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선정성 논란
누드(nude)는 언제나 사회적 이슈가 돼왔다. 얼마전 중학교 미술교사가 인터넷 홈페이지에 자신의 누드사진을 게재, 직위해제됐는가 하면 대구에서는 얼굴 모델들의 요구로 사진 전시회가 취소되고 작가는 피소되기도 했다.예술에서 누드는 꼭 필요한 주제인가. 아니면 예술의 가면을 쓴 상술에 불과한 것인가. 누드에 대한 일반의 궁금증을 풀기 위해 누드의 개념, 작가, 누드모델등의 얘기를 몇차례에 걸쳐 싣는다.
편집자
"관능미를 느낄수 없으면 누드작품이 아니다" '누드의 미술사'라는 명저를 남긴 미술사학자 케네드 클라크의 유명한 말이다. 그는 "인간의 원초적감각인 관능미를 바탕으로 생명성과 비례의 미를 표현하는게 누드"라고 정의했다. 결국 논란을 부르는 관능미, 넓은 의미의 에로티시즘은 누드에 빠트릴 수 없는 요소인 셈이다.
몇년전만 해도 누드사진대회에는 참가자들이 대거 몰려들면서 인기를 구가했다. 몇만원의 참가비를 내걸었는데도, 호기심과 작품 욕심이 뒤섞인 아마추어 작가들이 '구름처럼' 모여들곤 했다.그렇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다. 각종 미디어를 통해 누드를 쉽게 접할수 있는데, 신비감을 가질 이는 얼마되지 않다는게 관계자들의 얘기였다. 실제로 작가들이 갤러리에서 모델을 세워놓고 크로키(단숨에 그리는 스케치.밑그림) 시범을 자주 보이고, 백화점 방송국 등의 문화센터에서 주부들이열심히 누드 드로잉을 배우는 모습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이달초 대구 수다갤러리에서 누드드로잉 작업을 한 여류작가 안남숙(36)씨는 "예전 같으면떠들썩했지만, 워낙 자주 벌어지는 일이라 작가나 관객도 무덤덤하게 지켜보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웬만큼 예술을 이해한다면 누드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 분위기다.
또 누드작품만 그리는 아마추어 모임이 활동중이다. 의사 주부 회사원 작가 등으로 구성된 '상(像)-그이후' 회원들은 일주일에 한번씩 모델을보면서 크로키를 공부한다. 벌써 7번이나 그룹전을 가졌고 올해도 그룹전을 계획중이다. 김을식(46.치과의사)회장은 "호기심은 한달만 지나면 없어지기마련"이라며 "선(線)맛을 느끼며 공부하는데 누드가 제일 낫다"고 말했다.그렇다면 문제는 예술과 선정성의 경계다. 미술평론가 김영동(45)씨는 "누드작품은 당당하고 건강해 보이고, 선정적인 작품은 부끄럽고 수치감을 준다"고말했다. 결국 예술과 상술을 구분하는 것은 사회 구성원들의 예술적인 안목이 아니겠는가.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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