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자숙 모드에 돌입한 야당 지도부는 한동안 '백의종군'하면서 상황에 따라 재기를 엿볼 것으로 관측된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경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보수를 구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만큼 대표직을 내려놓으며 야인으로 돌아갔다.
출항 직후부터 거친 언사와 독단적 운영으로 구설에 올랐던 홍 전 대표는 보수를 재건하기는커녕 철저한 민심의 외면 속에 6·13 지방선거에서 '전멸'에 가까운 성적표를 받아들고 쓸쓸히 퇴장했다.
그는 지난 대선 패배 이후 두 달도 채 지나지 않아 당 대표를 맡으면서 여의도 정치 전면에 나섰고, 특유의 '완력'으로 당을 장악했다.
하지만 거침 없는 언행과 독단적인 당 운영은 끊임없이 비판의 대상이 됐다. 당내 반대 세력을 '암 덩어리', '바퀴벌레', '고름', '연탄가스' 등에 비유하며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고 거칠게 대응했고, 자신에 대한 비판 여론이 있을 때마다 페이스북을 통해 공격적인 발언을 쏟아내며 고립을 자초했다.
그는 지방선거 이후 조기 전당대회를 통한 당권 재장악과 2020년 총선 공천권 행사, 대선 직행이라는 시나리오도 갖고 있었으나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홍 전 대표는 당분간 야인으로 와신상담하면서 정치적 재기의 기회를 엿볼 것으로 보인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대표직을 내려놓으면서 '보수 진영의 초기화'란 화두를 남겨놔 여운이 남는다. 그는 선거 패배에 대해 "보수를 처음부터 완전히 다시 시작하라는 국민의 뜻"이라면서 "철저하면서도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듣기에 따라서는 향후 보수 재건의 중심에 설 수도 있다는 말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박주선 공동대표의 선거 뒷수습 총괄작업에 이면으로 동참하면서 향후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작업 등 다방면으로 행보를 조율할 가능성이 있다.
같은 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의 행보도 주목된다. 작년 대선에 이어 이번 선거에서도 박원순·김문수 후보에게 밀려 3위를 하면서 정치생명 최대 위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또다시 3위를 한 마당에 일각에선 그의 정계 은퇴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한다. 2년 뒤 총선까지 야권 전체를 강타할 수 있는 정계 개편 소용돌이에서 일정한 역할을 한다면 다시 한 번 대권 도전도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지만 그 과정은 이전보다 훨씬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