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는 1992년 미국 SF 작가 닐 스티븐슨의 소설 '스노 크래시'에서 처음 등장한 개념이다. 소설에서 메타버스는 아바타를 통해서만 들어갈 수 있는 가상의 세계였다. 린든 랩이 2003년 출시한 3차원 가상현실 기반의 '세컨드 라이프' 게임이 인기를 끌면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메타버스는 '가상' '초월'을 뜻하는 영어 단어 '메타'(Meta)와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등을 구현하는 기술과 초고속·초연결·초저지연의 5G 상용화가 맞물려 '현실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 가상세계'가 나타나게 되었다.
경북도는 2024년까지 4천400억 원 정도를 투입, 구미에 가칭 '한류 메타버스월드'를 조성하겠다는 쌈박한 구상을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현재 '한류'(韓流)는 팬덤과 산업(인더스트리)의 합성어인 팬더스트리(Fandustry) 형태를 강하게 띠고 있다. 한국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음악·드라마·영화 등 관련 상품을 생산하면 전 세계 팬덤이 이를 1차 소비하고, 이에 덧붙여 일반인들이 따라 만드는 콘텐츠인 리메이크·커버 등 재창작이 이뤄지면서 공유를 통한 2차 소비가 이루어진다.
경북도는 ▷커뮤니티 기반 한류 메타버스월드 ▷한류 통합소통센터 ▷한류 데이터센터 등을 구축한다는 구상이고, 오프라인 시설은 구미1공단 폐공장 터 등을 활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메타버스는 현실세계를 은유하지만 물리적 제한이 없다. 경북 구미라고 해서 못할 것이 없다. 하지만 솔직히 세계인이 오프라인에서 한류를 몸으로 제대로 체험할 수 있는 곳은 서울이다. '한류(韓流) 중심지 구미'에 한계가 있다는 말이다.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성공의 관건으로 보인다. 금상첨화(錦上添花)라고 할까, 다행이라고 할까. '안동국제컨벤션센터' '세계유교문화박물관' '한국문화테마파크' 등 경북 최대 3대 문화권 핵심 사업이 지난달 31일 개장식을 갖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세계인이 한류의 원천인 3대 문화에 대해 직접 오프라인으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셈이다. 한류 메타버스월드가 세금 낭비하는 '디지털 삽질'에 그치지 않고 진정 세계인의 사랑을 받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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