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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상류 제련소 '아연' 실색

▲ 지난 7월 25일 봉화지역에 집중폭우가 내린 이후 낙동강 상류에서 민물고기들이 집단폐사했다. 엄재진기자
▲ 지난 7월 25일 봉화지역에 집중폭우가 내린 이후 낙동강 상류에서 민물고기들이 집단폐사했다. 엄재진기자

낙동강 상류 수계에 자리잡아 각종 환경사고를 유발, 상수원 오염의 요인으로 지목된 봉화 석포 ㈜영풍제련소와 낙동강 상류 수질관리 문제가 국회에서 처음으로 제기됐다.

26일 한나라당 김광림 의원은 국회 예산결산위 경제부처 질의에서 환경부를 상대로 "낙동강 수계 주민 1천300여만명의 식수원이 중금속에 오염되고 있다"면서 종합적인 환경 역학조사를 실시할 것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중금속 오염과 각종 환경사고의 요인으로 꼽는 석포 영풍제련소 주변에 대한 조사와 함께 낙동강 상류에 쌓여 있는 폐광더미도 수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김 의원은 "수질자동측정소가 전국 56곳에 설치돼 있지만 낙동강 상류에는 1곳의 자동측정소도 없다"면서 이에 대한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김 의원은 이날 자료를 통해 "1970년대 이후부터 아연을 생산하고 있는 영풍제련소는 각종 환경사고를 유발해 낙동강을 오염시켜 왔으며, 해마다 홍수 때만 되면 하류 수계의 물고기들이 떼죽음 당하는 등 중금속 무단방류 의혹을 사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 7월 25일 봉화지역에 230~360㎜의 집중호우가 내린 이후 영풍제련소 하류 10㎞ 부근부터 안동시 도산면 가송리까지 60㎞ 구간에 쏘가리 등 민물고기들이 떼죽음 당해 떠오르는 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다.

특히 김 의원은 영풍제련소 뒤편 산 위에 유독성 아연용액을 보관하는 2만9천여㎡(8천800여평) 규모의 노천 침전 저류조가 설치돼 있어 대구와 부산, 경상남북 등 낙동강 수계 주민들이 '머리 위에 독극물을 이고 있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또 안동 건동대 신덕구 교수는 "안동호 밑바닥 뻘에서 상류하천의 6.7~114.5배에 이르는 카드뮴이 농축돼 있고 영풍제련소 하류 낙동강변에는 맹독성 비소가 다량 함유된 폐광더미들이 방치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환경부 이병욱 차관은 "이 문제에 대해 환경부에서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수질 측정에 그치지 않고 상황에 따라 공장가동에 영향을 미치는 대책도 세우겠다"고 말했다.

㈜영풍제련소 관계자는 "지난 여름 물고기 폐사와 관련, 회사에서 수십㎞ 떨어진 명호면 아래 지역부터 물고기가 폐사했으며 회사 주변에서는 물고기가 한 마리도 죽지 않았다"며 "물고기 폐사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봉화·마경대기자 kdm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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