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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사발 기술 전수" 인생 2막 서규철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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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규철 향산도예 대표
서규철 향산도예 대표

"서민의 애환이 질펀한 사발에 매료돼 20여 년 물레질을 하고 있지요. 사발에는 부드러운 선의 포용감, 화려하지 않는 소박함, 그리고 자연 그대로의 흙내음이 있어요. 수제자들과 함께 사발을 빚으니 여생이 즐겁기만 해요."

35년간 대중금속공고 교사직을 정년퇴직한 서규철(73) 선생은 제2의 인생으로 사발을 빚는 재미로 살고 있다. 그는 2007년 대구 동구 도동측백수림 맞은편에 공방인 향산도예를 차려 12년째 수제자들에게 사발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130㎡ 규모의 소담한 공방에는 전기물레 6대, 손물레 20여 대, 흙 작업대, 전기가마 등을 갖추고 있다.
학교에서 전기를 가르쳤던 그가 정년퇴임 후 여생을 어떻게 보낼까 고민하다 도자기를 해보기로 했다. 전시회, 강습회를 찾아 다니며 청자, 백자 등을 배웠다. 사부인 단국대 박종훈 석좌교수를 만나 사발에 대한 심화교육까지 받았다. 전라도 강진의 청자문화연구소에서 6개월간 사발을 배우기도 했다.
"사발에는 재료공학, 화공학, 열공학이 숨어 있어요."
그는 사발용 흙을 구하는 데도 특별하다. 성형과 발색, 불심이 좋아야 한다. 그래서 핑크빛 고령토를 주로 사용한다. 그런 흙을 구하기 위해 틈만 나면 트럭을 몰고 합천, 산청, 고령 등지를 돌며 흙을 직접 캔다. 그는 사발의 투박한 발색을 위해 천연 유약도 직접 개발했다. 콩대, 사과나무, 대추나무를 태운 재를 유약 원료로 하고 있다. 사발은 반드시 나무가마에서 굽는다. 불심을 활용한 사발의 자연스러움을 표현하기 위해서다. 그는 사발 작품을 만들며 재료, 화공, 열공학 연구를 많이 했다. 흙 성분을 분석해 도자기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했고 유약은 비중계로 측정해 농도의 정도에 따라 색감을 체크했다. 또 불의 세기에 따라 작품의 차이를 살폈다. 그는 이런 연구를 거쳐 흙, 유약, 불에 대한 데이터를 만들었다. 사발 작품의 모든 데이터는 공개해 수제자들과 공유하고 있다.
"내 마음을 담은 의미 있는 도자기가 명품 도자기다. 잘 만들려고 하지 말고 스토리텔링이 있는 작품을 만들어라."
그가 항상 수제자들에게 당부하는 말이다. 그의 성격은 엄하다. 하지만 후학을 위한 열정은 뜨겁다. 자신의 기술을 모두 전수하고 한줌의 재로 남고 싶어 한다. 그는 매년 10월 수제자들과 함께 작품전시회도 열고 있다. 올해 10회 전시회는 동부도서관에서 있을 예정이다.
김동석 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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