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아니면 '딴따라'. 우리 사회가 대중문화인들을 바라보는 태도는 대체로 이 두가지가 아닐까. 떼거리로 몰려다니며 열광하는 '오빠부대'가 있는가 하면, 그 반대편에는 연예인을 낮춰보는 대중들의 선입견이 여전히 횡행하는 사회인 셈이다.
그렇지만 알게 모르게 연예인들도 사회활동을 많이 한다.
이들의 사회활동이 대중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엄청나다.
TV, 영화에 자주 나오는 연예인이 앞장서는 일에 호기심을 갖지 않을 사람들이 어디 있겠는가.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 영화배우 문성근, 명계남씨가 '노사모'를 이끌며 돌풍을 일으킨 것도 그때문이다.
'사회를 바꾸는 아티스트'(지승호 지음, 인물과 사상사 펴냄)는 사회변혁에 앞장서는 문화예술인9명을 인터뷰한 책이다.
문화평론가 강헌, 배우 권해효, 개그맨 김미화, 시사만화가 박재동, 영화감독 박찬욱, 가수 신해철, 가수 안치환, 시사만화가 장봉군, 가수 정태춘씨가 나와 일문일답 형식으로 자신의 얘기를 담담하게 들려준다.
그중 가장 읽을만한 내용이 '김미화'편이 아닐까. 그는 수십개의 각종 사회단체 홍보대사를 비롯해 활발하게 사회활동을 벌이는 시민단체의 마당발이다.
그의 활동을 보고 있으면 '그녀의 인생을 반으로 뚝 자르면 그 한쪽은 차별의 역사다.
남녀차별은 기본이고 빈부(달동네 출신), 학력(실업계 여상출신) 용모(작은 키에 큰 입), 어느 하나 제대로 대우받을 요소가 없다.
이정도면 세상에 한을 품어봄직도 한데 오히려 그런 편견의 세상을 넉넉하게 포용한다'(주철환 글)는 평가가 절로 생각날 정도다.
그는 "(봉사활동에) 시간을 쪼개는 건 문제가 아니에요. 일단은 재미있어요. 예를 들어 근육병 아이들이 모여있는 '잔디네 집'같은 데는 평상시에 제가 어떻게 가보겠어요? 아이들이 또는 어르신들이 제가 가서 즐거워하는 것을 보면 마음이 흐뭇해지고, 내가 잘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라고 했다.
노찾사에서 노래를 시작해 '광야에서' '철의 노동자'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등의 히트곡을 낸 안치환편도 괜찮다.
그는 "나름대로 사회에 대한 불만을 노래를 통해 토로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면서 "민중가요만 중요한게 아니라 자기(위치, 환경, 메시지)에 대한 정의를 분명히 하는 대중가요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중의 삶을 노래로 전해온 정태춘, 민주노동당 당원으로 활동하는 'JSA'의 영화감독 박찬욱편도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을 진지하게 나타내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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