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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송기의 우리말 이야기] 왕상의 잉어 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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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상의 잉어 잡고 맹종의 죽순 꺾어

검던 머리 희도록 노래자의 옷을 입고

일생에 양지성효(養志誠孝)를 증자같이 하리이다.

이 시조는 박인로의 「조홍시가」(早紅歌) 제2수이다. 「조홍시가」는 '반중 조홍감이 고와도 보이나다'로 시작하는 제1수의 내용 때문에 붙인 이름이지만, 전체적으로는 효(孝)와 관련된 여러 내용들을 엮은 총 4수로 이루어진 연시조이다.

제1수에서 돌아가신 부모님에 대한 안타까움, 즉 풍수지탄(風樹之嘆)의 내용을 담고 있었다면 제2수에서는 유명한 효자들을 열거하면서 자신도 살아계신 부모님께 그렇게 하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다. 맹종은 늙은 어머니가 겨울에 죽순을 먹고 싶어 하는데 구할 길이 없었다. 그가 대숲에 가서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는데 그 자리에서 죽순이 나왔다고 한다. 눈 밑에 있던 죽순을 우연히 발견할 수도 있으니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다. 노래자는 숨어 사는 현자(賢者)로 유명했는데, 나이 70이 되어서도 색동옷을 입고 부모님께 재롱을 부렸다고 한다. 부모로서 가장 행복할 때가 아이의 재롱을 보는 것이니까 노래자의 방법은 누구든지 할 수 있는 일이다. 공자의 제자 중 효자로 유명한 증자는 아버지가 "남은 음식이 있느냐?"라고 물으면 아버지가 불편해하지 않도록 항상 "네, 있습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부모님의 뜻을 헤아려 부모님이 불편함이 없도록 하는 '양지'(養志)라는 증자의 효도 방법도 조금만 신경을 쓰면 실천이 가능하다.

그런데 제일 먼저 이야기한 왕상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왕상은 계모가 겨울에 잉어를 먹고 싶어 하자 맨몸으로 강물을 녹여 잉어를 잡으려 하였다. 때마침 강에서 잉어가 튀어나와 어머니께 드릴 수 있었다고 하는데, 만약 잉어가 안 튀어나왔으면 왕상은 동상에 걸려 죽었을 수도 있다. 그러면 부모님의 이름을 빛나게 하는 유명한 인물이 되지 못했을 수 있다. 부모에게 가장 큰 즐거움은 자식이 잘되는 것이다. 부모님을 위하는 마음 자세야 십분 이해가 가지만 자기 몸을 상하면서까지 하는 일은 효도의 적절한 방법이 될 수는 없다.

그래서 맹자는 이렇게 말했다. "섬김에 어떤 것이 큰가? 어버이 섬기는 게 가장 크다. 지킴에는 어느 것이 중한가, 자기 몸을 지킴이 중하다. 자기 몸을 지키면서 부모를 섬기는 것은 들었으나, 자기 몸을 잃고서 그 어버이를 능히 섬긴 것은 내 아직 들은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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