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소아청소년 자율신경성 실신  

이동원 대구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

이동원 대구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
이동원 대구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

폭염에 찌든 긴 여름방학이 끝나고 새학기를 맞았다. 청소년기 아이들이 학교에서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는 소식을 접하면 학부모들의 가슴은 철렁 내려 앉는다. "한창 때 아이들이 실신은 무슨 실신이냐"며 당혹스러워하기도 한다. 그러나 뇌 혈류의 일시적인 순환장애로 의식을 잃고, 근 긴장의 소실로 자세를 유지하지 못해 쓰러지는 실신은 청소년기에도 적지 않게 발생한다. 소아청소년기에 15~25% 정도에서 실신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8~19세 어느 연령에서도 실신이 생길 수 있으며, 주로 15~18세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특히 여학생에게 더 흔하게 일어난다.

실신의 원인으로는 자율신경성 실신이 가장 많다(61~80%). 심장을 포함한 심혈관계 질환(10%), 신경계 질환(15%), 정신과적 질환(8~17%), 그리고 대사이상으로 인해서 실신이 생길 수도 있다. 아동청소년기 실신의 가장 큰 원인인 자율신경성 실신을 중점적으로 살펴본다.

◆ 의식 소실 여부 '확인' 중요하다

'오래 앉아있거나 갑자기 자세를 바꾸어 일어서다 의식을 잃고 쓰러진다.' '오심과 복통, 앞이 흐릿하게 보이거나, 발한· 심장이 두근거리는 전구 증상이 1~2분 정도 지속된 후에 의식을 잃고 쓰러진다.' '1~2분 이내에 후유증 없이 의식을 다시 회복한다.'

자율신경성 실신의 전형적인 증상이다. 이런 증상은 일시적인 부교감 신경항진과 교감신경계의 저하로 혈압이 감소하고 맥박이 느려지면서 나타나게 된다. 자율신경성 실신은 4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다. 가장 많은 경우가 미주신경성 실신으로 10~12세 이전에는 드물게 나타나며, 기립성 저혈압, 기립성 빈맥 증후군, 기침이나 배뇨·피를 뽑을 때 생기는 상황에 따른 실신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실신 환자를 진찰 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할 점은 실제 의식 소실이 있었는지 여부이다. 그 상황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만큼 친구나 부모님 등 실신 당시 주변인으로부터 정확한 정보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

자율신경성 실신
자율신경성 실신

'어느 시간에 실신이 발생하였는가? 이른 아침 인지, 오후 인지?' '몇 번 발생하였는가?' '얼마 동안 의식 소실이 있었는가?' '전조증상은 어떤 것이 있었는지, 앉았을 때, 서있을 때 주로 어떤 자세에서 실신이 일어났는지, 신체의 손상은 있었는지, 운동과 연관성이 있는지 없는지' 등을 주의 깊게 반드시 물어야 한다. '환자의 심장병 유무, 가족 중 심장병이 있었는지, 현재 약을 복용하는 건 없는지'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심각한 병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경우로는 운동 중에 실신이 생긴 경우와 급사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외상 후 생긴 실신, 선천성 심장병이 있는 환아에서 생긴 실신, 신경학적 진찰에서 문제가 있는 경우와 전조증상 없이 생긴 실신이다. 이런 경우 보다 정밀한 진찰과 검사가 필요하다.

이와 함께 자세에 따라 혈압과 심박동수를 여러 번 측정해야 한다. 누운 상태·앉은 상태·선 상태의 혈압, 심박동수를 재고, 일으켜 세운 후 2분·5분·10분 간격으로 혈압과 심박동수를 확인한다.

◆ 실신 전조 증상, 즉시 눕혀서 안정을!

심전도 검사는 기본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하지만 실신이 자주 발생하거나, 1 회의 실신이라도 심한 신체 외상이 생긴 경우에는 심전도 이외에 정밀 검사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검사는, 환자를 오랫동안 누운 상태에서 급격하게 몸을 세워서 혈압과 심박수의 변화를 보는 기립경검사라고 할 수 있다. 이 검사는 자율신경성 실신의 확진 검사이기도 하다.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기립경 검사를 할 때 머리에 도플러 검사 기계를 장착하고 뇌 혈류량을 측정하는 경두개 도플러 검사도 함께 시행한다. <기립경검사 그림 >

기림경 검사
기림경 검사

실신 전조 증상을 보이면 즉시 눕혀서 수분간 안정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신 환자가 생겼을 경우, 당황하지 말고 주위의 위험한 물건을 치우고, 환자의 머리와 몸을 수평으로 눕히고, 다리를 높여준다. 이렇게 하면 다리에 있는 혈류가 심장으로 들어가게 되고, 심장에서 머리로 많은 혈류를 보내 의식을 빨리 회복하게 된다. 꽉 조인 옷은 옷깃을 느슨하게 해준다. 환자의 호흡과 맥박을 관찰하면서 정신이 들어도 20~30분 간은 그대로 누워있게 해야 한다. 실신 환자가 땀, 피부 창백, 경련성 근육운동이 있는지 살펴보고, 음식물이나 약제를 강제로 먹이거나, 손을 따는 행위는 하지 않아야 한다.

◆ 실신 예방 교육 필요하다

자율신경성 실신
자율신경성 실신

자율신경성 실신의 경우 '실신이 생길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평소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를 교육함으로써 환자와 학부모들을 안심시키고 대처 능력을 높일 수 있다.

서서히 일어나거나 다리를 꼬면서 일어나는 것을 훈련하는 것이 좋다. 평소에 다리 근육을 수축시키는 발등 굽힘, 웅크리는 자세를 수시로 하는 것 역시 자율신경성 실신을 방지하는 예방법이다. 음식을 짜게 먹고, 물을 하루에 2리터 정도(컵으로 10잔) 마실 것을 추천한다. 사실 우리나라 식단의 음식은 대체로 짜기 때문에 음식을 더 짜게 먹을 필요는 없으며, 카페인 음료는 줄이고, 딱 붙는 바지나, 압박 스타킹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같은 예방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신이 자주 발생하거나, 1회의 실신이라도 심한 신체 부위 외상이 생긴 경우에는 약물적 치료를 해야 한다. 치료 약제로는 베타차단제, 말초혈관저항성을 증가시키는 미도드린을 주로 사용하며, 보통 증상 발생 1년 뒤에 대부분 자연적으로 없어진다. 그러나 10% 정도에서는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실신이 생기기도 한다.

도움말 이동원 대구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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