있어 대구시립국악단도 빼놓을 수 없다. 국악관현악곡 등 다양한 작품을 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줬고, 그 작품들이 시립국악단을 통해 연주가 됐기에 대외적으로 국악 작곡가로서 이름을 알릴 수 있었다. 다만, 당시 저는 시립국악단 소속 작곡가이긴 했지만 직제상 악보담당이라는 사무단원이었다. 4년쯤 지난 어느 날 작곡을 위한 시간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막연한 이미지를 음악으로 만들어 내는 작곡은 '인풋'이 없으면 좋은 결과가 나오기 힘들다. 제 경우엔 책을 읽거나 다른 예술가들의 결과물을 접하며 영감을 받는다. 결국 곡을 쓰는데 좀 더 매진하기 위해 시립국악단을 나왔다. -SM 클래식스 소속 첫 작·편곡가로 화제를 모았다. ▶2021년쯤 SM 엔터테인먼트에서 클래식 레이블을 출범한 뒤, 처음으로 선보일 곡 리스트를 정하고 작업을 함께 할 작·편곡가를 찾고 있었다. 지인의 추천으로 작업을 하게 됐고 저는 그룹 NCT U의 'Make A Wish'를 선택했다. 이 결과물을 본 SM 클래식스 측이 전속 작·편곡가 제안을 해오면서 SM 클래식스의 첫 작·편곡가로 계약했다. 이 곡 또한 SM 클래식스의 첫 결과물이 됐다. SM 클래식스에선 소속 K-팝 아티스트의 곡을 오케스트라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주로 한다. 아이돌 음악을 편곡하는 작업은 고통스러우면서도 새롭고 재미있는 일이다. 특히 제가 인지하지 못한 채 갇혀있던 틀을 깨닫고 넘어설 수 있다는 점에서 도움되는 부분도 크다. -우리 가곡에 대한 관심도 많은 것 같다. ▶남다른 애정이 있고 어떤 면에선 사명감도 느끼는 것 같다. 시문(詩文)에 아름다운 선율을 붙여 전하는 게 가곡이라는 관점에서 보자면, 외국 가곡은 언어를 이해하는데서 오는 진정한 감상과는 조금은 거리가 멀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한다. 모국어가 아닌 이상 시문을 이해하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모국어를 기반으로 한 창작 가곡을 통해 우리 시가 오랫동안 불리며 사람들의 가슴 깊이 머물렀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근 달서아트센터에서 선보인 '[회신] 윤동주 귀하' 공연도, '강한뫼'라는 이름의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2022년부터 '뫼월지가(뫼月之歌)' 프로젝트를 통해 창작가곡을 꾸준히 선보이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특히 '뫼월지가'는 대구경북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젊은 성악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이들을 조명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앞으로 어떤 작업을 하고 싶나. ▶많은 예술가들이 듣는 조언이자 화두가 있다. 자신만의 것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제 음악을 들은 사람들로부터 '강한뫼스럽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놀랍게도 곡만 듣고도 제가 작곡한 건지 아는 분들도 있다. 그런데 그건 고민한다고 얻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전통음악이 됐건 서양 음악이 됐건 다양한 장르를 탐구하며 쌓아온 시간과 고민이 바탕이 됐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런 점에서 특정 장르를 고집하진 않는다. 다만 추구하는 부분이 있다면 직관적이고 즉각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음악을 하고 싶다는 것이다. 조용필 선생님 곡 편곡 작업을 할 때였다. 제겐 여느 때와 같은 '일'이었던 반면, 부모님은 젊은 시절 동경하고 좋아했던 거장의 곡 작업을 아들이 한다는 점에서 너무나도 신기해하고 뿌듯해하셨다. 방송 이후 반응은 더욱 뜨거웠다. 친척과 지인들로부터 엄청나게 많은 전화를 받으셨다. 이런 관심에 공연 영상에 달린 댓글을 찾아보게 됐다. 수많은 이들이 선생님의 음악을 통해 과거를 추억하며 감동하고 있었다. 음악의 힘과 음악의 생명력을 느꼈다. 그런 음악을 내가 작업했다는 생각에 뿌듯함이 밀려왔다. 그리곤 이런 생각을 했다. '나의 음악도 훗날 이렇게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

    2025-10-29 12:55:15

  • 대구 초등 창의력팀 '개성빵빵', 경연대회 상금 40만원 기부

    대구 초등 창의력팀 '개성빵빵', 경연대회 상금 40만원 기부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신홍식)는 대구 초등부 창의력팀 '개성빵빵'이 전국대회 수상 상금 40만원을 지역사회에 기부했다고 28일 밝혔다. '개성빵빵' 팀(지도교사 안정아, 장준혁 동산초5, 김광록 경동초5, 이주완 송일초5, 예재원 장기초5, 우세은 범어초5)은 지난 7월 31일부터 8월 2일까지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5 대한민국 학생 창의력 챔피언대회' 본선에서 은상을 수상했다. 이 대회는 '2025 청소년 발명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전국 초·중·고 학생들이 창의적인 사고와 협력을 통해 다양한 과제를 해결하는 경연대회다. '개성빵빵' 팀 학생들은 최근 또래 청소년들의 기부 사연을 접한 뒤 깊은 감동을 받고, 선한 영향력을 이어 가고자 최근 상금 40만원을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 강주현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은 "또래 청소년들의 선행을 통해 나눔을 이어간 모습이 큰 감동을 주고 있다"며 "창의력 대회에서 보여준 협동과 배려의 정신이 지역사회로 확장된 의미 있는 사례로 많은 이들에게 따뜻한 울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5-10-28 16:22:35

  •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 2025년도 대의원 총회 가져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 2025년도 대의원 총회 가져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는 최근 대구지사 강당에서 2025년도 대의원 총회를 가졌다고 28일 밝혔다. 지난 24일 21명의 대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총회에선 구호, 사회봉사, 안전, 청소년적십자(RCY), 재원조성 등과 관련한 올해 사업 보고에 이어 임기 만료 등에 따른 신규 상임위원을 선출했다. 이승현(대한건설협회 대구시회 회장) ㈜동서개발 대표이사, 김현태 ㈜왕보 대표이사가 새 상임위원으로 선출됐고, 성수환 신영남산업㈜ 대표이사는 연임됐다. 배인호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 회장은 "인간의 고통을 경감하고, 생명을 보호하는 적십자 인도주의 사업이 원활히 수행될 수 있도록 아낌없는 관심과 지원을 펼치는 대의원분들께 감사드린다"며 "내년에도 적십자 인도주의 정신이 지역 곳곳에 전해질 수 있도록 재원조성활동에 힘써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2025-10-28 15:42:05

  • 유진종합건설, '씀씀이가 바른 기업' 캠페인 동참

    유진종합건설, '씀씀이가 바른 기업' 캠페인 동참

    유진종합건설㈜은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의 '씀씀이가 바른 기업' 캠페인에 동참한다고 27일 밝혔다. 유진종합건설㈜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고, 지역사회와 더불어 성장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와 정기 후원 약정을 맺었다. 도형윤 대표이사는 "건설업은 삶의 터전을 세우는 일로, 서로 돕고 함께 살아가는 나눔의 정신과 맞닿아 있다"며 "이웃의 어려움을 덜어주고, 따뜻한 삶의 기반을 다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 생각해 바른 기업 캠페인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씀씀이가 바른 기업'캠페인은 대구지역 내 위기가정을 돕는 기업 참여형 정기후원 프로그램이다. 후원금은 위기가정의 생계, 주거, 의료, 교육 지원 활동에 사용된다. 참여를 원하는 개인이나 단체는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053-550-7141)로 문의하면 된다.

    2025-10-27 15:06:37

  • 동명로타리클럽, '사랑의 빵 나눔' 봉사활동

    동명로타리클럽, '사랑의 빵 나눔' 봉사활동

    동명로타리클럽은 최근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 서부봉사관에서 '사랑의 빵 나눔' 봉사 활동을 가졌다고 23일 밝혔다. 이날 봉사 활동에는 동명로타리클럽 회원 19명과 적십자 제빵봉사원 7명이 참여해 쌀단팥빵과 마들렌 560개를 만들었다. 빵은 영양 간식 지원이 필요한 노인복지시설 6곳에 전달됐다. 동명로타리클럽 관계자는 "정성껏 구운 빵을 지역 내 노인복지시설에 전달하며 어르신들께 작은 위로와 따뜻한 마음을 전할 수 있어 매우 뜻깊었다"며 "앞으로도 적십자사와 함께 어려운 이웃을 위한 나눔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2025-10-23 14:34:26

  • 10월 24일 자 시사상식 퀴즈

    10월 24일 자 시사상식 퀴즈

    1. '이 인물'은 '독도의 최초 주민'으로 불린다. 1925년 평안남도에서 태어나 울릉도로 이주한 뒤, 1960년대부터 독도에 정착해 20여 년간 어업과 생활 기반을 일궜다. 오징어 집어등과 도르래 장치 등을 개발하고, 전복 양식과 염장 미역 생산을 시도하는 등 독도에 적합한 어업 방식을 개척했다. 그러나 1987년 태풍 '셀마'로 독도에 세운 모든 것을 잃은 뒤, 재건을 준비하던 중 뇌출혈로 쓰러져 독도로 돌아가지 못하고 생을 마감했다. 그는 가족과 함께 주민등록을 독도로 옮겨 국제법상 '인간의 거주' 요건을 충족시킴으로써 독도가 대한민국 영토임을 몸소 증명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 인물'은?(10월 17일 11면) 2. '이 세대'는 성인이 되기 이전부터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사회를 경험한 세대로, 1990년대 중·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태어난 이들을 지칭한다. '이 세대'를 구분하는 가장 보편적인 기준이 스마트폰이기에 국가별 스마트폰 보급률에 따라 구체적인 연도가 1~2년에서, 크게는 4년 넘게 차이가 나기도 한다.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이 세대'의 시작을 1990년대 중·후반, 끝은 2010년 전후로 분류한다. 한편, MZ세대란 용어는 2020년대 초쯤 언론을 통해 유행하게 된 대한민국의 신조어로, 1981~1996년 출생자를 일컫는 밀레니얼세대(M세대)와 '이 세대'를 묶어 부르는 표현이다. '이 세대'는?(10월 20일 1면) 3. 일요일인 지난 1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 있는 '이 박물관'에 4인조 괴한들이 사다리차를 타고 침입해 왕실 보석류 8점을 훔쳐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박물관'은 전 세계를 대표하는 박물관 중 하나이자 프랑스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다. 메소포타미아, 이집트부터 유럽까지 전 세계 유물과 예술 작품 3만3천 점을 전시하고 있다. '이 박물관'은 이전에도 몇 차례 절도 및 강도사건을 겪었다. 1911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도난 사건이 가장 잘 알려져 있다. '이 박물관'은?(10월 21일 10면) ◆10월 10일 자 시사상식 정답 1. 경주교동법주 2. 안도 다다오 3. 시애틀

    2025-10-23 11:4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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