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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불황…대구미술시장 침체 현황과 원인

대구 미술시장이 최근 10년 가까이 불황의 늪을 헤어나오고 있지 못하다. 이에 따라 대구 미술계는 화랑과 작가들이 불황타개를 위한 자구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가운데 미술 전시회도 연중 열리고 있다. 매일신문 DB
대구 미술시장이 최근 10년 가까이 불황의 늪을 헤어나오고 있지 못하다. 이에 따라 대구 미술계는 화랑과 작가들이 불황타개를 위한 자구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가운데 미술 전시회도 연중 열리고 있다. 매일신문 DB

대구 미술시장이 2010년 초 이래로 침체의 길을 걸으면서 불황의 늪에서 좀체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대구서는 신설 화랑이 늘어났고 국제전시를 제외한 작가들의 전시 횟수도 예년에 비해 크게 줄어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미술시장이 제대로 활성화 되지 않은 이유는 수도권 중심의 온·오프라인의 미술품 경매사이트인 K-옥션, A-옥션, I-옥션, Artday-옥션 등이 생겨나면서 대구 미술품 콜렉터들의 쏠림현상이 일어났고 장기간에 걸친 경기침체로 신규 콜렉터들이 생겨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재)예술경영지원센터의 미술시장실태조사에 따르면 2015년 대구 화랑 수는 43곳에 전시 횟수 300회, 참여 작가 수 918명, 총매출액은 41억3천100만원(화랑 33곳 기준)이었으며, 2016년 대구 화랑 수는 49곳에 전시 횟수 259회, 참여 작가 수 527명, 총매출액은 61억5천1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관행처럼 굳어진 미술품의 전근대적 거래방식도 한몫을 하고 있다. 재능 있는 작가를 발굴하고 작품을 전시'판매하는 화랑이 작가와 이윤을 배분하는 '중개자 역할'을 하는 방식은 대구 미술시장 전체 규모의 약 25%에 불과하다. 나머지 75%는 작가와 콜렉터 간 직접 거래로 이뤄짐에 따라 정확한 통계가 잡히지 않는다는 게 미술계의 통설이다.

이에 반해 수도권의 온라인 미술품 경매 사이트들은 10만원짜리 저가부터 수백만원짜리 고가의 미술품에 이르기까지 거래가 가능하도록 콜렉터들의 구미에 맞춘 작품들을 구비해 미술시장 저변을 넓혀나가고 있다. 하지만 중개자 역할을 하는 화랑 중심 거래방식은 화랑주들의 안정적 거래방식 선호와 유명 작가들의 일명 '돈 되는' 고가 작품에 치중해 거래를 주선함으로써 신규 콜렉터들의 저변확대에는 도움이 되고 있지 않다. 또 투자 목적을 우선시한 일부 콜렉터들의 미술품 구매행태도 이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동원화랑 손동환 대표는 "미술시장의 침체는 수도권 일부 유명 메이저 화랑 몇 곳을 제외하곤 전국적인 현상"이라면서도 "대구 미술계도 침체 타개를 위해 갤러리와 작가들의 전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콜렉터들의 미술품 구매 태도에 대해서 갤러리신라 이광호 대표는 "진정한 미술애호가라면 예술성 있는 그림을 시간을 갖고 고객에게 설득할 수 있는 화랑을 접촉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미술을 꼭 돈으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삶에서 새로운 것을 찾고 가치있는 미래를 준비하는 수단으로 미술품을 감상 또는 소유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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