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러시아에서 스트롱맨들이 장기집권 입지를 다진 데 이어 중동의 핵심 국가 이집트에서 절대 권력을 보유한 채 장기집권을 노리는 '현대판 파라오'가 곧 대관식을 치른다.
이집트에서 26일부터 사흘간 대통령 선거가 진행되는 가운데 연임이 매우 유력한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의 장기집권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다.
30년 철권통치를 하다 2011년 '아랍의 봄' 여파로 권좌에서 물러난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군부가 실제 거의 모든 권력을 소유한 이집트식 정치 체제가 구조적 결함을 드러내면서 군정보기관 수장'국방장관 출신 엘시시 대통령의 장기집권 가능성은 충분히 예측해 볼 수 있다.
대통령직을 한 차례만 연임할 수 있는 이집트 현행 헌법에 따라 2014년 6월 취임한 엘시시 대통령이 실제 연임에 성공하면 2022년까지 4년 더 집권하게 된다.
그러나 엘시시 대통령의 장기집권 구상은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근 헌법 개정으로 3연임 금지 조항을 폐기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나 민족주의 정서에 기대 4기 집권에 성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처럼 엘시시 대통령이 나중에 집권 야욕을 드러낼 수 있다는 얘기다.
경쟁이 사라진 이집트의 현재 대선의 양상만 봐도 그렇다.
이집트 정부는 2명의 후보가 경쟁하는 자유 민주주의 대선이라고 홍보하지만, 실상은 딴판이다.
유력 대권 주자로 꼽혔던 후보들은 전원 감옥에 가거나 경찰 조사를 받았고 주변 여건을 이유로 출마 포기 선언을 했다.
지난 1월 사미 아난 전 이집트 육군참모총장은 군부에 체포되고 아흐메드 샤피크 전 총리가 행방불명 소동 끝에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 때문에 이집트 당국이 엘시시 대통령의 경쟁자들을 고의로 제거하거나 압력을 넣어 출마를 포기하게끔 유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따라서 엘시시 대통령이 연임이 끝날 때쯤인 2022년 전후로 '후계자' 또는 '유능한 지도자'경쟁자'가 없다거나 자신의 인기가 여전하다는 이유를 대며 다시 출마할 여지를 높일 수 있다는 해석을 낳는다. 엘시시 대통령은 2014년 대선에서 투표율은 47.5%, 득표율은 97%를 각각 기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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