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낙단보·구미보 등 4대강 일부 보 개방 방침에 지역 농민들이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낙동강은 4대 강 사업으로 '녹조라떼'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냈지만 가뭄 해갈과 홍수 예방, 관광인프라 조성에는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적잖다.
고령 우곡면에서 감자와 단무지 무를 재배하는 김은규 씨는 4대 강 사업으로 낙동강이 개발되기 전에는 가뭄이 들면 스프링클러 가동을 위해 지하수 개발에 전전긍긍해야만 했다. 하지만 4대 강 사업 이후 지하수를 개발'이용하는데 별 어려움이 없다.
지하수를 뚫기만 하면 충분한 수량이 확보되고, 농경지 인근을 지나는 지방하천인 회천의 지표수도 풍부해 농사짓는 데는 더없는 효자역할을 하고 있는 것. 김 씨는 "예전에 낙동강이 말라 있을 땐 지하수위가 낮아 지하수를 이용하려면 많은 노력과 비용이 필요했고 그나마 충분한 용수를 얻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낙동강 강정고령보와 달성보도 성주·고령지역 농업용수 해결에 한 몫을 하고 있다. 올해와 같은 가뭄과 폭염에도 인근 농경지에 충분한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는데다 주변 지역에서 개발하는 지하수마다 충분한 수량이 콸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일정 수위의 낙동강이 내륙의 지하수위를 높인 것이 지하수 확보를 용이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고령 개진면에서 노지 감자를 재배하는 김정우 씨는 "낙동강 보 설치에 대해 일부 환경단체가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농업인의 입장에서는 실보다 득이 훨씬 많다"면서 "낙동강에 기대어 살고 있는 농민에겐 생존권이 달린 문제"라고 했다.
칠곡보 인근의 농민들도 2012년 설치된 칠곡보 때문에 잦은 기상이변에도 농사에 큰 짐을 덜었다고 한결같이 입을 모았다. 특히 칠곡보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칠곡 왜관읍·북삼읍·석적읍·약목면·기산면 일대 농민들은 칠곡보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칠곡 석적읍 포남리에서 벼농사를 짓는 윤영득(46) 씨는 "칠곡보 설치 이후 강 수위가 일정하게 유지돼 가뭄 때 소형 관정을 해도 농업용수를 원활하게 확보할 수 있고, 장마철엔 매년 겪던 농지 침수 피해 걱정에서도 해방됐다"고 했다.
상주 사벌면에서 벼농사를 짓는 김모(72) 씨는 "낙동강의 상주보 설치 전에는 가뭄이 발생하면 지하의 물을 끌어올리기 위해 땅 파는 관정작업을 하느라 난리가 났었다"며 "지금은 상주보 물을 농업용수로 활용하기 위한 수로가 곳곳에 잘 돼 있어 요즘 같은 폭염과 가뭄에도 논 만큼은 마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양수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밭농사 농민들의 어려움은 있다. 상주 외남면에서 벼농사와 밭농사를 병행하고 있는 정재성(50) 씨는 "현재 상주지역의 논은 거의 마르지 않는 반면 콩 등 밭작물과 복숭아 등 과수작물은 일부 가뭄 피해를 입고 있다"며 "관계당국의 수로와 관정 개설 등 가뭄 대책이 대부분 논농사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낙동강을 중심으로 8개 양수장이 있는 구미지역 역시 논농사는 가뭄에 끄떡없다. 강민구 구미시 농촌개발계장은 "구미보 설치 후 양수가 용이해 해평·산동·장천·옥성면 등 상당수 지역이 가뭄 걱정을 덜고 있다"고 했다.
강정고령보와 달성보 등 2개의 보를 보유한 달성지역 주민들은 "홍수 방지, 가뭄 해소 등 치수 효과는 물론 관광자원으로서 지방세수 확대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성우 기자
고도현 기자
이영욱 기자
이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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