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글로벌 혁신특구서 2차전지 뺀다"…해외 진출 꿈꾼 포항 '충격'

정부 이달 발표 대상서 제외될 듯
美 IRA 시행 전 지역 中企 배터리 재활용 진출 노렸지만

포항시 2차전지종합관리센터 전경
포항시 2차전지종합관리센터 전경

중소벤처기업부가 12월 중 발표할 예정인 글로벌 혁신특구에서 2차전지 분야는 제외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북 포항 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혁신특구 지정을 통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여파를 벗어나고 글로벌 시장 개척까지 꿈꿔온 포항시와 산업계는 목표 달성에 지장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중기부는 혁신기업의 신기술 개발을 촉진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기존의 규제자유특구를 고도화하고 확대 개편하는 글로벌 혁신특구 지정을 추진 중이다. 혁신특구로 지정된 지역에는 규제·인증·보험 등에 국제 기준을 적용해 최대 한도의 자율성을 부과한다. 명시적인 제한·금지 사항 외에는 신기술을 활용한 모든 실증이 허용되는 '전면적 네거티브 규제'가 국내에서 처음 적용된다. 또 기존 대기업 중심의 산업 환경에서 중소기업·스타트업의 해외 진출 및 인프라 확대를 목표로 ▷투자 ▷사업화 ▷연구·개발 ▷정책금융 등에 걸쳐 전폭적인 행정 지원이 이뤄진다.

경상북도와 포항시는 지난달부터 2차전지 중 배터리 리사이클링(재활용) 분야에 대한 글로벌 혁신특구 지정을 추진해 왔다. 2019년 전국 최초로 지정된 '차세대 배터리 리사이클링 규제자유특구'를 바탕으로 리사이클 분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다는 복안이었다. 이미 이곳은 전국 규제자유특구 중 유일하게 4년(2020~2024년) 연속 우수 특구로 지정되는 성과까지 거뒀다.

문제는 최근 중기부가 이번 글로벌 혁신특구 지정에서 2차전지를 후순위로 미뤄둔 것으로 알려졌다는 점이다. IRA 리스크 타개를 위해 리사이클링을 통한 2차전지 산업 변화와 지역 중소기업의 리사이클링 분야 진출을 노려온 포항으로서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다.

IRA는 배터리 부품과 관련한 핵심 광물의 원산지 중 중국·러시아·이란·북한 등을 '해외 우려국'으로 지정해 불이익을 주는 것이다. 중국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서는 리사이클링을 통한 재사용 원자재 확보가 향후 2차전지 산업 발전의 핵심 요소로 꼽힌다. 유엔 무역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산화코발트·황산망간 등 2차전지 8대 핵심 광물의 전체 수입 중 중국 의존도는 58.7%에 이른다.

포항지역 기업 관계자는 "자원 하나 없는 국내에서 2차전지 원자재 수입 의존도를 줄이려면 리사이클링밖에 답이 없다. IRA 시행에 따른 2차전지 산업의 위기를 정부가 심도 깊게 고민해야 한다"며 "리사이클링은 무엇보다 지역 중소기업 진출이 쉬운 분야다. 국토균형발전을 위해서라도 글로벌 혁신특구 지정을 재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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