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매일 신춘문예] 동시 부문 당선작 '염소 농장에서' / 코샤박
〈염소 농장에서〉 염소 농장에서 밤을 보셨나요? 밤에는 소금처럼 반짝이는 별이 뜨구요, 염소 눈에는 기다란 우주선이 지문처럼 찍혀 있어서요. 메에~메에~ 무전을 쳐요. 소금같이 빛나는 저 행성까지 도착하기는 몸이 너무 무거우니까요. 가끔은 바위에 올라가 뒤꿈치를 들어도, 나무 그늘에 앉아 오후의 한 귀퉁이를 하루 종일 씹어대도 우주선이 뜨지 않아서요. 밤이 오면 여기저기 메에~메에~ 별들이 뜨는 건 소금 행성의 응답일까요? 별똥별의 암호가 머리 위로 떨어지네요. 쉿! 그렇다고 너무 놀라 소리치지 마세요, 별똥별에서 온 상냥한 새끼 염소가 이제 막 태어난 걸요! 소금처럼 반짝이는 하얀 염소였어요.
2026-01-01 06:30:00
귀로 완주한 이야기가 책으로…박정민 무제의 '첫 여름, 완주' 아트북 출간
배우 박정민이 운영하는 출판사 '무제'에서 출간돼 '듣는 소설'이라는 새로운 형식으로 주목받았던 김금희 작가의 '첫 여름, 완주'가 이번에는 아트북 세트로 확장돼 독자 앞에 다시 섰다. 지난 4월 출간된 '첫 여름, 완주'는 대사와 지문이 섞인 희곡형 텍스트에 배우들의 연기, 사운드 디자인을 결합한 '듣는 소설'로 먼저 공개되며 화제를 모았다. 등장인물마다 다른 배우가 캐스팅되고, 새소리나 바람 소리 같은 미세한 감각까지 구현된 형식은 일반적인 오디오북이라기보다 라디오 드라마에 가까웠다. 이야기를 '읽기'보다 '듣는' 경험이 먼저 도착하는 소설이었다. 이번에 선보인 '첫 여름, 완주-아트북 세트'는 그 흐름을 한 단계 더 밀어붙인다. 소리를 걷어내고 문장을 전면에 내세운 '읽는 소설' 단행본과, 박정민이 직접 촬영하고 기록한 포토북으로 구성됐다. 듣는 소설에서 지문으로 처리됐던 장면은, 읽는 소설에서 "걱정이 멧새 소리와 함께 어우러졌다"와 같은 문장으로 다시 태어난다. 소리로 스쳐 지나가던 감각이 문장이 되면서, 이야기는 한 번 더 깊어진다. 흥미로운 점은 이 '읽는 소설'이 애초 기획에 없던 결과물이라는 사실이다. 김금희 작가는 기존 희곡형 텍스트를 바탕으로, 지문에 숨겨져 있던 소리와 공기, 인물의 정서를 문장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새롭게 풀어냈다. 하나의 이야기를 다른 언어로 번역하듯 다시 쓴 셈이다. 이미 귀로 완주한 독자에게는 글로써 새롭게 발견하는 경험을, 처음 만나는 독자에게는 이 소설이 왜 '듣는 소설'이었는지 궁금해지게 만드는 지점이다. 아트북 세트의 또 다른 축인 포토북에는 '완주'를 닮은 시골 마을을 찾아다니며 촬영한 사진들, 녹음에 참여한 배우들에 대한 단상, 뮤직비디오 제작 스틸, 그리고 여러 작가들이 '첫 여름, 완주'를 각자의 방식으로 해석해 응답한 작업들이 담겼다. 박정민은 "아트북 세트의 백미는 포토북보다는 '읽는 소설' 단행본"이라며 "작가님의 말맛과 글맛이 더욱 도드라져 '첫 여름, 완주'를 완전하게 새로이 느끼게 한다. 각 인물의 정서와 감정도 한층 깊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풋내기 출판인인 내가 어떤 제안을 한 건지 싶을 만큼 새롭고 훌륭한 소설이 재탄생했다"고 덧붙였다.
2025-12-31 10:51:01
대구음악협회 '대구국제성악콩쿠르' 2025 국가브랜드대상 예술 부문 선정
대구음악협회가 주최하는 '대구국제성악콩쿠르'가 국가브랜드진흥원이 발표한 '2025 국가브랜드대상' 예술 부문 수상 단체로 선정됐다. 국가브랜드진흥원은 "국제 성악 인재 발굴과 교류의 장을 마련해 대한민국 음악의 브랜드 가치를 세계에 알리고, 국가 이미지 제고에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이번 수상은 대구광역시와 대구음악협회가 공동 주최로 국제 수준의 클래식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운영해 온 성과가 국가브랜드 관점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대구국제성악콩쿠르는 국제음악콩쿠르세계연맹(WFIMC) 정회원으로서 공정성과 투명성, 전문성에 기반한 국제 기준의 경연 운영을 이어오며, 참가자들의 국제 무대 진출을 지원해 왔다. 특히 동일문화장학재단의 지속적인 후원을 바탕으로 단발성 행사를 넘어 인재 발굴과 육성, 국제 교류로 이어지는 안정적인 운영 구조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심사와 운영의 전문성을 고도화하고, 국제 네트워크 확장을 통해 국제 행사로서의 신뢰를 꾸준히 쌓아 왔다. 2025년 대회에서는 경연에 더해 해외 참가자와 심사위원단을 대상으로 한국 전통문화와 대구의 문화자산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연계해 K-클래식과 K-컬처를 아우르는 국제 교류 플랫폼으로서의 역할도 강화했다. 이는 대구의 도시 정체성과 한국문화의 매력을 세계에 알리는 문화 외교적 시도로 평가된다. 이상직 대구음악협회 협회장은 "이번 수상은 국제 문화 플랫폼으로서 쌓아 온 성과가 국가브랜드 차원에서 인정받은 결과"라며 "앞으로도 공정하고 정교한 운영을 통해 대구의 음악이 대한민국의 품격으로 확장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상식은 지난 30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2025 제10회 국가브랜드컨퍼런스'에서 진행됐다. 예술 부문에는 대구국제성악콩쿠르와 국립중앙박물관이 선정됐으며, 문화 부문 배우 임윤아, 스포츠 부문 오상욱·안세영 선수, 기업 부문 CJ 올리브영과 모팩스튜디오 등이 함께 수상했다.
2025-12-30 16:31:32
'클래식 ON'부터 '명연주'까지…대구콘서트하우스 2026 시즌 라인업 공개
대구콘서트하우스는 2026년 한 해 동안 지역 예술인과 국내외 정상급 연주자, 청년 음악가들이 함께하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클래식 음악의 폭넓은 스펙트럼을 선보일 예정이다. 먼저, 대구콘서트하우스 대표 기획 프로그램인 '명연주시리즈'는 2026년에도 동시대 클래식 음악의 흐름을 이끄는 세계적 연주자와 오케스트라를 선보인다. 시즌의 문을 여는 무대는 빈 소년 합창단 1월 21일(수)으로, 후버 지휘자의 지휘 아래 순수하고 맑은 음색으로 새해의 감동을 전할 예정이다. 이어 양인모와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오케스트라가 3월 13일(금)에 무대에 올라 모차르트 레퍼토리의 정수를 들려준다. 5월에는 피아니스트 임윤찬 독주회가 5월 8일(금)에,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피아니스트 김선욱 듀오 리사이틀이 5월 28일(목)에 이어지며, 시즌 하이라이트로는 미하일 플레트네프, 고티에 카푸송, 라흐마니노프 오케스트라가 함께하는 협연 무대가 6월 9일(화)에 예정돼 있다. 이어 2025년 첫 개최 이후 호평을 받은 'DCH 앙상블 페스티벌'은 2026년 2월 4일(수)부터 3월 27일(금)까지 열린다. 뛰어난 어쿠스틱을 갖춘 클래식 전용 공연장에서 국내외 유수의 앙상블이 참여해 다채로운 무대를 펼친다. 특히 지역 연주단체와 지역 작곡가를 매칭하는 프로젝트를 이어가며,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대구의 음악적 정체성과 창작 역량을 알릴 계획이다. 또 독주회 시리즈 'The Masters(더 마스터즈)'도 계속된다. 2월 바이올리니스트 김동현을 시작으로 이자하(바이올린), 김다솔(피아노), 김민지(첼로), 김영준(바이올린)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밀도 높은 연주로 관객과 가까이 호흡한다. 아울러 지역과의 동반 성장을 목표로 한 '클래식 ON' 시리즈는 2026년에도 매달 지역 예술인을 조명한다. 김현수·김소정 듀오 리사이틀을 시작으로 테너 김동녘, 피아니스트 이미연, 소프라노 류진교 등 지역 음악가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대구콘서트하우스는 청년 음악가 육성에도 힘을 쏟는다. 'DCH 앙상블 아카데미'와 국내 최대 규모의 청년 음악가 육성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솔라시안 유스 오케스트라'를 2026년에도 운영하며, 오는 8월 청년 음악가들이 다시 대구에 모여 열정적인 무대를 펼칠 예정이다. 2026년 대구콘서트하우스 라인업과 관련한 자세한 정보는 대구콘서트하우스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25-12-30 15:55:41
대구 청년문학의 계보를 잇다…'다시 봄날의 계단에서' 출간
대구고등학교 출신 문인들의 문학적 궤적을 한데 묶은 작품집 '다시 봄날의 계단에서'(모악)가 출간됐다. 이 책은 대구고 문예반 출신으로 구성된 '계단문학동인회' 소속 문인 47명의 신작과 대표작 96편을 수록한 문학 앤솔러지다. 시·시조·단편소설·꽁트·수필·평론·칼럼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과 함께, 2021년 작고한 문인수 시인을 기리는 추모 특집도 담겼다. 계단문학동인회는 1963년 대구고 문예반이 연 '달구문학의 밤'을 계기로 형성된 동인으로, 이후 한국문학의 한 축을 담당해온 다수의 문인을 배출했다. 문인수·이하석·송재학 시인을 비롯해 소설가 이인화, 영화감독 이창동 등 문학과 예술 전반에서 두각을 나타낸 인물들이 이 동인 출신이다. '다시 봄날의 계단에서'는 이들의 문학적 성취뿐 아니라, 고교 시절 문학에 입문하던 초기 작품과 당시 청년문학의 현장을 보여주는 기록도 함께 소개한다. 학생문예지에 실린 초기 시편, 문예반 활동과 교류의 기억 등은 한 시대 대구 청년문학의 풍경을 생생히 전한다. 이 책은 대구 지역 고등학교 문예반을 중심으로 형성된 청년문학의 흐름을 돌아보며, 한국문학의 폭과 깊이를 확장해온 계단문학동인회의 발자취를 정리한 기록으로 평가된다.
2025-12-29 17:10:06
대구예술인 기록자료집 시리즈 첫 발간…음악가 故 이점희의 삶
대구광역시는 지역 성악계의 기반을 세우고 '오페라 운동'을 펼쳐온 고(故) 이점희 성악가의 삶과 예술을 담은 '대구예술인 기록자료집-성악가 이점희'를 발간했다. 이번 자료집은 2020년 문화예술 아카이브 사업의 시작과 동시에 첫 번째 기증자인 이재원 선생(故 이점희 선생의 유족)이 기증한 문화예술 자료와 생전 회고문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기증자는 부친인 이점희 선생이 작고한 후 30여 년간 고인의 유품을 정성스레 보관해 오다 대구시에 기증했다. 음악 입문기부터 성악가·교육자·오페라 운동가로서의 활동을 입체적으로 조명했으며, 관련 자료를 함께 수록해 지역 예술사의 중요한 흐름을 살폈다. 또 '이점희의 발자취', '이점희의 물건', '이점희와 사람들', '이점희와 대구음악 시간여행' 등 다양한 코너를 통해 그의 생애 주기별 활동을 시간·공간·관계의 측면에서 폭넓게 소개한다. 이 책에는 한 예술가의 생애를 서술하는데 그치지 않고, 지역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예술가의 노력과 대구음악 예술사를 함께 담겼다. 또 이점희 선생 유품 외 문화예술 아카이브 수장고에 보관된 최승희 무용 공연 팸플릿 등 근대 문화예술 자료와 피아니스트 이경희, 작곡가 김진균, 지휘자 이기홍 등 동시대 활동한 예술인 관련 사진과 자료도 함께 수록해 이점희 선생이 활동한 예술인들도 회고한다. 이재성 대구광역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이번 기록자료집 발간은 지역 음악계의 기틀을 다진 그의 열정과 헌신을 복원하는 과정이자, 유족의 기증 정신과 아카이브 구축을 위한 행정의 노력이 더해져 완성된 결과다"고 말했다. 이점희 선생의 유족인 기증자 이재원 선생은 "아버지의 활동과 희생이 대구 음악사에 오래 남길 바란다. 유품들이 후대의 교육과 연구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기록자료집은 전국 문화예술 아카이브 기관과 지역 도서관에 배포되고 전자책으로도 공개될 예정이다. 한편, 대구시는 작고 예술인뿐 아니라 원로 예술인의 구술 기록을 2019년부터 매년 3~5명씩 채록, 영상으로 남겨왔다. 지금까지 1930~40년대 출생 예술인 32명의 구술 기록 영상을 제작해 전국 문화예술 기관·단체와 아카이브 기관에 배부하고 편집 영상은 유튜브에 공개하고 있다.
2025-12-29 10:23:20
'전지적 독자 시점' 밀리의서재 올해 1위 웹소설 등극
웹툰·웹소설을 새롭게 선보인 국내 최대 독서 플랫폼 kt 밀리의서재가 연말 결산을 통해 올해 이용자들의 콘텐츠 소비 흐름을 공개했다. 29일 밀리의서재가 공개한 '웹툰·웹소설 콘텐츠 연말 결산' 자료에 따르면 올해 웹툰·웹소설 부문 인기 도서 1위는 오디오 웹소설 '전지적 독자 시점'이 올랐다 오디오 웹소설 '전지적 독자 시점'은 30명이 넘는 성우가 참여해 영화 같은 몰입감을 선사하며 공개와 동시에 대표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2위는 판타지 웹소설 '달빛조각사', 3위는 밀리의서재의 오리지널 웹소설·웹툰 '궁노'가 차지했다. 이어 판타지 웹소설 '템빨'과 '10서클 직전에 환생'이 각각 4위와 5위를 기록했다. 이외 장기간 랭킹 상위권에는 웹툰 부문 '천량열전', '메디컬 환생' 등이, 웹소설 부문 '회귀했더니 무공 천재' 등이 이름을 올렸다. '내가 본 미래', '고양이 단편 만화', '통 1부', '이섭의 연애', '궁에는 개꽃이 산다' 등 작품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높은 별점과 1000건 이상의 리뷰를 기록한 작품들도 공개됐다. 웹툰 부문에서는 '내가 본 미래', '고양이 단편 만화' 등이 호평을 받았다. 웹소설 부문에서는 '지적 독자 시점', '이섭의 연애' 등 오디오 콘텐츠화된 작품들이 큰 인기를 끌었다. 밀리의서재는 올해 6월과 9월 각각 웹소설·웹툰 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였다. 특히 웹소설 서비스 공개 후 콘텐츠 이용량이 기존 대비 약 2.4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웹소설은 기존 전자책이나 오디오북과 달리 남성 회원과 여성 회원의 이용 비중이 고르게 나타났다. 이는 웹툰·웹소설이 새로운 이용자층을 유입시켜 플랫폼의 외연을 성공적으로 확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명우 kt 밀리의서재 스토리사업본부 본부장은 "앞으로도 웹소설과 웹툰을 비롯한 오리지널 IP를 다양한 포맷으로 확장해, 읽고·듣고·보는 경험이 웹소설과 웹툰 콘텐츠까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환경을 강화하겠다" 말했다.
2025-12-29 09:54:04
[2025 대구 문화계 결산] <하>대구문화예술진흥원 내홍…'텍스트힙' 열풍 심화
올해 대구 예술계가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온 한편, 출범 4년 차를 맞은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이하 진흥원)은 근무평정 조작·줄서기·편가르기 등 내부 문제들이 수면 위로 떠올라 논란이 됐다. 젊은 세대의 '텍스트힙(text-hip)' 열풍이 신춘문예 역대 최다 응모 기록으로 확인됐으며, 천주교 대구대교구 신청사 완공과 동화사 새 주지 선출 등 지역 종교계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진흥원, 부당 운영 등 논란 기관 통폐합 이후 이어져 온 진흥원의 내부 갈등 및 방만 운영 문제가 수차례 지적됐다. 일부 직원들 간 카르텔이 형성되며 생겨난 불신과 줄서기 등 부작용, 임원급의 직무 외 해외 출장, 부적절한 인사 관련 규정 운영 등이 기사를 통해 알려졌다. 또한 일부 직원들이 연간 2천만원 넘는 시간외 근무수당을 받아간 것으로도 드러나 적잖은 충격을 줬다. 특히 진흥원은 앞서 조직진단 등 외부용역에 2억여 원을 지출하고 대구시 감사까지 수차례 받았음에도 이같은 문제가 불거지며 조직 관리·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논란 이후 이뤄진 대구시의 특별감사에서도 위법·부당사례 35건이 적발됐다. 감사 결과 규정에 없는 승진제도를 임의로 실시하거나 ▷그룹웨어(전자결재시스템) 교체 계약 부당처리 ▷개방형 직위 운영 부적정 ▷근무성적평정제도 부당 운영 등에 대해 중·경징계 및 행정처분과 함께, 과다 지급한 시간외 근무수당 3천600여 만원을 환수하라는 조치도 내려졌다. ◆'텍스트힙' 열풍, 신춘문예까지 2025년은 한국문학이 전성기를 구가한 해로 기록될 만하다. 한국소설과 시집, 에세이를 중심으로 한 젊은 독자의 부상이 뚜렷해졌고, 파생 소비로 확산되며 문학이 대중문화의 중심으로 올라섰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짧고 감각적인 문장을 통해 취향과 정체성을 드러내는 '텍스트힙(text-hip)' 문화는 읽기에서 쓰기로 자연스럽게 확장됐다. 이 변화는 매일신문이 주최한 '2026 매일신문 신춘문예' 응모 결과에서 확인됐다. 올해 신춘문예에는 모두 6천72편이 접수돼 역대 최다 응모 기록을 세웠으며, 이는 지난해보다 2천292편(60.6%) 증가한 수치다. 전 부문에서 고른 증가세를 보인 가운데, 특히 단편소설과 시 부문을 중심으로 2030세대의 참여가 크게 늘었다. 문학계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한국문학 열풍과 텍스트힙 문화가 맞물린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SNS와 웹 기반 플랫폼을 통해 글쓰기에 익숙해진 세대가 문학의 등용문인 신춘문예로 유입되며 창작의 진입 장벽이 낮아졌다는 것이다. 또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확산된 한국문학에 대한 관심 역시 창작 참여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2025년까지 이어진 한국문학의 전성기는 읽는 문화에 그치지 않고 젊은 세대의 적극적인 '쓰기'로 이어지며 새로운 흐름을 맞이했다. ◆지역 종교계 굵직한 변화들 올해 지역 종교계는 천주교 대구대교구 신청사 완공과 동화사 새 주지 선출을 계기로 뚜렷한 전환점을 맞았다. 천주교 대구대교구는 2023년 9월 26일 첫 삽을 뜬 지 만 2년 만인 지난달 19일 교구청 신청사를 완공하며 숙원사업을 마무리했다. 신청사는 그동안 여러 건물에 흩어져 있던 교구청 행정·사목 부서를 한 곳으로 집약했다. 신청사는 연면적 2만1천764.57㎡, 지하 2층~지상 6층 규모로, 행정 기능을 넘어 신앙·교육·문화 기능을 아우르는 복합 공간으로 설계됐다. 특히 기존 대건관 기둥을 재활용한 '기억의 공간'과 교구 설립 초기 역사를 형상화한 조형물은 새 건물에 역사성을 더했다. 대구대교구는 신청사 완공을 계기로 행정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신앙 공동체의 울타리를 교구 밖으로 확장하는 '열린 교구'를 지향하겠다는 방침이다. 팔공산 동화사는 올해 새 주지 선출을 통해 교구 운영의 정상화 국면에 들어섰다. 동화사는 지난달 산중총회를 열고 선광 스님을 신임 주지로 선출했다. 이번 선출은 팔공총림 지정 해제 이후 처음 치러진 주지 선거로, 단순한 인사 변화라기보다 동화사가 처한 구조적 혼란을 수습하는 첫 단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총림 해제와 직무 정지, 법적 갈등 등으로 이어진 일련의 과정은 동화사의 운영 체계와 의사 결정 구조 전반을 재점검해야 할 필요성을 드러냈다. 신임 주지로 선출된 선광 스님은 중앙종회와 교구 행정을 두루 경험한 인물로 불교계 안팎에서는 향후 동화사가 직면한 과제를 어떻게 풀어낼지 주목하고 있다.
2025-12-28 13:32:20
달콤, 살벌, 코믹 추리극 연극 '살벌한 형제'가 2026년 1월9일(금)부터 2월8일(일)까지 약 한 달간 대구 수성아트피아 소극장 무대에 오른다. 이번 공연은 수성아트피아가 2026년 새해 첫 기획공연으로, 기존 단기 공연 중심의 지역 공연 흐름에서 벗어나 소극장 장기 공연 형식을 도입한 새로운 시도다. 특히 '살벌한 형제'는 지역 기반 창작 역량 강화를 목표로 지역 극장과 협업해 제작된 공동 프로젝트다. 핵심 창작진 대부분이 대구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로 구성돼, 단일 공연을 넘어 지역 예술인의 창작 환경을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살벌한 형제'는 가족, 특히 형제 간 관계를 극대화된 유머와 갈등을 통해 코믹하게 펼쳐낸다. 형제 사이의 일상적인 경쟁, 오해, 갈등을 과장된 방식으로 그려내며 관객들은 "우리 집도 이렇지 않나"라며 공감하게 된다. 작품 속 '살벌함'은 단순한 과격함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형제 간 경쟁과 감정 충돌이 유머러스하게 표현되며, 때로는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결국 화합과 이해로 나아가는 흐름을 담고 있다. 극의 줄거리는 비 오는 밤 벌어진 의문의 살인사건에서 시작된다. 형제 앞에 뜻하지 않은 한 여인이 등장하면서 사건의 실마리가 열리고, 이들은 500억 원 상당의 다이아몬드 실종 사건에 휘말린다. 여기에 폴리비우스 암호(5×5 격자 속 문자를 숫자로 치환하는 고대 치환 암호)로 기록된 비밀 노트까지 등장하면서 사건은 더욱 복잡해진다. 형제는 이 암호를 풀며 살인의 단서를 쫓고, 갈등과 반전이 이어지는 과정 속에서 코믹함과 스릴이 공존하는 전개가 이어진다. 작품은 웃음을 넘어 가족 구성원 간의 관계, 책임감, 비교심리, 자아실현 등 현대 가족이 겪는 다양한 정서를 자연스럽게 담아낸다. 부모의 기대, 형제 사이의 역할 부담, 각자의 삶의 선택과 현실이 이야기 속에 녹아들며, 관객은 작품을 통해 자신의 가족 관계와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경험하게 된다. 또한 평범한 일상 속 사소한 실수와 오해가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번지며 익숙한 가족의 모습이 흔들리는 순간을 코믹하게 보여주어, 웃음과 동시에 가족이라는 관계의 진정한 의미와 유대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이번 장기 공연은 단일 작품을 넘어서 지역 소극장 연극의 확장 가능성을 실험하는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한 작품이 한 달간 무대에 오르는 구조는 지역 창작 공연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관객과 예술가 모두에게 지속적인 창·관람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로컬 콘텐츠의 경쟁력 강화라는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전석 5만원, 10세 이상 관람가, 문의 053-668-1800.
2025-12-26 15:23:46
자연을 담은 체류형 독서공간…태전도서관, 야외 독서힐링공간 조성
태전도서관은 도서관 2층 야외 유휴공간을 주민을 위한 새로운 '야외 독서힐링공간'으로 조성했다. 이번 사업은 2025년 주민참여예산 사업으로 시비 4천만원을 투입해 추진됐으며, 도서관 실내 좌석 부족으로 불편을 겪던 이용자들에게 쾌적한 독서공간 및 휴식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추진됐다. 특히, 활용되지 못하던 2층 야외 테라스 공간을 창의적으로 재구성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새롭게 조성된 공간의 핵심은 도심 속에서 자연의 여유를 느낄 수 있는 디자인이다. 공간 중앙에 생동감 넘치는 조화를 설치해 인공적이지만 자연 속에 있는 듯한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를 통해 이용자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독서 힐링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극대화했다. 또 개방감을 만끽할 수 있도록 설계돼 이용자들이 장시간 머물며 독서와 사색에 몰입할 수 있는 '체류형 독서 공간'으로 운영된다. 그동안 좌석 부족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던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대안으로 마련됐다.
2025-12-26 13:35:07
크리스마스·겨울방학 맞물린 서점가, 어린이 도서와 수험서 인기
크리스마스 연휴와 겨울방학이 맞물린 연말 서점가에서는 자녀 선물용 도서 수요가 집중되며 인기 아동만화 시리즈가 베스트셀러 정상을 차지한 가운데, 방학 시즌을 겨냥한 학습서와 수험서 역시 상위권에 대거 이름을 올렸다. 26일 발표된 예스24 12월 4주 종합 베스트셀러에 따르면 301만 구독자를 보유한 인기 유튜버 '흔한남매'의 신간 코믹북 '흔한남매 21'이 종합 1위에 올랐다. 크리스마스 연휴 주간을 맞아 어린이 분야 도서가 두드러진 성과를 보인 것으로, 같은 시리즈의 한정판 '흔한남매 21(특별한정판)' 역시 판매량이 큰 폭으로 증가하며 10위권에 진입했다. 어린이를 위한 대화법을 담은 '인기 있는 친구가 되려면 이렇게 말해 봐'까지 상위권에 오르며, 어린이 도서가 베스트셀러 흐름을 주도했다. 교보문고 집계에서도 흔한남매의 인기는 이어졌다. 같은날 교보문고가 발표한 12월 셋째 주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흔한남매 21'은 출간과 동시에 종합 1위에 올랐으며, 12주 연속 선두를 지켜온 '트렌드 코리아 2026'는 한 계단 내려앉았다. 누적 판매 1천만 부에 빛나는 아동만화 시리즈의 저력을 다시 한 번 입증한 셈이다. 또 어린이 도서 '읽으면서 바로 써먹는 어린이 공포의 수학 퍼즐 2' 역시 종합 7위를 기록했다. 2019년 첫 출간된 '흔한남매' 시리즈는 유튜브 코믹 채널에서 출발한 아동만화로, 초등학교 저학년 독자층의 꾸준한 지지를 받아왔다. 현재까지 시리즈 13종 69권이 출간됐으며, 최근 누적 판매 1천만 부를 돌파하며 대표적인 장수 아동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또 본격적인 겨울방학 시즌에 접어들며 학습서와 수험서도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올랐다.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대비한 최태성의 한국사 수험서가 10위권에 진입했으며, 토익 기출문제집 역시 20위권 내에 이름을 올렸다. 연말 연휴 이후를 대비해 학습 계획을 세우려는 수험생과 자기계발 수요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이모(38세) 씨는 "곧 방학이 시작되면 생활 리듬이 쉽게 흐트러지는데, 아이들이 흥미를 가질만한 책과 함께 학습서도 같이 준비해두면 아이가 하루 일과를 잡는 데 도움이 된다"며 "연휴 기간에 미리 책을 사두려는 수요가 많아지는 이유"라고 말했다. 연말 서점가는 가족 중심 소비와 새해 준비 수요가 맞물리며, 어린이 도서와 방학 학습서를 중심으로 한 '연말 베스트셀러 공식'이 다시 한 번 확인되고 있다.
2025-12-26 10:43:56
들어서는 순간 기분이 좋다…애플스토어에 담긴 건축 전략
애플스토어에는 들어서는 순간 공기가 바뀐다. 밝은 빛이 쏟아지는 천장 한 번 올려다보고, 탁 트인 넓은 유리창을 또 바라보고, 쾌적한 냄새와 분위기까지 느끼다보면 자연스레 발걸음이 조금 늦어진다. 굳이 물건을 살 계획이 없어도 괜찮고, 오래 머물러도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는 공간에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이중원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의 신간 '애플스토어에 가면 왜 기분이 좋을까'는 바로 그 막연한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책이다. 지난 25년간 애플은 전 세계 주요 도시에 약 535개의 애플스토어를 열었고, 그 수는 현재도 증가 중이다. 애플스토어는 각 도시에서 때로는 독립 파빌리온형으로, 때로는 마천루 로비형으로, 때로는 지하형으로, 때로는 쇼핑몰 연계형으로 전략적으로 나타난다. 그동안 세계 곳곳의 주요 도시를 건축으로 읽어낸 저자는 "애플스토어는 단순한 상업시설이 아니다"라는 전제에서 출발해, 서울 가로수길부터 뉴욕 5번가까지 세계 9곳의 애플스토어를 따라 도시를 여행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애플 스토어인 서울 가로수길 스토어처럼 독립 파빌리온형 매장은 가로의 주연이 새로운 풍경을 만든다. 도쿄 마루노우치와 서울 명동의 마천루 로비형은 번화가의 간선도로와 이면도로를 동시에 살리는 실험적 구조를 갖췄다. 뉴욕 5번가와 밀라노 리버티 광장은 역사적 무게를 존중하기 위해 매장을 지하로 내려보내고, 지상은 시민에게 돌려준다. 싱가포르와 방콕 애플스토어는 쇼핑몰과 연결된 연계형이지만, 단순한 상업시설에 머물지 않는다. 백화점의 맥락을 따라 들어갔다가, 어느 순간 전혀 다른 공간으로 빠져나오는 경험은 이 유형만의 묘미다. 저자는 애플스토어의 유형이 단칼에 나뉘지 않는 이유를 도시의 복잡성에서 찾는다. 도시가 그렇듯, 애플스토어 역시 단순하지 않다는 것이다. 저자는 애플이 위치를 선택할 때 역사성, 관계성, 유동성, 문화성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다고 말한다. 사람의 흐름이 어디서 시작해 어디로 흘러가는지, 도시의 자부심이 어디에 쌓여 있는지, 상업과 문화가 만나는 지점이 어디인지를 애플은 놀라울 만큼 정확히 짚어낸다. 그래서 애플스토어가 들어선 자리는 종종 극적인 변화를 겪는다. 빛이 바래던 거리는 다시 사람으로 채워지고, 스산했던 광장은 머무는 장소가 된다. 새로 문을 여는 애플스토어마다 그 도시의 랜드마크가 되고, 그 앞은 자연스럽게 '핫플'이 된다. 우연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치밀한 도시 읽기의 결과다. 공간의 힘은 건축에서 더욱 선명해진다. 애플스토어는 친환경 기술을 적극적으로 실험하며, 극도로 미니멀한 유리벽과 날렵한 지붕을 선보인다. 그 결과, 매장 앞에 서 있으면 이곳이 공터인지 광장인지 헷갈리고, 내부에 들어서면 상품 매장인지 박물관인지 잠시 혼란에 빠진다. 그 착각의 순간이 바로 애플스토어가 설계한 경험이다. 또 무엇보다 이 공간에서는 '환대'가 느껴진다. 손님을 빨리 들이고 빨리 내보내는 대신, 오래 머물도록 허락하는 태도. 판매보다 체험을 앞세우는 배치. 처음엔 고도의 마케팅 전략처럼 보이지만, 어느 순간 그 의심은 누그러진다. 소비자에게 다시 도시와 공간을 돌려주고 있다는 인상이 남기 때문이다. '애플스토어에 가면 왜 기분이 좋을까'는 애플을 찬양하는 책도, 건축 이론서도 아니다. 오히려 우리가 무심코 지나쳐온 공간을 다시 보게 만드는 안내서에 가깝다. 책을 덮고 애플 스토어에 가게되면 익숙하다고 믿었던 유리벽과 천장, 계단과 광장이 갑자기 다르게 보인다. 다음에 애플스토어에 발을 들일 때, 우리는 최신형 제품보다 먼저 공간과 위치를 보게 될지도 모른다. 158쪽, 1만5천원.
2025-12-25 12:28:57
변승희 한국춤 연구회 공연 '춤의 흔적, 삶의 자취' 26일 공연
전통춤의 궤적을 돌아보는 무대가 연말 대구에서 펼쳐진다. 가 오는 12월 26일(금) 오후 7시 30분, 대구문화예술회관 비슬홀에서 열린다. 이번 공연은 전통춤을 단순한 재현이 아닌 '삶의 기록'으로 바라보는 데 초점을 맞춘다. 무대는 개인의 삶과 예술적 여정 속에 남겨진 춤의 흔적을 따라가며, 한국춤이 지닌 미학과 정신을 다시 짚는다. 해설은 양종승 한국무용평론관장이 맡아 관객의 이해를 돕는다. 무대에는 변승희 한국춤 연구회 소속 무용수들을 비롯해, 춤사람(D&Soul)의 김감용·지영숙·김미화·장은숙·서지연 등이 함께한다. 이들은 각기 다른 몸과 해석으로 전통춤의 결을 풀어내며, 한 흐름 안에서 한국춤의 현재를 보여줄 예정이다. 음악 역시 공연의 중요한 축을 이룬다. 장구·박종식, 대금·김은경, 거문고·김지혜, 해금·조민수, 타악·박성규, 아쟁·이서준 등 전통음악 연주자들이 참여해 춤과 긴밀하게 호흡한다. 피리와 태평소는 안도영이 맡아 무대의 밀도를 더한다. 춤과 음악이 분리되지 않고 함께 호흡하는 전통 공연의 미덕을 살린 구성이다. 변승희는 대구를 기반으로 수십 년간 한국춤의 전승과 창작에 힘써온 무용가로, 지역 무형유산과 전통예술 교육에도 꾸준히 참여해 왔다. 이번 공연은 그의 오랜 예술적 행보를 되짚는 동시에, 다음 세대와 전통춤을 어떻게 이어갈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무대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 지역에서 활동해 온 무용가와 연주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전통춤의 현재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수도권 중심의 공연 흐름 속에서 지역 전통예술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무대로, 대구 지역 한국춤의 맥을 잇는 중요한 공연으로 기대를 모은다. 전석 2만원, 초등학생 이상 관람가, 문의 010-8311-0178.
2025-12-25 12:24:45
베이스바리톤 김성동 귀국 독창회, 28일 대구콘서트하우스
베이스바리톤 김성동의 귀국 독창회가 오는 12월 28일(일) 오후 5시, 대구콘서트하우스 챔버홀에서 열린다.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 무대에서 활동해 온 김성동이 귀국 후 선보이는 이번 무대는 그의 음악 여정을 집약한 성악 독주회다. 이번 공연은 영남대학교 음악대학 성악과 동문회가 주관한다. 김성동은 영남대학교 음악대학 성악과를 졸업한 뒤 독일 로스토크 국립음대에서 오페라 및 성악을 전공했다. 이후 독일과 유럽 각지에서 오페라와 콘서트 무대에 오르며 실력을 쌓았으며, 도니체티 오페라 '사랑의 묘약', 모차르트 '마술피리', 푸치니 '라 보엠', 로시니 '세비야의 이발사' 등 다양한 작품에서 주요 배역을 맡아 활동했다. 이번 독창회 프로그램은 하이든과 슈베르트의 가곡으로 문을 열어, 슈만과 볼프의 독일 가곡, 드뷔시의 프랑스 가곡, 라흐마니노프의 러시아 작품까지 폭넓게 구성됐다. 고전에서 낭만, 후기 낭만에 이르는 작품들을 통해 베이스바리톤의 깊은 음색과 섬세한 표현력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특히 미켈란젤로의 시에 곡을 붙인 볼프의 가곡과 드뷔시의 서정적인 작품들은 김성동의 성숙한 해석을 기대하게 한다. 언어와 음악적 양식이 서로 다른 곡들을 한 무대에서 선보이며, 성악가로서의 해석 폭과 음악적 균형감을 보여줄 예정이다. 반주는 피아니스트 오재민이 맡는다. 오재민은 독일에서 성악 반주와 가곡 연주를 중심으로 전문적인 음악 교육을 받았으며, 가곡과 오페라 레퍼토리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성악가들과 호흡을 맞춰왔다. 국내외 무대에서 성악 반주자로 꾸준히 활동하며, 언어와 스타일이 서로 다른 작품들을 섬세하게 뒷받침하는 연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무대에서는 독일 가곡을 비롯해 프랑스와 러시아 작품까지 폭넓은 프로그램을 함께 소화하며, 성악과 피아노가 긴밀하게 호흡하는 가곡 무대의 완성도를 높일 예정이다. 전석 초대석, 7세 이상 관람가, 문의 010-6552-0990.
2025-12-25 11:56:11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아이는 세상을 배운다. 그러나 방서현 작가의 장편소설 '내가 버린 도시, 서울'에서 초등학교는 결코 평등의 공간이 아니다. 소설의 화자인 '나'는 달동네로 불리는 산동네에서 할머니와 함께 살아가는 초등학생이다. 학교 교실에서서 아이들은 부모의 재산과 생활환경을 기준으로 서로를 '똥수저·흙수저·은수저·금수저'라 부른다. 소설 속 동네들은 실제 지명 대신 '수저'로만 불리며, 계급이 곧 공간이 되는 서울의 구조를 상징한다. 학교에서 내주는 숙제는 이러한 구분을 더욱 노골화한다. '우리 집 아빠 차 소개하기' 같은 과제를 통해 아이들은 서로의 가정 형편을 비교하고 교실은 서열이 작동하는 장소로 변한다. 아이들은 낮은 서열의 아이를 무시해도 된다는 암묵적인 규칙을 배운다. 유일한 가족이었던 할머니의 죽음 이후, '나'의 세계는 더욱 좁아진다. 서울을 떠난다 해도 또 다른 서울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라는 자각 속에서, 소설은 계급 이동이 봉쇄된 사회의 현실을 조용히 응시한다. 저자는 어린아이의 시선을 통해 불평등이 마치 당연한 질서처럼 유지되는 도시의 얼굴이 담담하게 그린다. 이 책은 불편하지만 외면할 수 없는 서울의 초상을 통해, 이 사회가 아이들에게 어떤 세계를 건네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한다. 244쪽, 1만6천원.
2025-12-24 16:54:32
말이 멈춘 자리에서 오히려 더 또렷해지는 감정이 있다. 박상봉 시인의 네 번째 시집 '불 꺼진 너의 단어 곁에서'는 언어와 침묵의 경계에서 머뭇거리며, 소리의 부재가 만들어내는 가장 예민한 순간들을 시로 포착한 작품집이다. 이번 시집은 언어로 포착되지 않는 감각과 소통의 방식에 주목하며, '소리'와 '침묵'을 시의 주요한 모티프로 삼는다. 저자는 전해지지 않은 것, 들리지 않는 것 또한 하나의 소통 방식이 될 수 있다는 인식 아래, 언어와 묵음의 경계에 놓인 순간들을 시로 기록한다. 저자는 청력 상실이라는 개인적 체험을 언어의 층위로 옮겨, 들리지 않는 것들이 만들어내는 미세한 떨림과 존재의 파장을 시로 형상화한다. '불 꺼진 너의 단어 곁에서', '청음' 등의 작품에서는 소리가 사라진 자리에 오히려 더 예민해진 감각이 잔물결처럼 일렁인다. 저자에게 소리는 단순한 청각적 현상이 아니라, 대상과 세계에 다가가기 위한 하나의 방식이며, 동시에 침묵의 다른 이름이다. 시집에 수록된 51편의 시는 사물과 풍경, 인간을 바라보는 시인의 시선을 통해 '소통'과 '관계'라는 주제를 반복적으로 다룬다. 말로 다 전달되지 않는 감정과 상황을 어떻게 언어로 인식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시 전반을 관통한다. 132쪽, 1만2천원.
2025-12-24 16:54:21
[성탄 축하 메시지] 조환길 천주교 대구대교구장 "책임·배려 회복될 때 대구 더 단단해질 것"
사랑하는 교구민, 대구 경북 시민 도민 여러분, 성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성탄은 한 생명의 탄생을 기념하는 날을 넘어, 인간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묻고 확인하는 시간입니다. 어둠이 깊을수록 작은 빛 하나가 더욱 또렷이 보이듯, 성탄은 우리가 쉽게 잊고 지내던 존엄과 연대의 가치를 조용히 밝혀 줍니다. 누구도 홀로 버려진 존재가 아니라는 믿음, 삶이 흔들릴 때에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희망이 이 날에 담겨 있습니다. 오늘의 성탄은 우리 사회에도 조용한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서로에게 얼마나 책임 있게 말하고 행동해 왔는지, 갈등과 어려움 앞에서 혐오와 단절이 아니라 이해와 배려를 선택해 왔는지를 돌아보게 합니다. 공동체는 거창한 구호보다, 각자의 자리에서 책임을 다하려는 작은 결단으로 다시 세워집니다. 성탄은 바로 그 시작을 우리에게 요청합니다. 특히 이 시기는 미래를 살아갈 젊은 세대에 대한 우리의 태도를 성찰하게 합니다. 젊은이들은 아직 미완의 존재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존엄한 삶의 주인공입니다. 그들의 불안과 희망에 귀 기울이고, 함께 길을 찾으려는 마음이야말로 성탄의 정신을 오늘에 살아 있게 하는 일일 것입니다. 교구민과 대구 경북 시민 도민 여러분, 성탄이 여러분의 일상 속에 따뜻한 숨을 불어넣기를 바랍니다. 서로를 향한 책임과 배려가 회복될 때, 이 도시는 더욱 단단해질 것입니다.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작은 빛이 되어 주십시오. 그 빛들이 모여 대구의 내일을 밝히게 될 것입니다. 성탄의 평화와 새로움이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 그리고 이 도시 위에 가득 머물기를 기원합니다. 성탄을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2025-12-24 13:46:11
[성탄 축하 메시지] 최성주 대구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성탄절에 대구땅에 주님의 샬롬이 충만하길"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 누가복음 2장 14절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 하니라" 메리 크리스마스! 천사들은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며 하늘에는 영광이라고 노래하고 있습니다. 창세기 3장에서 아담과 하와의 불순종으로 시작된 죄는 하나님과의 관계를 단절시키고 인간을 고통과 사망의 길로 이끌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죄의 문제를 해결하시기 위해 아기 예수님을 보내주셨습니다. 예수님은 모든 인류를 죄에서 구원해 주십니다. 예기치 않은 폭풍과도 같은 순간이 찾아올 때 예수님은 여러분의 구원자가 되십니다. 그 예수님을 보내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시기 바랍니다. 천사들은 땅에서 평화를 노래했습니다. 인류는 탄생 이래로 집단 간의 분쟁을 멈춘 적이 거의 없다고 합니다. 한 연구에서는 인류 3천500년 역사 중 전쟁이 없었던 해는 불과 270년밖에 되지 않는다고 언급하기도 합니다. 지금도 세상은 전쟁 중입니다. 전쟁을 멈추는 방법은 바로 예수님입니다. 구약성경 이사야 선지자는 예수님을 '평강의 왕'으로 예언했습니다. 그분이 다스리는 하나님 나라가 완성될 때 "그들이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그들의 창을 쳐서 낫을 만들 것이며 이 나라와 저 나라가 다시는 칼을 들고 서로 치지 아니하며 다시는 전쟁을 연습하지 아니하리라"는 예언이 성취될 것입니다. 이는 무력에 의한 강요된 평화가 아닌 사랑과 정의가 실현되는 완전한 평화를 의미합니다. 이번 성탄절에 대구 땅에 주님의 샬롬이 충만하시길 기원합니다.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 이 축복의 메시지가 여러분의 삶 속에서 항상 노래처럼 흐르기를 기도합니다.
2025-12-24 13:45:43
[주말&] 문화부 기자들이 마음대로 뽑은 '2025년 베스트 어워드'
〈strong〉"올해 어떤 작품이 제일 좋았어요?"〈/strong〉 연말이 되면 으레 이런 질문을 받는다. 취재로, 마감으로 한 해를 보낸 문화부 기자에게 이 질문은 생각보다 까다롭다. 너무 많이 봤고, 너무 많이 읽었고, 또 너무 많이 흘려보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어떤 한 문장 앞에서 눈길이 멈췄고, 어떤 화면에 사로잡혔으며, 어떤 무대에서는 우리의 전통이 마음에 울리는 순간을 또렷하게 기억하게 됐다. 주말앤 팀 세 명의 기자가 '올해의 작품'을 골라보기로 했다. 비교도, 순위도 없다. 그저 한 해가 끝날 무렵까지 마음에 남아 있던 것 하나씩을 꺼내놓았다. 그렇게 골라온 각 세 편의 작품을 소개한다. ◆올해의 책 ▶〈모두를 위한 한국미술사〉-이연정 기자 2022년 1월, 문화부로 발령 받아 미술을 맡게 됐을 때다. 전임 선배의 추천으로 (내가 읽어본 책 중 가장 두꺼운)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를 사서 (내가 관심 있는 부분만 골라) 읽었더랬다. 서양미술사의 큰 흐름을 이해하는 데 이 한 권이 많은 도움이 된 반면, 대체 한국미술사는 왜 이렇게 책 종류도 많고, 어렵고, 방대하게 느껴지는지. 그래서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필생의 과업"이라고 한 이 책을 펴냈을 때 더욱 반갑게 느껴졌다. 특히 K-컬처가 세계의 중심에 떠오른 올해, 우리나라 문화유산의 역사를 비교적 읽기 쉽게 한 권에 담은 이 책이 속성으로(?) 교양과 상식을 쌓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안녕이라 그랬어〉-김세연 기자 올해 문화부에서 문학을 맡게 되면서, 좀처럼 몸에 베이지 않던 독서 습관을 되살려 준 책이다. 단편 소설은 정들다 헤어지는 느낌이라 피했는데, 이 책은 읽는 내내 상황에 몰입해 공감하면서도 마음에 남는 문장들이 많아 다양한 주제의 작품을 만나는 재미가 있었다. 특히 표제작 '안녕이라 그랬어'와 '좋은 이웃'이 인상 깊었다. 읽는 동안 감정에 깊이 빠지기보다는 "아, 이런 상황이면 나도 이랬겠구나" 하고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된다. 이 책은 '안녕'이라는 말의 의미를 다시 떠올리게 하며 사람과 관계를 새롭게 바라보게 만드는 소설이다. ▶〈첫 여름, 완주〉-최현정 기자 책판을 돌아가며 쓰면서 한 달에 1~2권씩 꾸준히 책을 읽게 된다. 그 덕에 '혼모노', '자몽살구클럽'처럼 보물 같은 소설들을 발견한 가운데 김금희 작가의 '첫 여름, 완주'를 올해의 책으로 꼽고 싶다. 작품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오디오북 제작을 염두에 두고 반 희곡 형태로 쓰여 살아있는 대사의 말맛과 여름 풍경의 마을이 펼쳐지는 재미를 더한다. 많이 지친 사람들에게, 그럼에도 누군가를 통해 기운을 얻고, 계속 나아가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올 한 해 각자의 '완주'를 마치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올해의 영화 ▶〈남극의 쉐프〉-이연정 기자 최근 화제가 된 OTT 속 드라마·영화에는 대부분 마약과 폭력, 욕설, 살인이 필수로 등장한다. 보다가 피로해져서 꺼버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닌 내게 남극의 쉐프는 그야말로 '힐링 영화'였다. 2010년 개봉한 이 일본 영화는 남극 돔 후지 기지에서 살아가는 대원 8명의 소소한 얘기를 담고 있다. 강추위와 고된 작업 속에서 이들을 위로하는 것은 조리 담당자의 맛있는 음식. 일본 가정식부터 화려한 만찬까지, 착착 재료를 다듬고 조리하는 과정을 보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졌다. 대원 각자의 삶 얘기가 주는 웃음과 눈물은 덤. 영화 '리틀 포레스트', '카모메식당'을 좋아한다면 놓치지 말아야 할 영화다. ▶〈콘클라베〉-김세연 기자 개봉 직후 심야영화로 보러 갔는데, 솔직히 졸릴까봐 걱정했다. '콘클라베'는 신부님 이야기, 정적인 회의실, 단조로운 화면까지 졸릴 요소는 충분해 보였다. 그런데 막상 영화가 시작되자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새로운 교황을 뽑기 위한 밀실 안에서는 권력과 의심, 계산이 숨 가쁘게 오갔고, 이야기는 생각보다 훨씬 흥미진진하게 휘몰아쳤다. 특히 공정할 것이라 믿어온 신부님들이 조직의 논리 앞에서 흔들리는 모습이 신선한 충격이었다. 이 영화가 파고드는 것은 '누가 선택되는가'가 아니라 '조직은 어떻게 결정을 내리는가'다. 신앙과 양심의 이름 아래 진행되는 선택들이 과연 얼마나 투명한지, 그 질문이 마지막까지 따라붙는다. 종교 영화가 아니라, 공정과 의사결정을 다룬 가장 세속적인 스릴러처럼 느껴졌다. ▶〈F1 더 무비〉-최현정 기자 올해 기자에게 새로운 취미에 눈을 뜨게 해준 'F1 더 무비'를 올해의 영화로 뽑아본다. 브래드 피트가 한물간 드라이버 '소니 헤이스' 역을 맡아 다시 서킷에 복귀해 최하위권에 있는 팀을 성장시키는 이야기를 그렸다. 압도적인 속도감, 생소하지만 매력적인 모터스포츠 산업의 세계, 동료애 여기에 한스 짐머의 음악까지 더해져 좋았고 한때 속도를 잃은 인물이 다시 달릴 이유를 찾는 과정이 깊게 와닿았다. 올해 이 영화는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563만9천여 명을 모으며 국내 연간 박스오피스 4위에 이름을 올렸다. 덕분에 기자처럼 이 영화로 F1 스포츠에 입문하게 된 사람들은 실제 레이스를 챙겨보고, 각 팀의 역사, 피트 운영 전략, 드라이버들의 개성과 심리를 들여다보는 재미를 알게 됐다. ◆올해의 전시, 공연, 연극 ▶〈국립경주박물관 '신라금관, 권력과 위신'〉-이연정 기자 전시 개막 전 언론공개회에 참석할 때 "아, 다시 보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드는 전시가 간혹 있다. 전시가 좋지 않아서가 아니라, 사람이 너무 몰릴 것 같은 예감에서다. 올해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론 뮤익전'과 국립경주박물관의 '신라금관전'이 그랬고, 실제로 개막 이후 오픈런할 정도의 인기로 인해 쉽게 볼 수 없는 전시가 됐다. 당시 언론공개회에서 넋을 놓고 금관을 바라봤던 기억이 난다. 100년 만에 모인 6점의 금관들은 생각보다 더 화려하게 반짝였고, 그 빛이 품은 천 년의 역사를 생각하니 아득해졌다. 다시 보고 싶지만 아직도 열기가 뜨거워 그럴 수 있을까 싶다. 아무튼 신라금관전은 올해의 전시가 아니라 아마 인생의 전시가 될 듯 싶다. ▶〈대구시립국악단 '국악 파티: 열두마디'〉-김세연 기자 "국악이 이렇게 힙(Hip)했다니" 솔직히 말해 그동안 문화생활이랍시고 클래식 오케스트라만 보러 다녔지, 정작 우리 것인 국악 공연은 제대로 본 적이 없었다. 그런 내가 12월 크리스마스 선물같이 만나 무대가 바로 이 공연이었다. 국악 공연에서 크리스마스 캐럴 멜로디가 가야금과 해금, 대금으로 흘러나오는 순간, 귀가 먼저 멈칫했다. 익숙한 선율인데 이상하게 더 따뜻하고 더 예쁘게 들렸다. 이어 래퍼까지 등장해 국악 선율 위로 랩을 얹자 공연장은 말 그대로 '국악 파티'가 됐다. 올해 유독 많은 공연을 봤지만, 끝나고 나서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바로 든 무대는 많지 않았다. 이 무대에서 국악은 '보존해야 할 것'이 아니라 '함께 놀 수 있는 것'에 가깝다. 그 거리감의 변화가 인상 깊었다. ▶〈극단 헛짓 '혜영에게'〉-최현정 기자 올해도 많은 공연이 무대에 올랐고 문화부에 있으면서 다양한 공연을 접할 수 있는 한 해였다. 하나의 공연이 펼쳐지기까지 보이지 않는 수많은 노력들이 있기에, 어느 작품 하나를 고르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지난 가을 관람한 극단 헛짓의 '혜영에게'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있다. 우리가 '선의'라고 믿는 행동이 과연 타인에게도 선의일 수 있을까. 너무 쉽게 판단이 이뤄지는 시대에 잠시 멈춰 생각할 지점을 남긴 연극이었다. 극의 연출 방식 또한 음악, 무대장치도 최소한으로만 했다. 무대 중앙에 놓인 노란 천과 바스락거리는 종이 소리가 겨울의 눈을 밟는 감각을 대신한다. 그것만으로도 서정성을 잃지 않으면서 강한 흡입력을 만들어냈다. 여러 호평과 함께 올해 '혜영에게'는 월드 2인극 페스티벌에서 지역팀으로 유일하게 참가해 3관왕을 수상하는 경사를 더했다.
2025-12-24 11:08:58
대구오페라하우스, 2026년 상반기 '라 보엠·나비부인·리골레토' 선보인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국내외 오페라 발전과 교류를 바탕으로 국내 유일 오페라 제작극장으로서 역할에 집중하며 오는 2026년 상반기 기획 오페라를 공개했다. 2026년 새해를 맞이해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세계 무대를 향한 다양한 공연과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상반기 공연은 1월과 3월에 각각 푸치니 오페라 '라 보엠'과 '나비부인'을 차례로 선보이고, 4월에는 대구오페라하우스와 중국국가대극원의 공동제작, 배급을 통한 베르디 오페라 '리골레토'를 공연한다. 이후 5월부터 대구오페라하우스는 본격적인 공연장 무대 시설 리모델링에 착수하며 더 나은 공연 현장을 위한 무대 시설 시스템의 최신화를 구축할 예정이다. 오는 1월 30일(금)과 31일(토) 양일간 펼쳐지는 푸치니 오페라 '라 보엠'은 2026년의 첫 번째 공연으로, 달구벌의 대구와 빛고을의 광주를 잇는 달빛동맹 교류의 결실로서 의미가 깊다. 두 지역 간 문화예술, 산업,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생과 연대를 이어가는 교류의 현장이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광주시립오페라단이 제작한 이번 공연을 통해 실현된다.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에는 대구오페라하우스 자체 제작 오페라인 '나비부인'이 관객들을 만난다. 지난해 '2025 에스토니아 사아레마 오페라 페스티벌'에 공식 초청 받은 작품으로, 현지 관객들의 호평과 찬사가 쏟아진 작품을 한국 관객들에게 다시 한번 선보이며 앵콜 공연한다. 국내 유일의 오페라 제작극장인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직접 제작한 공연으로 가수들의 섬세한 감정 연기와 호소력 있는 창법, 무대 연출 등 높은 완성도를 바탕으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예정이다. 공연은 3월 27일(금)과 28일(토)에 각각 1회씩, 총 2회차 진행된다. 상반기 마지막 작품은 베르디 오페라 '리골레토'다. 이번 공연은 4월 24일(금). 25일(토) 양일간 진행되며 '2027년 한·중 수교 35주년'을 기념해 대구오페라하우스와 중국 국가대극원의 공동제작, 공동배급으로 선보이는 공연이다. 대한민국 오페라 역사상 처음으로 중국과 함께 공동제작 및 배급을 통해 만들어지는 이번 공연은 2026년 4월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첫 공연을 올리고, 9월에는 북경에 있는 중국 국가대극원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리골레토'는 '레 미제라블'의 작가 빅토르 위고의 희곡 '환락의 왕'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작품이다. 분노와 복수, 권력과 부성애가 뒤엉킨 비극적 사랑을 담은 작품으로 시대를 초월한 보편적 주제를 다루어 현대인들에게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 2026년 5월 대구오페라하우스 공연장 시설 리모델링을 앞두고 관객들과 만나는 작품으로 아시아를 대표하는 대구오페라하우스와 중국 국가대극원의 수준 높은 오페라 제작 무대가 될 것이다. 이어 하반기에 있을 '제23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야외 오페라를 시작으로, 지역 내 공연장들과 협력하여 폭 넓고, 다양한 무대에서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문의 053-430-7471.
2025-12-23 17: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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