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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용복의 골프에티켓]<5>남의 스윙, 훈수둘 때는 조심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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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마음가짐 ‘나에게는 엄격하게, 남에게는 너그럽게’

바둑이나 장기를 둘 때 옆에서 구경하는 이가 수를 알려주는 것을 '훈수'라고 한다. 골프를 칠 때도 왕왕 일어나는 일이다. 특히 골프 초보자들의 스윙은 모두 제각각이며 볼품없다. 볼이 잘 맞아서 가는 것이 어쩌면 신기할 정도로 교과서적인 골프스윙과는 거리가 아주 멀다. 이론학습과 연습없이 실전에서 익힌 것들로 골프를 치고 있지만, 스코어는 구력으로 극복하고 있는 것이다.

요즘 체계적인 레슨을 통해 프로같은 군더더기 없는 스윙으로 골프를 즐기는 분들을 볼 때면 부러움을 감출 수 없다. 그런 중에 때로는 내 스윙에 대해 훈수를 두는 동반 플레이어를 만난다. 옆에서 지켜보는 고수들의 얘기는 내 귀를 솔깃하게 만드는 것을 넘어서, 라운딩 중에 고쳐보려는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잘 되던 것들까지 엉망이 되는 경험을 하게 한다. 더 큰 문제는 알면서도 '원 포인트 레슨'의 여운이 라운딩 내내 머릿 속을 맴돌아 전체적인 플레이를 흐트려 놓는다. 수십년 동안 몸으로 체득된 스윙을 바꾼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님에도 욕심이 마음을 어지럽히는 것이다. 그렇다고 값진 '조언'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날려버릴 수는 없는 노릇이니, 어떤 방법이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을까 고민해 본다.

'나엄남너'(나에게는 엄격하게, 남에게는 너그럽게), 골프는 동반자를 배려하는 신사 스포츠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선시티리조트에서 티샷하는 필자.

우선 훈수를 둘 수 있는 이론적 토대와 경험이 뒷받침되는 골퍼의 기준은 무엇일까. 요즘 인터넷, 스마트폰의 발달과 함께 수많은 레슨 동영상을 시간과 장소의 제약없이 쉽게 접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의 스윙을 평가할 수 있는 '눈'을 누구든 가질 수 있다는 의미다. 게다가, 회원제 골프장 뿐 아니라 퍼플릭, 실내스크린골프장 등 다양하게 골프를 즐길 수 있는 채널이 생겨났다. 게다가 실전에서 축적된 자신만의 경험치가 보태어져 '입' 역시 프로 수준의 골퍼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적절한 조언을 할 수 있는 골퍼들이 많이 늘었다.

훈수를 둘 때는 조심해야 할 것도 있다. 모든 이들이 사사건건 남의 스윙에 본인 생각을 얹는다면 지나친 간섭이 될 수 있다. 훈수이든 조언이든 상대방의 의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고객의 니즈'가 없는 곳에 '서비스의 공급'만이 있다면 얼마나 불편한 상황이 초래하겠는가. 상대를 고의로 '흔들어' 놓을 심산이 아니라면 먼저 의사를 묻는것도 나쁜 생각이 아니다.

획일적인 스윙 매커니즘을 강요해서도 안된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을 수는 없어도 타인에게 상처가 되어서는 안된다. 무조건 내 것이 맞다고 강요하는 것도 '스윙의 자유'를 보장하는 '헌법정신'에 위배되는 것이다. 골프 에티켓에서 가장 중요한 하나를 들자면 동반자들과 타인에 대한 이타심이다. 조언을 하는 마음에 상대에 대한 존중이 늘 함께한다면, 옳고 그름을 넘어서 골프는 늘 즐거운 스포츠가 될 수 있다. 골프를 통해서도 스스로에게 엄격함을, 상대에게 너그러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골프 칼럼니스트((주)사라토가 대표이사 겸 대구한의대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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