젓가락 사용에 관한 한 한국인이 세계 최고의 솜씨를 자랑한다. 하지만 어린이는 물론이고 어른들 사이에서도 젓가락질이 서툰 사람들이 적지 않다.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관계자들은 과거보다 아이들의 젓가락질이 많이 서툴다고 입을 모은다.
최복자(42'여) 일성 유치원 원장은 "젓가락을 옆으로 쥐거나 주먹 쥐듯이 하는 아이들도 있는가 하면 엇갈리게 쥐는 아이들도 꽤 있다"라고 전했다. 최 원장은 "부모들이 아이들 공부는 많이 신경 쓰는 반면 젓가락질에 대해선 크게 개의치 않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임귀조(42'여) 예쁜 유치원 원감도 "변형된 방법으로 젓가락질을 하는 유치원생들이 많다"라고 말했다. 임 원장은 "그러나 최근 2, 3년 전부터는 부모들이 조금씩 자녀들의 젓가락질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라고 했다.
5살 짜리 딸을 둔 박경숙(37'여'대구 북구 산격동)씨는 "아이가 젓가락질을 특이하게 해서 걱정은 되지만 그냥 따라하겠거니 하고 놔두는 편"이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학교에서는 아이들의 젓가락질 실력을 키우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젓가락질 교육을 통해 예절 교육과 함께 두뇌 발달을 이끌어내기 위해서이다.
대구 계성초등학교는 지난해 어린이날 행사로 '콩 옮기기 대회'를 열었다. 최익환(54) 교감은 "지난 대회 때 아이들 하는 모습을 보니 대체로 젓가락질 하는 모습이 서툴었다"며 "아직 가정이나 학교에서 젓가락질에 대해 소홀한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서울 광남초등학교에선 매년 분기별로 젓가락으로 콩 집어 옮기기 대회를 열고 있고, 청주 내덕초등학교에선 젓가락질 인증제를 실시해 분기별로 학급별로 인증 심사를 개최하고 있다. 또 용인시 용인초등학교에서는 지도교육의 하나로 젓가락 사용법을 가르치고 일일이 시험을 치러 수료증을 주기도 한다.
어른들도 제대로 젓가락질을 못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직장인 김민조(34'대구 중구 남산동)씨는 "한 번씩 동료들과 식사하러 가면 젓가락질 못한다고 놀림을 당한다"라고 했다. 하지만 김씨는 "계속 해오던 버릇이 되어 잘 고치기가 힘든데다 음식을 집는데 큰 어려움이 없어 계속 그런 방식을 쓰고 있다"라고 말했다.
◇ 출시된 기능성 젓가락들
시중에는 아이들 젓가락질에 큰 도움을 주는 기발한 젓가락들이 판매되고 있다.
'젓가락 교수' 김필수 교수가 발명한 '젓가락 박사'가 그것. 이 젓가락은 플라스틱으로 만든 길이 18㎝ 크기의 H자 형태로 젓가락 두 개 중 하나는 고정형, 다른 하나는 가동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또 젓가락 위쪽과 가운데 부분에 서로를 연결하는 가로 막대가 설치됐다. 가로 막대는 힘을 주면 움직이는데 가운데 가로 막대는 젓가락질을 위한 기본 지지대로 작동하고 위쪽 가로 막대는 물건을 쉽게 집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이에 따라 젓가락질을 전혀 못하는 사람도 이 젓가락을 사용하면 가벼운 손놀림을 통해 쉽게 젓가락질을 배울 수 있다. 또 젓가락질이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위쪽과 가운데 가로 막대를 제거해 일반 젓가락처럼 사용할 수 있다.
http://www.livingbrain.co.kr. 031)421-3534.
아동용 젓가락 생산업체인 (주)아이엔피에서 선보이고 있는 '에디슨 젓가락'도 기능성 젓가락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에디슨 젓가락은 2001년 8월 특허로 출원해 2002년 3월부터 판매를 하고 있는 제품. 젓가락 상단 연결부와 엄지, 검지, 중지 삽입구 및 본체로 구성되어 있어 젓가락질이 서툰 아이들에게 쥐는 방법과 움직이는 요령을 정확히 익힐 수 있게 하고 있다http://www.edisoni.com. 032)666-1854.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11월 10일/ 라이프매일 www.life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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