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국제강 포항공장 승강기 참사, 예견된 인재?

제보자 "고인은 1년 전부터 승강기 고장에 두려움 호소"
사고 당시 안전관리 인력 없어…노동자 아닌 사업주 신분 계약
산재 등 책임 회피용 의혹 일어

동국제강 포항공장. 네이버 지도 거리뷰 갈무리.
동국제강 포항공장. 네이버 지도 거리뷰 갈무리.

동국제강 포항공장에서 50대 남성이 화물 승강기에 끼어 숨진 사건(매일신문 6일 자 10면 보도)과 관련해 "예견됐다"며 사측의 안일한 안전의식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해당 기사에는 "회사의 안일한 인식이 소중한 생명을 죽였다", "승강기 고장이 잦았는데 왜 방치했는가" 등 숨진 A씨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댓글이 수 백개 달리며 사측을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여기에다 동국제강이 A씨를 특수고용관계로 노동계약을 맺은 게 아니라 산재 등 책임을 피하기 위해 사업주로 계약했다는 의혹까지 일고 있다. 실제로 노동부 측에서 사측을 강력하게 처벌하려고 해도 노동자가 아닌 사업주여서 처벌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노동부, 제보자 등 복수 관계자의 말을 종합해 A씨 상황을 추론해보면 사망사고가 언제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이전부터 이상 징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식자재 배송 등에 15년째 종사하고 있는데, 동국제강 포항공장과는 특수고용이 아닌 개인사업주로 노동력을 제공해왔다. 그는 사고 1년 전부터 동국제강 포항공장에 납품이 두렵다고 주변에 토로해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의 우려는 4일 현실이 됐다. 경찰과 노동부 등은 그가 이날도 평소처럼 오전 2시쯤 동국제강 구내식당에 식자재를 납품하기 위해 찾았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식자재 운반용 승강기가 갑자기 멈춰 섰고, 평소처럼 승강기 내부에 들어가 고장여부를 살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 사이 갑자기 승강기가 작동하면서 몸이 끼는 사고가 발생, A씨가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했다.

당시 주변 안전요원이나 관리자는 없었다. 그가 오전 7시 21분쯤 발견됐다는 점에서 안전요원 등만 있었더라면 살릴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는 게 관계당국의 판단이다.

노동부와 경찰 등은 승강기 고장이 잦았기에 그가 평소처럼 승강기를 살피기 위해 자연스럽게 내부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사측의 과실 여부를 따지고 있다.

한 제보자는 "A씨가 평소 '식자재를 옮기는 승강기가 자주 고장 나 사고가 날 것 같다. 사측에서는 승강기 고장을 알면서도 방치하고 있다'고 했다"며 예견된 사고임을 강조했다.

동국제강 측에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보냈지만 답변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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