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 화성시의 한 신축 아파트 천장에서 인분이 든 비닐봉지가 발견돼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건설 현장에서 용변을 보는 것은 흔하게 벌이지는 일이라는 업계 관계자의 증언이 나왔다.
건설 골조 분야에서 6년째 형틀 목수로 일하고 있다는 A씨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일반인들은 깜짝 놀라겠지만 그만큼 건설 현장이 많이 열악해서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은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작업 현장이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23층에서 일을 하고 있다가 화장실에 가싶다면 1층까지 내려가야 한다"라며 "그런데 1층까지 가기에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고 관리자들의 눈치도 보인다. 그래서 시간상 작업 구간 주변에다가 (용변을) 해결한다"고 했다.
이어 "간이소변기는 작업 구간별로 조금씩 있는데, 큰일을 볼 수 있는 화장실은 거의 대부분 1층에 있다"라며 "급하면 안 보이는 구석에서 용변을 해결하거나 화장실 공사하는 작업 구간에 계신 분들은 거기에다 보시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A씨는 이같은 일이 지역에 관계없이 발생한다며 "강남이든 압구정이든 어느 건설현장에서든 건설노동자들에게 화장실을 지급하지 않는다"며 "건설현장에서 공사를 할 때는 층층이 아니고 화장실이 없기 때문에 이것은 뭐 어느 현장이나 똑같다고 본다"라고 했다.
최근 논란이 된 신축 아파트의 경우에 대해선 "굉장히 심한 케이스"라면서 "천장에 인분 봉투가 나온 것은 골조 후속 공정에서 인테리어나 그런 관련된 인부들이 좀 해결을 하고 간 것 같다"고 했다.
다만 A씨는 "급해서 용변을 보더라도 당연히 치우고 간다"라면서 "그렇게 하고 나서 천장을 시공하고 나서 입주자들은 모를 거라 생각을 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인분이 액체로 변한 것 같아 좀 그렇더라"고 했다.
그는 "건설현장은 현장 근무에 따라 안전 비용이 측정된다"면서 "그런데 비용 절감을 하기 위해 편의시설, 예를 들면 화장실, 휴게실, 세면실 등과 안전시설물들의 설치가 미흡하다"며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부들이 배설물을 방치하는 것도 문제지만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든 책임은 사측에 있다고 생각한다"라면서 "하도급과 원청사들이 노동자들에게 돌아가야 할 비용을 사용하지 않는 한 현장에서 배설물 관련은 해결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은 지난 26일 건설 현장에 편의시설을 확충해달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건설노조는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8일까지 한국토지주택공사(LH) 건설 현장 23곳을 조사한 결과 현장당 평균 172명의 노동자가 투입되는 데 반해 휴게실은 평균 2.5개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또 "휴게실의 21.7%에는 냉방 시설이 없으며 평균 화장실 개수는 2.5개에 불과하고 세면장 개수는 1.7개"라며 작업 환경 개선을 촉구했다.
댓글 많은 뉴스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구미 '탄반 집회' 뜨거운 열기…전한길 "민주당, 삼족 멸할 범죄 저질러"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탄핵안 줄기각'에 민주 "예상 못했다…인용 가능성 높게 봐"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