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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속으로] 80대 장인 살해한 60대 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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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기·인화물질 준비, 계획된 범죄

11일 대구 북구 한 농가에서 사위가 장인을 살해한 사건(본지 12일 자 11면 보도)에 대해 경찰은 일단 우발적 범행이 아닌 치밀하게 계획된 범행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사위 A(60) 씨는 사전에 흉기와 인화물질을 준비해 장인 B(88) 씨의 집을 찾았다. 강북경찰서 관계자는 "A씨는 11일 오전 10시쯤 장인 집을 찾아 별채와 부엌 앞에서 미리 준비한 옷가지에 인화물질을 붓고 불을 질렀다. 이후 장모를 부엌에 가뒀고 장인을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했다고 자백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범행 직후 북구 팔달시장으로 간 뒤 식사를 하고 옷을 갈아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A씨가 갈아입은 옷의 등 부분에는 태극기가 크게 그려져 있어 식별이 어렵지 않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후 동구 반야월 방면으로 이동한 A씨는 공중전화로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가 위치가 추적됐고, 인근을 순찰 중이던 경찰에 체포됐다. A씨의 손에는 집에서 구워먹으려고 구입한 떡갈비가 들려 있었다.

현장을 목격한 마을 주민들은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집안에서 다투는 소리를 듣고 뛰쳐나온 이웃 주민이 주변에 도움을 요청했고, 마침 B씨 집 인근에 정차 중이던 버스 기사가 차량용 소화기로 불을 껐다.

일부 주민들은 A씨를 추격했다. B씨 집 인근 비닐하우스에서 부탄가스 폭발음을 듣고 A씨를 쫓아갔다는 한 주민은 "B씨 집에서 '저놈 잡아라' 하는 소리를 듣고 도망가는 A씨를 마을 어귀까지 추격했지만 택시를 타고 도망쳤다"며 "돌아와 보니 주민들이 B씨에게 심폐소생술을 시도하고 있었지만 늦은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수십 년간 함께한 이웃을 잃은 마을은 정적에 휩싸여 있었다. 장례식장에 갈 채비를 하는 주민들은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한 마을 주민(77)은 "공직 생활을 한 A씨는 마을에서 연세도 가장 많고 학식도 높은 어른이었다"며 "고령에도 지팡이도 짚지 않고 농사를 지을 정도로 건강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다른 주민(54)은 "A씨가 처가와 왕래가 많지는 않았던 걸로 안다. 명절에만 가끔 찾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사위 대접을 받지 못한다는 얘기가 돌았고, 때로는 집에서 다투는 소리가 나기도 했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아내와 가정불화가 심했고, 평소에 장인의 훈계를 종종 들었다. 최근에는 장인에게 뺨을 맞는 등 앙심을 품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부검을 통해 B씨의 사인을 밝히는 한편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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