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중구 도원동 성매매집결지, 속칭 자갈마당에 대해 '전면 철거 후 민간 개발' 방식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하니 바람직하다. 자갈마당을 두고 '사회적 약자가 이용하는 시설'이라며 일부 철거 반대 여론이 있긴 했지만, 시대 흐름과 사회적 공감대를 감안할 때 폐쇄는 시간문제였을 뿐이다.
자갈마당 주변에 가면 1960, 70년대로 돌아간 것처럼 낡고 초라한 건물과 지저분한 골목 일색이어서 절로 눈살이 찌푸려진다. 일대 환경은 어둡고 칙칙한 데다 여성이나 아이들은 통행하기조차 힘드니 하루빨리 없어지는 것이 마땅하다. 이르면 올 연말쯤 자갈마당이 흔적 없이 사라질 수 있다니 대구역, 북성로'서성로를 비롯한 일대 분위기가 획기적으로 바뀔 것이다.
대구시가 대구경북연구원에 발주한 '도원동 도심 부적격 시설 기본구상' 연구 용역에는 '전면 철거 후 복합 용도 개발'이 가장 유력한 방식으로 제시됐다. 국내외 주요 성매매집결지 정비 사례와 사업 여건, 주민 및 이해 관계자 설문조사를 거쳐 내린 결론이다. 시 관계자는 부지 구입에만 예산 900억원이 들어가는 공공 개발 방식보다는, 민간 개발 방식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했다. 그렇게 결론이 날 듯하고, 실제로 일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구시는 자갈마당 토지 소유주들과 일정 부분 교감을 갖고 민간 개발을 유도하고 있는 것 같다. 소유주들도 이왕 폐쇄할 바에는 민간 시행사나 조합 주도의 개발로 이익을 챙기는 쪽으로 마음을 굳힌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한 시행사가 사무실을 내고 영업 활동에 들어갔고, 대형 건설사가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소문도 들려온다. 몇 년 지나지 않아 부지 2만3천656㎡의 중심상업지역에 50층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면 옛날 모습을 떠올리기 쉽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대구시가 자갈마당 폐쇄라는 대의를 앞세우다가 개발 방향이나 주변과의 조화 문제 등을 소홀히 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섣부른 의욕이나 치적을 과시하기보다는, 또 하나의 의미 없고 무미건조한 아파트숲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점검하고 지도해야 한다. 아파트를 건설하더라도, 자갈마당보다 더 이름 있는 멋진 곳으로 만들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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