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는 우리나라 대표 원예종으로 가을이면 곳곳의 전시장을 장식한다. 이런 국화도 만약 산국(山菊), 감국(甘菊)과 구절초가 없었다면 이렇게 많은 품종으로 진화하지 못했을 것이다.
산국과 구절초, 감국은 국화의 시조가 되는 식물이다. 산국과 감국은 잎과 줄기가 흡사하고 자라는 곳이 같다 보니 서로 혼동하기 쉽다. 식물 성분도 비슷하다. 산국은 꽃이 지름 1.5㎝이고 감국은 꽃의 지름이 2.5㎝ 정도로 감국 꽃이 약간 큰 편이다. 흔히 꽃의 크기를 다르게 할 때는 감국을 사용하여 육종을 진행한다.
꽃은 9, 10월 가지 끝과 원줄기에 꽃꼭지가 밑의 것은 길고 위로 갈수록 짧아 꽃이 평면으로 달리는 '산방형'으로 피며 혀 모양의 5~7㎜ 정도의 설상화관은 노란색이다.
산국 꽃은 따서 살짝 찐 다음 통풍이 잘되는 그늘에 말려 차로 마신다. 옛날에는 꽃을 꺾어서 창호지 문을 바를 때 문살종이 사이에 한 가지씩 넣고 문을 발라 이듬해 봄까지 산국의 모습 그대로 감상하기도 했다. 또 가을에 핀 꽃을 꺾어 한줌을 묶음으로 하여 실내에 매달아 두면 벌레들이 살지 못하고 곰팡이도 생기지 않는다. 꽃을 말려서 한줌을 베개 또는 이불 솜 한쪽에 넣어두면 은은한 국화향을 겨울동안 음미하며 단잠에 들 수 있다.
국화주는 생지황, 구기자 뿌리에 찹쌀밥을 섞어 빚는데 풍을 다스리는 치료제로, 또는 고혈압 환자들이 즐겨 마신다.
산국은 '고의'(苦意)란 약이름으로 불리며 감국과 함께 꽃에는 크리산톤, 테트라코산, 헥사코산을 비롯한 정유성분이 함유돼 여러 가지 약의 원료로 쓰인다. 민간에서는 두통이나 어지럼증에 대한 상비약으로 꽃을 햇볕에 말린 후 가루로 만들어 공복에 먹거나 꽃을 달여 피부 상처에 바르기도 한다.
산국은 지역에 따라 암향국(岩香菊), 향엽국(香葉菊), 초매국, 개국화, 황국, 나는개국화 등으로 불린다.
김영곤 야생화연구가
감수 김태정 한국야생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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