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마니아와 함께 떠나는 세계여행]'필리핀 보홀'

제2의 보라카이를 꿈꾼다

부산 김해 국제공항에서 4시간 가량이면 도착하는 필리핀 제2의 도시, 세부에서 배로 1시간30분을 가면 닿을 수 있는 보홀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을 가진 섬'이라고 불린다. 필리핀을 대표하는 휴양지인 보라카이가 개발의 물결로 인해 원시적인 매력을 잃어감에 따라 예전의 한적하고 조용했던 공간을 꿈꾸는 여행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보홀은 필리핀 군도에서 10번째로 큰 섬. 지명은 스페인 탐험대를 이끈 미켈 로페드 데 레가즈피와 추장 다투 시가투나가 산두고와 혈맹을 맺은 지역인 보올(Bool)에서 유래됐다. 스페인 식민지 시절이던 1595년 예수회교단이 보홀에 6번째 교구를 설치했고, 2차 세계대전 때는 일본군에 점령당했지만 1945년 미군에 의해 해방됐다.

보홀에는 숙소가 몰려있는 팡라오섬의 메인인 알로나 비치를 비롯해 해안선을 따라 여러 아름다운 만과 해변들이 자리하고 있다. 또한 환상적인 다이빙을 할 수 있는 명소들이 많아 스쿠버 다이버들이 물속을 유영하기를 손꼽는 곳으로도 유명하며, 때론 수십 마리의 돌고래 워칭 투어 등을 즐길 수도 있다. 이외에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초콜릿 힐, 지구상에서 가장 작은 원숭이 중 하나인 '탈시어(Tarsier)'와 오래된 성당 등이 있어 관광지로서충분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초콜릿 힐 투어

초콜릿 힐과 탈시어 원숭이(안경원숭이)는 보홀을 소개하는 책자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명물이다. 초콜릿 힐은 키세스 초콜릿처럼 생긴 갈색 산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200만년 전 얕은 바다 속 지면이 솟아오르면서 육지가 되었고 세월이 흐르며 산호층이 엷어지면서 지금의 모습이 됐다고 한다. 지명은 미국의 한 정치인이 이곳을 방문, 광경을 보고 "키세스 초콜릿처럼 생겼다"고 한데서 유래됐다. 비가 내리지 않는 건기에는 녹색으로 덮여 있지만 우기에는 진한 갈색으로 변한다.

또 보홀에만 서식하는 안경원숭이는 다 자란 원숭이의 크기가 15cm 정도로 지구상에서 가장 작은 원숭이의 한 종류로 눈이 안경을 쓴 것처럼 튀어 나와 있어서 시야가 180도라고 하는데 이는 위험을 미리 감지하기 위함이 아닐까 한다. 초콜릿 힐과 안경원숭이를 보기 위해서는 초콜릿 힐 투어를 이용 하는 것이 좋다. 개별적으로는 가기 힘든 곳이기 때문이다.

투어는 필리핀 가수와 음악가가 많이 탄생한 지역이자 '음악의 마을'로 유명한 로복에서 울창한 원시림을 따라 점심 식사와 생음악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로복강 런치 크루즈를 한 후 안경원숭이를 보고 투어의 하이라이트인 초콜릿 힐을 본 다음 돌아오는 길에 박클라욘 성당과 혈맹기념탑을 둘러보는 것으로 구성돼 있다.

◆발리카삭섬

보홀에는 많은 다이빙 명소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곳은 팡라오섬 앞 벙커로 30분 정도가 걸리는 발리카삭섬이다. 섬 주변 바다는 수심이 낮지만 조금만 나아가면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갑자기 깊어지는 절벽 지형이다. 다양한 물고기와 산호를 만날 수 있으며 계절에 따라 돌고래들이 해안가를 누비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물이 맑아 가시거리가 좋으며 우기가 짧고 파도가 잔잔한 날이 많아 일년 내내 다이빙을 할 수 있어 많은 다이버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발리카삭섬을 가기 위해서는 해변에 있는 벙커들과 협상해서 가야 한다. 정규선이 없기 때문이다.

보홀은 아직까지 필리핀의 다른 유명 관광지에 비해 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들어 다양한 볼거리와 한적하고 아름다운 해변이 여행자들에게 입소문이 나면서 이곳을 방문하는 여행객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김종욱

[여행 TIP]

알로나 비치를 비롯해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즐겨 찾는 해변과 숙소는 팡라오섬에 위치하고 있다. 보홀섬과 팡라오섬은 세부에서 보홀섬으로 오는 페리 선착장과 공항이 있는 보홀의 경제·행정적 중심지인 탁빌라란에서 두 개의 다리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이 두 섬을 묶어서 보홀이라고 부른다.

탁빌라란의 선착장이나 공항에서 알로나 비치까지는 차량으로 약 40분 정도 소요된다.

초콜릿 힐 투어 예약은 호텔에서도 가능하지만 알로나 비치에 있는 여행사를 통해서 하는 것이 좀 더 저렴하다. 만약 인원이 3명 이상이라면 투어 참가보다는 개별적으로 차량을 렌트하는 방법(기사 포함)이 저렴하게 먹힌다. 차량 렌트는 알로나 비치의 여행사나 탁빌라란 선착장 등에서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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