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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2차전지 원료 수입액 급증 中 의존도 80% 내외

16일 대구경북 5개 대학의 학생이 포항 블루밸리국가산업단지 내 포스코퓨처엠 앞에서 하늘 높이 종이비행기를 날리며 2차전지 특화단지 포항 유치를 한마음으로 염원하고 있다. 매일신문DB
16일 대구경북 5개 대학의 학생이 포항 블루밸리국가산업단지 내 포스코퓨처엠 앞에서 하늘 높이 종이비행기를 날리며 2차전지 특화단지 포항 유치를 한마음으로 염원하고 있다. 매일신문DB

대구경북 차세대 신산업으로 급부상한 2차전지 산업 관련 원료 수입액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중국 의존도가 높은 만큼 공급망 다변화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문이 나온다. 미국이 이르면 다음 달 중으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보조금 제외 대상인 '외국 우려 단체'(FEOC) 세부지침을 내놓을 전망인데 중국 업체 다수가 FEOC로 선정되면 대구경북으로서는 판로 확보에 큰 악재를 맞닥뜨릴 수 있어서다.

31일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본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2차전지 원료에 해당하는 '기타정밀화학원료'의 대구 수입액은 14억5천만달러로 단연 1위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109.4% 증가한 수치다. 전체 수입액(32억2천400만달러)에서 기타정밀화학원료가 차지하는 비중도 44.9%에 이른다.

이 기간 경북 역시 기타정밀화학원료 수입액은 15억1천만달러로 전 품목 중 가장 많았다. 작년 4월과 비교하면 136.1% 늘었다. 철광(-19.4%), 유연탄(-19.4%), 합금철(-30.1%) 등 기존 주요 품목 수입액이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무역협회 측은 "지역의 산업 전환이 가속화 됨에 따라 2차전지 원료 수입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국가별 수입 현황을 보면 중국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4월 기준 대구의 기타정밀화학원료 누적 수입액 가운데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79.2%다. 작년과 비교하면 126.4% 늘었다. 경북은 84%를 중국에서 들여왔고, 수입액 증가율은 152.8%에 이른다.

현재 국내 2차전지 업계는 중국산 원료의 비중을 낮추는 데 고심이다. 미 재무부는 IRA 세부수칙에 세액공제를 받으려면 2025년부터 배터리 원료가 되는 핵심 광물을 FEOC에서 조달하면 안 된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미국은 지난해 12월 발표한 IRA 백서에서 중국·러시아·북한·이란 등을 FEOC로 지정했지만 아직 개별 회사 등은 정하지 않았다. 만약 중국 기업이 지정된다면, 지역 업체가 이들 기업에서 공급받은 원료로 배터리 부품 등을 생산하고 이를 탑재한 한국산 완성차는 IRA에 따른 보조금 조건을 충족할 수 없게 된다.

이렇게 되면 완성차 업체가 지역 기업 제품을 대체할 새로운 협력사를 찾을 공산이 크다.

이런 이유로 지역 주요 기업도 원료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아르헨티나 현지 투자를 통해 리튬 채굴지를 확보했으며 최근엔 탄자니아로부터 흑연을 장기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양극재 생산 기업인 엘앤에프 역시 자회사 제이에이치화학공업을 설립해 광물 공급 안정화를 위한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산 광물 사용을 점차 줄이면서 새로운 공급로를 개척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영주 2차전지종합관리센터장은 "2차전지 핵심광물인 리튬은 남미·호주가 매장량이 풍부하고 니켈은 아프리카에서 확보할 수 있다. 천연자원이 풍부한 제3국을 통한 공급망 확보가 중요하다. 또 향후 배출량이 급증하는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기술을 활용해 원료를 확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대구경북 2차전지 원료(기타정밀화학원료) 국가별 수입액. 자료 출처 :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
대구경북 2차전지 원료(기타정밀화학원료) 국가별 수입액. 자료 출처 :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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