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 덕후 커뮤니티서 10조 기업으로…'무신사'의 비밀
〈strong〉'무신사 냄새 난다' 〈/strong〉 이 말을 들어본 적 있는가. 옷 좀 잘 입는다는 사람은 들으면 억울할 테고, 패션에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한 번쯤 들어봤을 말이다. 검은색 상의에 슬랙스, 어딘가 비슷비슷한 옷차림을 놀리는 말이지만, 역설적으로 이보다 무신사의 영향력을 잘 보여주는 표현도 없다. 놀림의 대상이 될 만큼 하나의 스타일이 대중화됐다는 뜻이니까. 신간 '진격의 무신사'는 고등학생이 만든 신발 커뮤니티가 기업이 되는 과정을 추적한다. '진격의 무신사'는 중앙일보 기업연구부 소속인 두 기자가 수개월간 무신사 전·현직 임직원과 패션·유통·투자업계 관계자들을 취재해 창업부터 기술 투자, 브랜드 확장, 부동산 전략, 상장 추진까지 살폈다. 성공담을 나열하기보다 무신사가 성장의 변곡점마다 어떤 선택을 했는지 추적한다. 무신사는 한 온라인 사이트에서 시작된다. 2001년 고등학생 조만호가 만든 신발 마니아 커뮤니티가 시작이었다. '〈strong〉무〈/strong〉지하게 〈strong〉신〈/strong〉발 〈strong〉사〈/strong〉진이 많이 저장된 곳'이라는 이름처럼 운동화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여 정보를 나눴다. 2003년 독립 사이트 무신사닷컴으로 발전했고, 2009년 온라인 패션 스토어를 열면서 커뮤니티는 커머스로 전환했다. 창업 초기 조만호 대표가 사이트 운영비를 마련하기 위해 아끼던 한정판 나이키 운동화를 팔았다는 일화도 유명하다. 매달 60만원에 이르는 서버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서였다. 좋아하는 분야를 중심으로 모인 사람들이 잠재 고객이 되고, 그들의 관심사가 상품 거래로 이어졌다. 무신사는 커뮤니티에서 형성된 취향과 신뢰를 상업적 기반으로 바꿨다. 무신사는 옷을 파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직접 만들기 시작했다. 2017년 선보인 자체 브랜드 무신사 스탠다드는 슬랙스의 핏과 길이, 색상을 세분화해 소비자마다 다른 취향을 공략했다. 플랫폼에서 쌓은 구매 후기와 고객 데이터가 상품 기획으로 이어진 것이다. 입점 브랜드를 모으는 데서 나아가 직접 상품을 기획하고 판매하는 구조를 만든 셈이다. 브랜드를 키우는 방식도 달랐다. 마뗑킴과 커버낫, 디스이즈네버댓 같은 브랜드가 무신사를 통해 소비자와 만났고, 브랜드가 늘수록 소비자가 플랫폼을 찾을 이유도 많아졌다. 여기에 여성 패션 플랫폼 29CM 인수와 뷰티·리빙·키즈로의 확장, 성수동 오프라인 매장과 팝업스토어까지 더해졌다. 온라인에서 시작한 사업을 상품과 공간으로 넓혀온 것이다. 이제 무신사는 상장이라는 다음 관문을 앞두고 있다. 무신사의 2025년 매출은 1조4천679억원, 영업이익은 1천405억원이다. 2026년 9월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으며, 2027년 상반기 상장과 기업 가치 10조원을 목표로 한다. 관건은 몸집을 키우는 속도만큼 수익성과 해외 경쟁력도 증명할 수 있느냐다. 국내에서 통했던 브랜드 발굴과 상품 기획, 플랫폼 운영 방식이 다른 시장에서도 통할지는 아직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사업 영역을 넓히는 속도만큼 각 사업의 수익성과 해외 경쟁력을 확보하는 일이 중요해졌다. 신발 마니아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출발한 무신사가 상장을 발판 삼아 글로벌 패션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앞으로가 기대된다. 324쪽, 2만2천원.
2026-10-29 11:24:58
책과 작가, 음악이 어우러지는 축제…제5회 담다 페스티벌 개최
책과 작가, 독자가 함께 어우러지는 '2026년 제5회 담다 페스티벌'이 11월 7일(토) 오후 2시 대구도서관 4층 대강당에서 열린다. 도서출판사 담다가 마련한 이번 행사는 '씩씩하게', '아름답게', '나답게'를 주제로 책과 음악, 참여 프로그램을 통해 소통하는 자리로 꾸며진다. 행사는 총 3부로 진행된다. 1부 '씩씩하게'에서는 담다에서 출간한 도서를 소개하고, 작가들이 차례로 자신을 소개하는 '담다 작가 릴레이 소개'와 행운권 추첨을 진행한다. 출판사를 통해 세상에 나온 책과 작가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시간이다. 2부 '아름답게'에서는 싱어송라이터 김건균의 공연이 펼쳐진다. 사람과 사랑을 노래로 표현하는 김건균은 음악을 통해 관객들과 감성을 나눌 예정이다. 3부 '나답게'에서는 윤슬 작가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각기 다른 방식으로 책과 문화를 즐기는 참가자들이 함께 어울리며 축제의 의미를 나눌 수 있도록 구성했다. 담다 페스티벌은 지난해 제4회 행사에서도 '신나게! 즐겁게! 나답게!'를 주제로 참가자 간 소통 프로그램과 공연, 작가와의 대화 등을 선보였다. 올해는 출간 도서와 작가를 소개하는 한편 음악 공연까지 더해 프로그램을 꾸린다. 신청은 10월 31일까지다. 참가비 무료.
2026-10-29 10:53:30
[독자위원회] "지역 현안, 진단 넘어 실질적 해법까지 짚어야"
지난 27일 열린 매일신문 제25기 독자위원회 7차 회의에서는 10월 한 달간 보도된 주요 기사를 중심으로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이날 독자위원들은 지역경제와 산업 경쟁력, 인구 감소와 지역소멸, 의료격차 등 대구·경북의 주요 현안을 다룬 보도에 주목했다. 특히 지역의 위기를 진단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책과 제도가 현장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는지 검증하는 후속 취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통계 보도는 단순한 수치 나열보다 지역 간 비교와 원인 분석을 강화하고, 정치·의료 등 주요 현안은 갈등과 문제 제기를 넘어 구체적인 대안과 개선 효과까지 짚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독자위원들은 온·오프라인에 게재된 기사들을 두고 지역 언론의 역할과 보도의 방향을 함께 살펴봤다. ◆공영순 위원(칠성초 교장) 12일 자 '대구일마이스터고 2년 연속 과정평가형 우수 인증기관'과 13일 자 'AI·반도체 입는 대구 직업계고… 현장 맞춤형 기술 인재 키운다'는 대구 직업계고의 자격 교육 성과와 AI·반도체 중심 학과 재구조화 현장을 구체적으로 조명했다. 산업 변화에 맞춰 실무형 인재를 양성하려는 학교들의 노력을 구체적으로 전달하고, 사진과 요약표를 활용해 독자의 이해를 도왔다. 앞으로 여건이 어려운 다른 직업계고의 교육 환경 개선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후속 보도를 기대한다. ◆마정호 위원(한국부동산원 인사혁신실 전문위원) 16일 자 '대구 사회복지 예산 9조 돌파…10년 새 2.5배 증가'는 통계와 전국 평균 비교를 통해 대구의 복지비 증가와 지방재정의 과제를 짚었다. 향후 복지사업별 지출 증가 원인과 복지서비스 개선 효과, 재정 건전성 확보 방안까지 다루는 후속 보도를 기대한다. 20일 자 '수축사회, 대구'는 인구 감소와 산업 위축, 가계부채 증가 등 지역경제의 위기 징후를 다양한 통계로 종합해 설득력 있게 전달했다. 다만 지표별 원인과 인과관계에 대한 분석을 보완하고, 청년인구 유출 방지와 지역산업 고도화 등 구체적인 정책 대안까지 제시하는 후속 보도를 기대한다. ◆성태문 위원(iM금융지주 전 부사장) 20일 자 3면 '수축사회 늪에 빠진 대구'는 취득세 증가율과 가계부채 등 구체적인 통계로 대구 경제의 복합적인 위기를 짚고, 파노라마 사진과 산업구조 전환 해법을 함께 제시해 경각심을 높였다. 22일 자 '온라인 판매보다 방문객 유입 원해'는 전통시장 상인들이 겪는 디지털 전환의 부담과 실제 수요를 짚고, 오프라인 방문객 유입을 위한 정책 방향을 제시한 점이 돋보였다. 앞으로도 실효성 있는 대안이 마련되도록 후속 보도를 기대한다. ◆이성욱 위원(달서아트센터 관장) 11일 자 '학군지 공부 잘하는 약 둔갑…수성구 10대 처방량 2.6배↑'는 통계를 바탕으로 청소년 ADHD 치료제 오남용 실태와 입시 경쟁의 문제를 짚어 경각심을 높였다. 향후 처방·유통 관리와 예방 교육의 실효성을 점검하고, 과도한 입시 경쟁이라는 근본 원인까지 살펴보는 후속 보도를 기대한다. 19일 자 '프랑스 학생·노동자 폭발 왜? 세계 최고 복지 국가 부메랑'은 프랑스의 재정 위기와 복지제도의 한계를 구체적인 수치로 분석해 시위의 구조적 배경을 이해하도록 도왔다. 프랑스의 연금·재정 개혁과 사회적 갈등을 지속적으로 추적하고, 한국의 복지제도와 재정 건전성에 주는 시사점까지 비교하는 국제 보도를 기대한다. ◆임승환 위원(영남사이버대학교 총장) 정치면은 주요 현안을 다루며 권력 감시 기능을 수행했다. 여야 공방을 넘어 법률적 쟁점과 민생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생활 밀착형 정책도 꾸준히 다루길 기대한다. 6일 자 9면 기획면 '이웃사랑'은 아들을 돌보는 아버지의 사연과 지역사회의 나눔을 조명해 언론의 사회적 역할을 보여줬다. 앞으로도 소외된 이웃을 살피고 나눔을 연결하는 따뜻한 보도를 기대한다. ◆장민철 위원(대구쪽방상담소 소장) 7일 자 '5년 만의 인구감소지역 재지정…서구 활력플러스지역, 남구·군위 자격 유지'는 지역별 인구 변화와 정책 과제를 조명했다. 인구 변화뿐 아니라 주민 삶의 질과 관련 사업의 실효성도 점검하길 바란다. 14일 자 '통합돌봄 반년째…대구, 의료·간호 돌봄 공급 전국 하위권'은 대구의 돌봄 서비스 부족과 지역별 격차를 통계로 잘 보여줬다. 실질적인 제도 개선을 이끄는 후속 보도를 기대한다. 18일 자 '에너지바우처 1인 29만5천원…가스는 차감, 연탄은 카드로'는 에너지 빈곤층의 지원 사각지대와 제도 개선을 짚었다. 앞으로도 열악한 주거 환경과 에너지 빈곤 문제를 지속적으로 다루길 바란다. ◆정성욱 위원(상가도사·상가연구소(C&C) 대표) 23일 자 3면 '구멍가게보다 못 한 산업부의 예산 편성'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예산 편성과 지역 간 투자 불균형 논란을 짚으며 정부 정책의 형평성을 감시했다. 다만 예산 규모 비교를 넘어 사업별 편성 기준과 정부의 입장도 함께 분석하고, 대구·경북의 산업 경쟁력을 높일 구체적인 방안까지 제시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지역 국회의원들의 문제 제기가 실제 예산 확보와 정책 개선으로 이어졌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지역 산업의 성장 가능성과 발전 과제를 발굴하는 후속 보도를 기대한다. ◆정인과 위원(중소기업중앙회 대구지역본부장) 2일 자 '무신사 대구로, 영주 사과는 전국으로'는 대형 유통업체의 지역 진출과 중소기업의 온라인 판로 확대를 조명했다. 향후 실제 매출과 수익성 변화를 점검하길 기대한다. 14일 자 '대구 뿌리산업 첨단 맞춤 체질 개선 시급'은 뿌리산업의 구조적 한계와 AI 전환 필요성을 짚었다. 영세기업의 투자 부담과 성공 사례를 통해 실질적인 지원 방안을 다루길 바란다. 21일 자 '대구 섬유·패션업 불황 위기, 日 시장 진출·인력 양성 모색'은 섬유업계의 수출 부진과 해외시장 개척 노력을 다뤘다. 일본 사례를 바탕으로 대구 기업의 적용 가능성과 산업 체질 개선 방안을 분석하길 기대한다. ◆하연옥 위원(대구시의사회 부회장) 6일 자 사설 '의사 수도권 쏠림, 지방 의료가 무너진다'와 7일 자 '병상 절반 텅텅, 경북대병원 흔들'은 지역 의료격차와 거점병원의 위기를 짚었다. 병상가동률 저하의 원인과 주민들의 진료 공백을 구체적으로 분석하는 후속 보도를 기대한다. 6일 자 '응급실 미수용 대응…대구시, 의료 법적 부담 완화 추진'은 응급의료 현장의 법적 부담과 진료 기반 부족을 다뤘다. 앞으로 제도의 실효성과 소아응급의료 공백, 의료진 보호 및 환자 안전 문제까지 지속적으로 점검하길 바란다. ◆정현태 위원장(경일대학교 총장) 20일 자 기획보도 '수축사회, 대구'는 인구 감소와 재정 악화, 산업구조 문제를 객관적 통계로 분석해 대구의 지속 가능성을 진단했다. 다만 위기 프레임을 강조하기보다 타 지자체와의 비교를 통해 대구만의 상황을 설명하고, 인구·자원 사용량 감소의 원인도 구체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산업구조 대전환을 해법으로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책의 실현 가능성과 재정 부담, 기대 효과까지 검토하는 후속 보도를 기대한다. ◆최경철 편집국장 학생들의 밝은 미래와 지역 경제의 긍정적인 가능성을 발굴하는 것도 지역 언론의 중요한 역할이다. 의료 인프라 부족과 수도권 쏠림 등 지역이 직면한 문제를 극복할 대안을 모색하고, 대구·경북이 중앙정부 정책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감시의 눈을 늦추지 않겠다. 비판에 그치지 않고 지역의 밝은 면과 선한 영향력을 널리 알리며 시민들이 미래를 비관하지 않고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독자들이 지역을 위한 신문의 역할에 관심을 갖고 지켜봐 주신다면 큰 힘이 될 것이다. 이를 동력 삼아 지역을 위해 더욱 열심히 뛰겠다.
2026-10-29 00:30:00
오래 사랑했다고 해서 상대를 온전히 아는 것은 아니다. 가족도 친구도 어느 순간 낯선 얼굴로 다가온다. 오철환 소설집 '미궁'은 익숙한 관계에 균열이 생기는 순간 드러나는 인간의 욕망과 상처를 들여다본다. 책에는 결혼과 이혼, 가족과 유산, 노년의 사랑, 소녀들의 우정을 다룬 중단편소설 여섯 편이 실렸다. 인물들은 사랑하는 사람을 의심하고, 진실을 확인하려다 소중한 것을 잃으며, 뜻밖의 불행을 겪은 뒤에야 곁에 있던 사람을 새롭게 바라본다. '혈흔'은 오랜 소꿉친구와 결혼한 남자가 첫날밤의 의심을 거두지 못하고 파국으로 향하는 이야기다. '엄마와 딸'은 재벌의 이혼을 계기로 두 여성이 자신의 삶과 정체성을 돌아보는 과정을 그린다. '산지기 전설'은 임진왜란에 의병으로 나섰던 백정의 삶을 통해 전쟁의 공로와 개인의 폭력, 신분의 굴레가 얽힌 인간사를 펼쳐 보인다. 책에 실린 총 여섯 작품의 인물들은 사랑받고 싶고 손해를 피하고 싶으며 자신이 옳다고 믿는 기준을 지키려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 마음이 타인에게 상처를 주고 스스로를 가두는 벽이 되기도 한다. 232쪽, 1만5천원.
2026-10-28 17:27:50
농부에게 밭은 삶의 터전이자 세계를 읽는 자리다. 춘천에서 오이와 시를 함께 가꾸며 살아온 차창호 시인이 신작 시집 '하늘로 걸어가는 물'을 펴냈다. 배추와 꽃다지, 서리태와 고구마 등 농작물부터 물과 나무, 새와 구름까지 밭에서 마주한 풍경을 통해 생명과 죽음, 삶의 순환을 들여다본다. 시집에는 표제작 '하늘로 걸어가는 물' 등 55편이 4부에 걸쳐 실렸다. 시 속 농작물과 자연은 농촌의 정취를 장식하는 배경에 머물지 않는다. 시인이 세계를 이해하고 삶의 의미를 발견하는 통로다. 특히 이번 시집은 자연의 변화와 먼저 떠난 가족의 기억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한다. 생과 죽음을 서로 단절된 것으로 보기보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순환으로 바라보는 시선이다. 땅에서 자란 생명이 다시 흙으로 돌아가듯, 사라짐 역시 삶의 일부라는 인식이 농부의 일상에서 길어 올린 언어로 펼쳐진다. 차 시인은 아버지의 투병을 계기로 전업 농부의 길에 들어선 뒤 지금까지 농사와 시 쓰기를 함께 이어오고 있다. 120쪽, 1만2천원.
2026-10-28 17:21:52
시를 쓰려면 특별한 재능이 필요할까. 허윤정 시인은 한 줄의 문장으로도 존재와 관계에 관한 깊은 사유를 담아낼 수 있다고 말한다. 신작 '일백 편의 한줄시 제2집'은 짧은 시의 가능성을 탐색하며 시 창작을 전문 문인의 영역에서 일상의 언어로 확장하려는 시도다. 시집에는 산과 하늘, 바람과 꽃 등 자연물을 소재로 삼아 존재의 원리와 관계를 풀어낸 작품들이 담겼다. 짧은 문장 안에서 서로 다른 개념을 충돌시키고 연결해 독자가 스스로 의미를 발견하도록 이끈다. 저자는 역설과 모순, 비인과성을 활용하는 '은유 알고리듬'을 제시하며, 그 원리를 익히면 일반 독자와 어린이도 시를 창작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번 책은 시의 대중화와 창작의 문턱을 낮추려는 저자의 오랜 고민을 담았다. 교육자이자 시문학가였던 남편 고 정태범 교수에 대한 추모의 뜻도 더했다. 시를 감상하는 데서 나아가 직접 쓰고 생각하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학 교육의 가능성도 살핀다. 이 책은 한 줄의 언어로 시의 본질과 창작의 가능성을 묻는다. 168쪽, 1만3천원.
2026-10-28 17:20:26
가족을 닮는다는 건 얼굴만 닮는다는 뜻일까. 소설가이자 동화작가인 권태현 작가가 새 그림책 '누굴 닮아 예쁜가?'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의 닮음을 이야기한다. 주인공 나우는 거울을 들고 가족들의 얼굴을 살펴본다. 엄마에게서는 호수 같은 눈을, 아빠에게서는 멋진 코를, 할머니에게서는 귀여운 입을 찾지만 할아버지를 닮은 곳은 발견하지 못한다. "할아버지는 못생겼어!"라는 손주의 말에도 할아버지는 나우를 번쩍 안아 올리며 넉넉한 사랑을 보여준다. 두 사람의 닮음은 뜻밖의 순간에 드러난다. 위험에 빠진 새끼 고양이를 구하려다 고양이가 떨어지자 나우는 두 팔로 받아 안는다. 손등을 할퀴어도 고양이를 놓지 않고 어미 곁에 돌려보내며 조심하라고 다정하게 속삭인다. 할아버지가 평소 자신에게 건네던 말을 그대로 되돌려준 것이다. 나우는 그제야 "할아버지도 닮았어!"라고 외친다. 책은 가족을 닮는다는 것이 눈과 코, 입의 생김새를 넘어 누군가를 아끼고 보살피는 마음까지 이어받는 일임을 보여준다. 사랑받으며 자란 아이가 그 사랑을 다른 생명에게 건네는 과정이 아이의 천진한 시선과 따뜻한 이야기로 펼쳐진다. 32쪽, 1만5천원.
2026-10-28 17:18:33
대구 작곡가부터 몽골 초원까지…대구시향, 클래식의 경계를 넘다
신화 속 미궁과 몽골 초원의 소리, 핀란드의 시대정신이 하나의 오케스트라 안에서 만난다. 대구시립교향악단이 서로 다른 문화와 이야기를 품은 세 작품으로 클래식의 경계를 넓힌다. 대구시향은 11월 13일(금)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제530회 정기연주회 '클래식, 경계를 넘어'를 개최한다.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백진현이 지휘하고, 몽골 전통 현악기 마두금 연주자 푸레브쿠 뭉크진이 협연한다. 대구 작곡가 이희주의 '미궁', 몽골 작곡가 샤타르 올지바야르의 '마두금 협주곡 제1번', 시벨리우스의 '교향곡 제2번'을 차례로 들려준다. 첫 곡인 '미궁'은 그리스 신화 속 미궁을 통해 출구를 찾아 헤매는 인간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다이달로스가 만든 미궁에서 테세우스를 이끈 아리아드네의 실처럼, 복잡한 삶에도 보이지 않는 길이 존재할 수 있다는 물음을 담았다. 2010년 소규모 오케스트라를 위해 작곡한 곡을 관현악 규모로 확장·개정했으며, 이번 공연에서 처음 연주된다. 이어지는 '마두금 협주곡 제1번'은 몽골 전통 악기의 독특한 음색과 주법을 서양 오케스트라와 결합한 작품이다. 약 17분간 이어지는 단악장 곡으로, 몽골 민요 '우르틴 두'를 닮은 서정적인 선율에서 출발해 전통 축제 나담과 초원을 달리는 말을 연상시키는 역동적인 흐름으로 전개된다. 독주 마두금의 기교를 보여주는 카덴차를 거쳐 웅장한 합주로 마무리된다. 협연자 푸레브쿠 뭉크진은 마두금 연주자이자 작곡가, 지휘자로 활동하는 몽골의 대표 음악인이다. 유네스코 주최 청소년 마두금 대회에서 대상을 받았으며,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작곡과 지휘를 공부했다. 2019년에는 한국에서 '제1회 한·몽 모린후르 페스티벌'을 창설하는 등 한국과도 인연을 이어왔다. 후반부는 핀란드 작곡가 시벨리우스의 '교향곡 제2번'으로 채운다. 1902년 헬싱키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러시아 제국의 지배 아래 있던 핀란드에서 조국의 미래를 상징하는 곡으로 받아들여지며 '독립 교향곡'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다만 시벨리우스는 정치적 해석과 거리를 두고 이 곡을 '영혼의 고백'이라고 표현했다. 소박한 전원풍 주제로 시작해 어둡고 명상적인 악장과 긴장감 넘치는 전개를 거쳐, 장대한 피날레로 마무리된다. R석 3만원, S석 1만6천원, H석 1만원. 초등학생 이상 관람가.
2026-10-28 09:50:28
[2027 매일신춘문예 공모] 1년에 한 번, 드디어 열리는 신인 작가 등용문
70년 전통의 매일신문 신춘문예가 문학청춘들의 참신한 작품을 공모합니다. ▷단편소설 ▷시 ▷시조 ▷동시 ▷수필 등 5개 부문입니다. AI의 등장으로 예술 분야는 전방위적 위협을 받고 있다고 하나, AI가 문학 작품을 쓸 수 있는 시대라고 하나 눈 밝은 독자들은 '인간 인지 감수성'이 녹아든 작품을 알아챕니다. 사람의 온기가 전해지는 작품은 사람만이 쓸 수 있다고 믿습니다. 창의적 발상을 보검처럼 여기며 표절에서 자유로운 작품을 써내려 갈 작가 지망생들의 적극적인 응모를 기다립니다. 매일신문은 우리 문단의 대들보로 자리매김할 문학청춘들의 첫걸음을 응원하고 주춧돌이 돼 드리겠습니다. [2027 매일신춘문예 공모] ▶마감 시한=2026년 12월 8일(화) 오후 6시 (본사 도착일 기준. 우편소인 날짜 아님) ▶보내실 곳=(우편번호 41933) 대구시 중구 서성로 20 매일신문사 3층 편집국 문화특집부 신춘문예 담당자 앞. 문의=053)251-1580, 1742 ▶응모 요령 -모든 응모작은 미발표작에 한합니다. -수기로 쓴 원고는 접수하지 않습니다. 한글 프로그램을 사용해 글자 크기는 12포인트, 글꼴은 명조체로 하시면 됩니다. -작품 표지에 별도로 ▷응모 부문 ▷주소 ▷본명(필명 있을 경우 병기) ▷나이 ▷연락처를 써 주세요. -우편 봉투 겉면에도 '신춘문예'라 쓰시고, '응모 부문'을 써 주세요. (예)신춘문예 단편소설 -응모 원고는 반환하지 않습니다. ▶응모 자격 ①일간지 신춘문예 및 일간지 문학상, 종합문예지 신인상 당선자는 기성 문인으로 간주합니다. ②공무원 문예, 대학문학상, 매일시니어문학상 등 응모 자격이 제한된 문학상 당선자는 응모할 수 있습니다. ▶당선작 발표=매일신문 2027년 신년호 -당선작에 대한 저작권은 5년간 매일신문사에 있습니다. 다만 당선자가 작품집을 발간할 경우는 예외입니다. ▶당선 취소=다음의 경우 당선작 발표 이후라도 당선이 취소됩니다. ①동일한 원고를 다른 일간지 신춘문예에 중복 투고한 경우 ②기성 작품을 표절한 경우 ③기성 문인이 동일 장르에 응모했을 경우 ④AI의 도움을 받아 작품을 쓴 경우 ▶[알림] 시니어문학상 관련 공지 사항 매년 6월 공모했던 시니어문학상은 2027년부터 응모 시기, 응모 부문, 응모 연령이 달라집니다. 먼저 12월 신춘문예 공모와 같은 기간에 원고를 접수합니다. 또 응모 부문을 줄여 '논픽션 부문'에 한해 응모작을 받습니다. 응모 연령도 70세 이상으로 상향합니다. 기존의 시, 수필 부문은 폐지됩니다. 상금 규모 등의 변동이 있을 예정입니다. 자세한 사항은 [2028 매일신춘문·시니어문학상] 공고문을 통해 알려 드리겠습니다. 공고문은 2027년 10월 말 본지 지면에 게재될 예정입니다. 문의=053)251-1580
2026-10-28 00:30:00
소프라노 강혜정, 바로크부터 한국가곡까지…리사이틀 개최
소프라노 강혜정이 바로크 음악부터 이탈리아 성악곡, 한국가곡까지 시대와 장르를 넘나드는 무대로 대구 관객을 만난다. 대구콘서트하우스는 11월 10일(화) 오후 7시 30분 챔버홀에서 기획 시리즈 '클래식 ON'의 하나로 강혜정 리사이틀을 개최한다.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연주자들의 음악 세계를 가까이에서 만나는 시리즈로, 이번 공연에는 피아니스트 박상욱과 플루티스트 나채원, 첼리스트 김유진이 함께한다. 강혜정은 뉴욕 케이 플레이하우스에서 오페라 '마술피리'의 파미나 역으로 데뷔했다. 이후 '피가로의 결혼', '돈 조반니', '라 보엠',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등 국내외 오페라에서 주역으로 활동했으며, 현재 계명대 음악공연예술대학 음악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1부에서는 비발디와 헨델의 바로크 음악부터 로시니의 '음악의 밤'까지 선보인다. 2부에서는 플루트와 첼로가 더해져 레퍼토리를 넓힌다. 플루티스트 나채원과 베네딕트의 '집시와 새'를 들려주고, 첼리스트 김유진과는 이원주의 한국가곡 '연', '이화우', '베틀노래'를 선보인다. 이어 나채원과 함께 아당의 오페라 '투우사' 중 '작은 별 변주곡'을 연주한다. 협연으로 나서는 피아니스트 박상욱은 오스트리아 빈을 중심으로 음악적 기반을 다졌으며, 다수의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플루티스트 나채원은 강원대 음악학과 교수로, 첼리스트 김유진은 김천시립교향악단 첼로 수석으로 활동하고 있다. 전석1만원.
2026-10-27 15:27:54
신윤복 그림 속 인물, 오페라로 되살아나다…창작오페라 '미인' 세계 초연
조선시대 풍속화가 혜원 신윤복의 그림에서 영감을 얻은 창작오페라 '미인'이 전막 오페라로 관객과 만난다. 지난해 콘체르탄테(연주 중심 공연)로 가능성을 확인한 작품을 한층 발전시켜 세계 초연 무대에 올린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제23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폐막작으로 창작오페라 '미인'을 10월 30일(금) 오후 7시 30분과 31일(토) 오후 3시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공연한다. 앞서 이 작품은 2024년 대구오페라하우스 창작오페라 개발사업을 통해 발굴됐으며, 지난해 제22회 축제에서 콘체르탄테로 먼저 선보였다. 조선시대 중후기를 배경으로 한 작품은 억울한 죽음을 강요받는 마당과부 신 씨와 은양군, 별감 등 인물들의 얽힌 이야기를 그린다. 타인이 정한 운명에 굴하지 않고 주체적인 삶을 찾아 나서는 한 여인의 시련과 선택, 다시 살아갈 용기가 주요 서사다. 신윤복의 그림에 상상력을 더해 인물들의 이야기를 오페라로 풀어냈다. 전막 공연에서는 지난해 선보인 음악적 토대에 감각적인 무대 디자인과 영상 연출을 더해 극의 서사와 조선시대의 정취를 시각적으로 구현한다. 작곡가 진영민과 대본가 조광화가 지난해에 이어 작품을 다듬었으며, 지휘자 이동신과 연출가 유철우가 새롭게 합류했다. 출연진은 소프라노 이혜진·정선경(신씨·설우 역), 바리톤 권성준·서정혁(은양군 역), 테너 김동녘·석정엽(별감 역) 등이다. 디오오케스트라와 대구오페라콰이어도 함께 무대에 오른다.
2026-10-27 14:02:08
시와 음악·무용·연극의 만남…대구시낭송협회 '시인들의 르네상스'
시를 낭송하는 데서 나아가 음악과 무용, 연극 등 다양한 예술 장르로 시의 매력을 전하는 무대가 대구에서 열린다. 대구시낭송협회는 11월 7일(토) 오후 2시 30분 가창댐 산자락에 자리한 동제미술관에서 가을 공연 '시인들의 르네상스 in Daegu'를 개최한다. 이번 공연은 시를 문학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여러 예술 장르와 결합해 시민들과 나누기 위해 마련됐다. 문기명 사회자가 서영처 시인의 '한여름 밤의 숲'을 낭송하며 막을 올리고, 이어 시 연주와 시 무용, 시극, 시 퍼포먼스, 시 가곡 등 다양한 무대가 펼쳐진다. 2013년 창립한 대구시낭송협회는 시에 목소리와 움직임을 더해 시민들이 시를 보다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활동해 왔다. 낭송 중심의 무대에서 벗어나 행위예술과 뮤지컬, 연극 등 여러 장르와의 융합을 시도하며 지역 시 문화의 저변을 넓히는 데 힘써 왔다. 협회는 창립 때부터 내건 '대구에 시인들의 르네상스를 꽃피우자'는 목표를 바탕으로 매년 가을 공연을 이어오고 있다. 깊어가는 가을, 시와 종합예술이 어우러지는 이번 공연은 시를 사랑하는 시민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다.
2026-10-26 16:08:58
대구를 대표해 전국무용제 무대에 오른 현대무용단체 M.F.L과 실용무용단체 팀 모벤티가 나란히 은상을 수상했다. 지난 17일 대구 지역 실용무용단체 팀 모벤티(TEAM MOVENTI·대표 김소진)가 서울에서 열린 제35회 전국무용제 부대행사인 '전국실용무용챔피언십'에서 작품 '천명(天命)'으로 은상을 수상했다. 팀 모벤티는 전국실용무용챔피언십에서 창의적인 안무와 표현력을 담은 '천명'을 선보였다. 전국 각지의 실용무용단체가 참가한 이번 경연에서 은상을 받으며 대구 실용무용의 창작 역량을 알렸다. 앞서 현대무용단체 M.F.L은 지난 5월 24일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열린 제36회 대구무용제에서 대상과 안무상, 연기상을 받으며 전국무용제 본선 진출권을 확보했다. 이후 이번 본선 무대에서 현대무용 작품 '뿌리'를 선보여 단체부문 은상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전국무용제는 전국 시·도를 대표하는 무용단체들이 창작 작품으로 경연을 펼치는 행사다. 부대행사인 전국실용무용챔피언십은 실용무용의 예술성과 대중성을 알리고 무용 문화의 저변을 넓히기 위해 마련됐다. (사)대한무용협회 대구광역시지회는 이번 수상을 계기로 지역 무용인들의 창작 활동과 무대 진출을 지원하고, 대구 무용예술의 발전을 위한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2026-10-26 14:16:18
대구 가을밤 수놓는 시와 음악…'다 함께 빛나는 시' 콘서트
대구의 가을밤, 시와 음악이 어우러지는 무대가 펼쳐진다. 대구시인협회는 10월 30일(금) 오후 7시 대구생활문화센터에서 2026년 시의 날을 기념해 '대구의 시(詩) 콘서트-다 함께 빛나는 시'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시를 통해 인간의 아픔을 위로하고 서로의 존재를 빛내는 문학의 가치를 시민들과 나누기 위해 마련됐다. 북 공연 '침묵 너머의 울림'을 시작으로 시의 날 선언문 낭독과 시낭송, 음악 공연, 대구 사투리 시극 등 문학과 예술을 결합한 무대가 이어진다. 김동원 대구시인협회장은 "시는 혼자 빛나는 별이 아니라 서로의 어둠을 밝혀 하나의 은하를 이루는 영혼의 노래"라며 "시와 사람이 서로의 별빛이 되는 따뜻한 축제에 시민들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구시인협회가 주최하고 대구문인협회와 이상화·이육사·이장희기념사업회, 죽순문학회가 후원한다.
2026-10-26 10:18:09
BBS대구불교방송 신임 사장에 대한불교 조계종 제9교구 본사 동화사 주지 선광 스님이 만장일치로 추대됐다. 임기는 2028년 10월까지 2년이다. 선광 스님은 "개국 30주년을 맞은 BBS대구불교방송이 신사옥을 성공적으로 마련하고 지역 포교와 언론 창달의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2026-10-25 12:30:58
'한강학의 확산과 등암 배상룡'…대구향교서 학술대회 개최
24일 오후 1시 30분 한강학연구원이 '한강학의 확산과 등암 배상룡'을 주제로 2026년도 정기 학술대회를 대구향교에서 개최했다. 퇴계 이황과 남명 조식의 학문을 아우른 한강학의 특징부터 스승의 가르침을 실천으로 옮긴 등암 배상룡의 의병 활동, 후손들의 학문과 영남 선비들의 교류까지 폭넓게 조명했다. 주제 발표에 앞서 개회식에서는 정재담 한강학연구원 이사장의 대회사, 감사패 수여 등에 이어 이어 이선하 대구향교 전교와 추경호 대구시장, 임인환 대구광역시의회 의장, 강은희 대구광역시 교육감 등이 축사를 전했다. 정재담 이사장은 "등암 배상룡 선생은 한강 선생의 학문을 충실히 이어받아 영남 학풍을 한층 풍부하게 만든 인물"이라며 "이번 학술대회가 한강학의 역사적 가치를 재확인하고 지역의 깊은 정신문화 유산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주제 발표는 4개 부문으로 진행됐다. 김낙진 진주교대 교수는 '한강 정구에 의한 퇴계학과 남명학의 종합'을 통해 한강 선생이 퇴계 이황과 남명 조식의 학문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자신의 학풍으로 발전시켰는지 분석했다. 두 학자의 학문적 장점을 아우른 한강 선생의 학문과 수양 방식에 주목했다. 배한동 경북대 명예교수는 '등암 배상룡의 학덕과 의병 활동'을 발표했다. 배상룡 선생은 임진왜란·정유재란·정묘호란·병자호란 등 국난 때 의병 활동에 나섰다. 발표에서는 병자호란 당시 의병장으로 활동한 행적과 함께 스승의 문집 간행, 연보 편찬 등에 힘쓰며 한강학을 후대에 전한 과정도 다뤘다. 남재주 한국국학진흥원 문학박사는 '일헌 정오석(逸軒 鄭五錫·1826~1869)의 생애와 작품 세계'를 통해 정구의 후손인 정오석의 학문과 문학을 조명했다. 선대의 책을 읽고 후손을 가르치며 벗들과 학문을 논했던 그의 삶을 바탕으로 자기 수양과 도덕 실천, 분수에 만족하는 안분지족(安分知足)의 가치를 살폈다. '몸은 수고로워도 마음은 편안하다'는 신로이심일(身勞而心逸)의 지향도 주요하게 다뤄졌다. 장인진 한강학연구원 부원장은 '금대 이가환(錦帶 李家煥)의 산문을 통한 영남 사족 교류'를 발표했다. 이가환이 남긴 산문과 비문을 분석해 조선 후기 영남 선비들의 교류를 살폈으며, 정구의 강학처인 성주 사창서당의 옛터와 관련된 '한강유허서당비명(寒岡遺墟書堂碑銘)'의 작성자가 이가환임을 밝혀냈다. 이를 통해 선비들의 학문적 네트워크와 옛 문헌이 지역 학술사를 복원하는 데 지닌 가치를 짚었다. 이번 학술대회는 청주 정 씨 문목공 대종회 및 청장년회, 성산 배 씨 진사공파 서암문중, 청주 정 씨 대종회 등이 주관했고 대구시와 대구시의회, 대구광역시교육청, 매일신문사, 영남유교문화진흥원이 후원했다.
2026-10-24 21:01:17
경북도립교향악단, 창작음악부터 쇼스타코비치까지…월드오케스트라페스티벌 무대
경상북도 도립교향악단이 국내 창작음악부터 베토벤과 쇼스타코비치의 대표작까지 아우르는 무대를 선보인다. 경북도립교향악단은 11월 4일(수)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리는 '2026 월드오케스트라페스티벌'에 참여한다. 지휘자 서진이 악단을 이끌고 피아니스트 문지영이 협연자로 나서 창작 관현악곡과 피아노 협주곡, 교향곡을 들려준다. 올해 13회째를 맞은 월드오케스트라페스티벌은 2013년 '아시아오케스트라페스티벌'로 시작해 국내외 오케스트라와 연주자, 관객을 잇는 클래식 음악 축제로 성장해 왔다. 이번 공연은 지역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한국 작곡가의 창작음악, 고전·근현대 교향곡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첫 곡은 작곡가 이규봉의 '악흥의 순간 VIII/II(Moments Musicaux VIII/II)'다. 2024년 작곡한 작품을 2026년 개작한 곡으로, 다양한 악기의 주법과 음색을 조합해 절제된 음향을 구현한다. 한국적 리듬과 선율을 부분적으로 활용해 서양 오케스트라 사운드에 한국음악의 요소를 녹여냈다. 이어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4번 G장조'를 문지영의 협연으로 들려준다. 피아노가 오케스트라의 서주 없이 먼저 주제를 제시하는 독특한 시작이 특징이다. 피아노와 현악의 대조가 두드러지는 2악장을 거쳐 빠르고 경쾌한 론도 형식의 3악장으로 이어지며, 독주 악기와 오케스트라의 긴밀한 호흡을 보여준다. 문지영은 국내외 주요 오케스트라와 협연하고 유럽 공연장에서 독주와 실내악 무대를 이어오고 있다. 2부에서는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11번 G단조 '1905년'을 연주한다. 1957년 작곡된 이 작품은 1905년 러시아 제정 시기의 혁명과 '피의 일요일'을 음악으로 형상화했다. '궁전 광장', '1월 9일', '영원한 기억', '경종' 등 네 악장으로 구성되며, 당시 혁명가요를 인용해 역사적 사건과 희생자에 대한 기억을 담아낸다. 지휘자 서진은 현재 경북도립교향악단 제7대 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1997년 창단한 경북도립교향악단은 정기연주회와 기획공연, 찾아가는 공연 등을 통해 경북 지역의 클래식 음악 저변 확대에 힘써 왔다. R석 2만원, S석 1만원. 초등학생 이상 관람가.
2026-10-23 10:06:33
[리뷰] 4년 전 핀란드의 기적, 대구서 재현되다…양인모 & 헬싱키 필하모닉
지난 21일 저녁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와 헬싱키 필하모닉의 협연을 보기 위해 객석은 일찌감치 만석을 이뤘다. 티켓 예매 전쟁을 뚫고 모여든 모녀, 젊은 연인, 혼자 공연장을 찾은 클래식 마니아들의 얼굴엔 시작 전부터 설렘이 가득했다. 첫 무대는 지휘자 유카-페카 사라스테가 이끄는 시벨리우스의 '펠레아스와 멜리장드' 모음곡이었다. 관악과 현악이 겹겹이 쌓아 올린 북유럽 특유의 음향이 장내를 채웠다. 과도한 기교 없이 명료하고 절제된 음들이 관객을 사로잡았다. 분위기는 양인모가 무대에 등장하며 순식간에 전환됐다. 그가 선택한 협주곡은 프로코피예프 바이올린 협주곡 2번. 서정성과 날카로운 긴장감이 교차하는 난곡이었지만, 양인모의 활은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흐름을 뚫고 또렷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독주와 관현악이 팽팽한 긴장감을 밀고 당기며 최고조로 치달을 때, 객석은 극도의 몰입감에 빠져들었다. 연주가 끝나자마자 참았던 탄성과 함성이 터져 나왔다. 잦아들지 않는 박수에 양인모는 두 곡의 앙코르로 화답했고, 객석은 다시 기립박수로 응답했다. 부산에서 공연장을 찾은 이혜수(42) 씨는 "양인모의 연주를 직접 듣고 싶어왔는데, 현장에서 전해지는 음향과 몰입감이 기대 이상이라 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감상을 전했다. 후반부는 시벨리우스 교향곡 2번으로 이어졌다. 헬싱키 필하모닉은 독주를 뒷받침하던 전반부와 달리 북유럽 클래식의 웅장한 음향을 거침없이 펼쳐냈다. 지휘자 사라스테의 카리스마도 돋보였다. 핀란드가 배출한 세계적 거장답게 사라스테는 과도한 기교나 과장 없이 절제되고 명료한 사운드를 조련해냈다. 이날 무대가 특별했던 것은 단순한 스타 연주자의 내한 그 이상이었기 때문이다. 2022년 한국인 최초로 '장 시벨리우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우승할 당시, 결선 무대에서 양인모와 호흡을 맞춰 우승을 이끌어낸 파트너가 바로 헬싱키 필하모닉이었다. 콩쿠르 무대에서 최고 영예를 안았던 청년 바이올리니스트가, 이제는 성숙한 거장으로 대구에서 옛 동료들과 재회한 셈이다. 수년 전 핀란드에서 함께 기적을 만들었던 이들이 대구에서 만들어낸 완벽한 호흡. 그 역사적 감동을 품은 박수소리는 공연이 끝난 뒤에도 오랫동안 그랜드홀에 짙은 여운으로 남았다.
2026-10-22 11:53:20
AI 시대, 인간은 왜 글을 쓰나…대구수필가협회 인문학 세미나
인공지능(AI)이 글쓰기 영역까지 빠르게 확장하는 가운데, 인간이 글을 쓰고 문학을 읽는 의미를 짚어보는 인문학 세미나가 대구에서 열린다. 대구수필가협회는 10월 23일(금) 오후 3시 대구문화예술회관 달구벌홀에서 '2026년 시민과 함께하는 인문학 세미나'를 개최한다. 주제는 '인공지능(AI) 시대에 글을 쓰는 의미'로, 시인이자 영남대 철학과 교수인 최재목 씨가 강연한다. 이번 강연에서는 AI를 활용한 글쓰기부터 작가의 삶과 역할, '나'와 '나의 언어'의 의미까지 폭넓게 다룬다. AI 시대에도 문학이 인간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살펴보고, 자신의 몸과 경험에 주목하는 태도와 무위(無爲), 무용지물(無用之物)의 쓸모, 평범함의 가치 등도 함께 짚을 예정이다. 협회 측은 인간은 몸으로 삶과 죽음을 경험하고 환경과 관습, 전통 속에서 의미를 형성하지만 AI는 인간과 같은 생애와 신체적 경험을 갖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를 바탕으로 기술이 발전하는 시대에 인간이 글을 쓰고 문학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함께 생각하고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대구수필가협회 회원과 지역 예술인은 물론 관심 있는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사전 신청 없이 참석하면 된다.
2026-10-22 11:42:51
한때 스스로 삶을 포기하려 산길을 올랐던 스님이 이제는 죽음을 앞둔 이들의 곁을 지킨다. 호스피스 영적 돌봄가로 활동하는 능인 스님이 환자와 가족들을 돌보며 깨달은 삶의 의미를 담은 첫 에세이 '단정한 죽음'을 펴냈다. 어린 시절의 상처와 분노를 다스리지 못해 스스로를 '꼴통 스님'이라 불렀던 저자는 삶의 고비에서 사제의 도움으로 다시 살아갈 힘을 얻었다. 이후 호스피스 병동에서 환자들을 만나며 겉으로 드러나는 고집과 분노 뒤에 숨은 두려움과 외로움을 이해하게 됐다. 책에는 병상에서도 주식을 놓지 못했던 환자, 자신의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남편을 간병한 아내, 엄마와의 이별을 처음 겪는 어린아이 등 다양한 사연이 담겼다. 저자는 환자뿐 아니라 곁을 지키는 가족의 피로와 죄책감에도 귀를 기울인다. 더 오래 돌보기 위해서는 보호자 역시 잠시 쉬어도 괜찮다는 위로도 건넨다. 저자는 죽음을 준비하는 일 역시 어느 날 갑자기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오늘의 말과 행동을 돌아보며 삶의 매무새를 가다듬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208쪽, 1만9천원.
2026-10-22 11: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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