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현충일 아침이었다.
부끄럽지만 나 같은 직장인에겐 현충일은 공휴일의 의미가 더 큰 게 사실이다.
오랜만에 늦잠을 자던 나는 아침부터 부산한 소음에 잠이 깼다.
집 바로 앞 달산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모 종교단체에서 자체 행사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오전 10시에 호국선열들에 대한 묵념 사이렌이 울리는데도 아랑곳없이 행사는 계속 진행되고 있었다.
어린이들도 참여하는 행사였던 것 같다.
사이렌이 울리는 동안 간단한 묵념을 해야하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일 것이고 묵념은 안하더라도 기도를 하든지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가지않게 행사를 잠시 중단하는 것이 당연한 처사였을 것이다.
비단 그 종교인들뿐만 아니라 나를 포함한 우리 사회의 국가 및 호국관의 단면이라는 생각에 씁쓸했다.
내가 어렸을 때는 놀다가도 사이렌이 울리면 모두 그 자리에 서서 하던 걸 모두 멈추고 묵념은 안하더라도 숙연한 기분을 느끼곤 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그 다음날 학교에 가면 선생님께서 어제 묵념을 했는지 확인을 했다.
이렇게 교육받고 자란 우리 세대도 자라서는 현충일은 공휴일에 불과하다고 느껴지는데 지금 어린이들이 나중에 성인이 되었을 때는 왜 현충일에 사이렌이 울리는지 그 의미조차 모르지는 않을지 걱정이 앞선다.
지금도 군복무 중인 많은 청년들이 가족과 나라를 위해 추위와 더위에 고생하고 있으며, 아까운 목숨을 잃는 경우도 많다고 알고 있다.
불과 얼마 전에 있었던 서해교전에서 우리의 군인들이 대한민국을 지켜내고자 바친 목숨과 피가 아직 식지 않았음을 한번쯤 생각했으면 한다.
유영아(대구시 침산3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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