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지형 계명대 동산병원 교수(45·유방내분비외과)는 젊은 의사이지만 대구지역에서 유방·갑상선암 수술 분야에서는 선구적인 인물 중 한 명이다. 2008년 8월 대구 최초로 '내시경 갑상선암 수술'을 시작했고, 다빈치 로봇 시스템을 이용한 '최신' 수술 방법 역시 선구적으로 도입했다.
"요즘 로봇을 이용한 최신 갑상선암 수술 방법으로는 '겨드랑이·입(턱뼈와 입술 사이) 접근법'이 있는데요. 이 방법은 고려대 이훈엽 교수가 갑상선 수술에 세계 최초로 도입했습니다. 서울대병원에서 함께 근무한 적이 있어 이 교수한테 배워서 2016년 10월부터 대구에서도 시행하고 있습니다. 제가 하버드의대에 이어 세계 3번째라고 하더군요."
갑상선암은 40대 전후의 젊은 여성이 많이 걸리는 탓에 '수술 후 남는 흉터'는 미용상 큰 걱정거리였다. 목 절개 방식의 전통적인 갑상선 수술은 목에 흉터가 남을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수술 도구가 '내시경 갑상선 절제술'에 이어 '로봇수술'로 진화해 왔고, 수술 방식 또한 '양측 겨드랑이·유방 접근법' '겨드랑이 접근법' '겨드랑이·입 접근법' 순으로 발전해왔다.
"로봇수술은 갑상선 부위를 확대해 볼 수 있고 정밀하고 섬세한 작업이 가능합니다. 특히 로봇은 관절이 있어 내시경 수술에 비해 확실히 우수합니다. 하지만 전통적인 수술법에 비해 집도의가 촉감을 느끼는 것이 어렵습니다. 그만큼 의사의 숙련도가 중요하죠."
조 교수는 그러나 "로봇을 이용한 유방(암) 절제술과 재건술은 아직 세계적으로 초기 단계여서 대중적으로 시행되고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사실 조 교수는 고교 시절 유전공학에 흥미를 가졌다. "이왕 유전공학을 공부하려면 사람과 관련된 분야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의대 기초학문 중에 유전공학과 관련된 것이 많다"는 형님(의사)의 조언이 진로를 바꾸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유전연구를 많이 하는 해부학교실의 조교 역할을 하며, 수술실이 딱 제 체질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의식이 없던 교통사고 환자가 응급수술 후 신체기능이 정상을 찾는 과정을 보며 '내가 사람을 살렸구나!'하는 보람도 느꼈습니다. 솔직히 교수님 옆에서 보조한 것 뿐인데도 말입니다."

조 교수는 외과를 할지 성형외과를 할지 고민하다 외과를 선택했고, 외과 중에서도 이식혈관외과 분야를 선택할지 망설일 때 교수님들은 "유방외과가 너한테 맞다"고 조언하셨다. 예언(?)은 적중했다. 성격 급한 조 교수는 완치가 잘 되고 재발이 상대적으로 적은 유방·갑상선 전문의로 활동하면서 보람을 '팍팍' 느끼고 있다.
"연 300건 정도의 수술을 하는데요. 아주 많은 건수는 아닙니다. 또 수술이라는 것이 후유증과 합병증이 전혀 없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나와 관계를 맞은 환자들이 (결과에 관계 없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만족해 하는 그런 의사가 되고자 합니다."
의사로서 조 교수의 철학은 전공의 시절 경험이 큰 영향을 미쳤다. 내시경 검사 도중 장에 구멍이 생긴 응급환자를 최선을 다해 치료했지만 결국 한 달만에 숨졌다. 안타깝고 좌절스런 마음이 컸다. 그런데 환자 가족들이 뜻밖의 말을 했다. "의사 선생님, 최선을 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후 '항상 환자에게 최선을 다하는 의사가 되자'는 것이 그의 신조가 되었다.
<약력> ▷대구 동도초교 ▷동중학교 ▷능인고 ▷계명대 의과대학 ▷서울대병원 유방내분비외과 전임의 ▷계명대 동산병원 교수 ▷캘리포니아대학 암센터 교환교수 ▷대한외과학회 ▷한국유방암학회 ▷대한임상종양학회 ▷대한갑상선내분비외과학회 ▷대한신경모니터링학회 ▷2006년 한국유방암학회 로체 학술상 수상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단독] 김민석 子위해 법 발의한 강득구, 金 청문회 간사하려다 불발
李대통령, 대북전단 살포 예방·사후처벌 대책 지시
李대통령, 취임 후 첫 출국…G7 정상들과 양자회담 주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