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추연 권용현 문집 발간

지금부터 16년전(1987년) 향연 89세로 작고하신 이 시대의 '마지막 선비' 추연 권용현(秋淵 權龍鉉) 선생의 문집이 한권의 책으로 엮어져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선생께서 생전 낙관으로 사용한 '은거구지(隱倨求之)'에서 따온 '은거하여 뜻을 구하며(황강신문사출판국 발행)'란 제목의 번역집으로 한문 원의(原義)를 싣고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국역한 것이 이채롭다.

이 문집은 손자 권문상(40) 변호사에 의해 출간되고 전국의 추연문인 교수들과 춘산 이상학(春山 李相學) 선생 등 유림의 큰 어른들의 도움이 있었다고 밝혔다.

추연 선생은 1898년 경남 합천군 초계면 유하리에서 출생, 평생을 초야에 묻혀 상투(보발)틀고 오직 학문하는 선비의 자세를 흐트리지 않은 대 유학자로 추앙을 받았다.

선생의 학맥은 멀리 조선조 우암 송시열(尤庵 宋時烈)에 닿아 성리학의 맥을 이었다.

향리에 태동서사(泰東書舍)를 지어 후학들을 양성, 당시 한문학에 입문한 사람이라면 한번쯤 이곳을 찾아 공부하던 모습은 한폭의 신선도와 같았다고 전한다.

16년전, 선생께서 천수를 다하여 요즘 세상 보기드문 23일장례를 행하자 수많은 제자와 유림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선생께서는 20대에 이미 학문을 완성, 문집 20권과 속집 30여권 등을 남겼으며 주로 성리 철학에 관한 것들이다.

또한 선생의 이름을 듣고 각처에서 청탁한 5천여개가 넘는 묘비명과 문집 서문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 문집에서는 선생이 남기신 것 중 시.잡저(雜著).서문.상량문.묘표(墓表).묘갈명(墓碣銘).언행술 등 극히 일부이며 선생의 행장(行狀)과 묘갈명, 태동서사기(泰東書舍記)가 함께 수록됐다.

선생의 문하를 거쳐간 수많은 제자들은 대개 이름없이 초야에 묻혀 선생의 길을 따르는가 하면, 허호구(단국대 동양학연구소) 교수 등 많은 제자들이 후학 양성에 전념하는 등 선생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합천.정광효기자 khje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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