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11 서울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 후 '성형수술' 대신 '화장(化粧)'을 선택한 집권당의 쇄신방향을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15일 오후 4시간여에 걸친 긴급 의원총회를 마친 후 임명직 당직자 총사퇴 카드로 난국돌파에 나섰다.
윤재옥 원내대표(대구 달서구을)는 기자들에게 "김기현 대표를 중심으로 선거에 나타난 민심을 받들어 변화와 쇄신안을 조속히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기현 대표 역시 이튿날인 16일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는 우리 당이 변해야 한다는 민심의 죽비였다"며 "절박한 위기의식을 바탕으로 변화와 혁신을 통해 당의 체질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구체적으로 김 대표는 ▷국정운영 비전과 목표를 서민친화형으로 강화 ▷민심부합형 인물을 내세우고 공천 과정에서 상향식 공천 원칙 적용 ▷도덕성 및 책임성 강화 등의 내용을 담은 3대 혁신방안과 6대 실천 과제를 제시했다.
하지만 대다수 여권 인사들은 당의 이번 처방이 미흡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치러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여당을 지지했던 수도권 중도성향 유권자들이 이번에 야당으로 돌아선 징후가 명확하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거 참패 직 후에는 비상대책위원회로의 지도부 전환 등 극약처방 주장이 쏟아졌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혁신을 주저하다간 내년 총선 패배가 자명하기 때문이다.
이에 당내 중진들은 '현직 대통령과 그 친위그룹이 아니라 국민의 눈치를 봐야 궁극적으로 당이 산다'며 '당 지도부가 대통령실을 상대로 할 말은 하면서 국민들을 안아나가야 한다'는 주문을 쏟아내고 있다. 정치경험이 부족한 현직 대통령의 약점을 여당이 보완하면서 총선이라는 공동의 과제를 함께 풀어나가야 한다는 당부다.
한 수도권 의원은 "국민들이 이 정도 인적 쇄신을 보고 공감을 할지 의문"이라며 "당이 정말 분골쇄신하지 않고 시늉만 한다면 처절한 심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준석 전 대표 역시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이렇게 민심의 분노를 접하고 나서도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가 바뀌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그리고 당은 더는 대통령에게 종속된 조직이 아니라는 말을 하기가 그렇게도 두렵느냐"고 꼬집었다.
다만 이번 선택을 두둔하는 쪽에서는 대안부재를 이야기 한다. 총선까지 불과 6개월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을 고려하면 당을 대혼란으로 빠뜨릴 수 있는 전면적인 수술보다는 현재의 틀을 중심으로 질서 있는 쇄신에 나서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김기현 대표 사퇴론'이 현장에서 이야기가 나올 분위기가 될 수가 없는 게 무슨 대안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지금 대표를 바꾸려면 당장 전당대회를 통해서 새로운 대표를 뽑기는 어려울 거고 비대위를 구성해야 하는데 그러면 당이 혼란에 빠져서 한 달 이상 가야 된다. 결국은 망하는 것"이라고 부정적으로 봤다,
이용호 의원 역시 '만일 김 대표가 물러나면 비대위로 갈 텐데 비대위를 꾸리는데 시간이 꽤 걸리고 전체적으로 복잡하고, 당내와 충분히 화합하면서 의원들의 뒷받침을 받으면서 갈 수 있는 대안이 있느냐'고 현 체제 중심의 수습에 힘을 보탰다.
정치권에선 이번 국민의힘의 선택을 두고 내년 총선 결과를 현직 대통령의 개인기에 더욱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됐을 뿐 아니라 여당이 최선이 아닌 차선을 선택한 결과를 겸허하게 기다려야 하는 숙제까지 안게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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