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이 백두산 정상에 함께 올라 두 손을 맞잡았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일 오전 백두산 장군봉에 함께 올라 백두산 천지가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나란히 손을 잡았다.
두 정상은 천지를 배경으로 활짝 웃으며 붙잡은 손을 머리 위로 번쩍 들어 올리고 김정숙·리설주 여사와 함께 기념촬영도 했다. 남북 정상이 백두산에 오른 이날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쾌청했다.
문 대통령은 천지로 내려가 준비해 간 플라스틱 생수병에 천지의 물을 담았다. 김정숙 여사도 천지 물을 물병에 담자 리설주 여사가 환하게 웃으며 이를 거들었고 이 모습을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사진에 담는 모습도 목격되는 등 이날 등반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특히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과 동행한 남측 수행원들에게 "대통령을 모시고 사진을 찍으시죠. 제가 찍어드리면 어떻습니까"라고 말하는 등 극진한 배려를 했다.
이날 백두산 등정 일정은 문 대통령의 여러 발언을 떠올린 김 위원장의 결정에 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4월 판문점 정상회담 만찬 때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 앞에서 건배사를 통해 "내가 오래전부터 이루지 못한 꿈이 있는데 바로 백두산과 개마고원을 트래킹하는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그 소원을 꼭 들어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남쪽 국민들도 백두산으로 관광 올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으로 믿는다며 "이제 첫걸음이 시작됐다. 이 걸음이 되풀이되면 더 많은 사람이 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오늘은 적은 인원이 왔지만, 앞으로는 남측 인원들, 해외동포들 와서 백두산을 봐야지요"라며 "분단 이후에는 남쪽에서는 그저 바라만 보는 그리움의 산이 됐으니까"라고 했다.
이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등반에 동행한 기업인들도 점퍼 차림으로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리며 단체 사진을 찍기도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이 20일 백두산 천지를 찾으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약속대로 연내 방한하면 한라산을 찾을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남북 정상과 함께 이날 백두산 정상에 오른 우리 측 수행원들은 이를 의식한 듯 '김 위원장을 한라산으로 모시겠다'는 제안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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