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尹정부 2기 내각 인선 특징…'서오남' 지고, 관료·전문가, 여성 등용 많아져

정치색 옅어지고 직업·출신·학교 다양
SKY 비중 줄인 인재풀 구성…기재부·국토부·외교부 출신, 법조인 '0', 평균 연령 59세

윤석열 대통령은 4일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로 최상목 전 대통령실 경제수석(사진 윗줄 왼쪽)을 지명하는 등 장관 6명을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했다. 윤 대통령은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에 강정애 전 숙명여대 총장,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송미령 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사진 아랫줄 왼쪽부터) 국토교통부 장관 박상우 전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 해양수산부 장관 강도형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원장,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오영주 외교2차관 등을 각각 지명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4일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로 최상목 전 대통령실 경제수석(사진 윗줄 왼쪽)을 지명하는 등 장관 6명을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했다. 윤 대통령은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에 강정애 전 숙명여대 총장,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송미령 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사진 아랫줄 왼쪽부터) 국토교통부 장관 박상우 전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 해양수산부 장관 강도형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원장,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오영주 외교2차관 등을 각각 지명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 제2기 내각은 관료·전문가 중용에 여성의 약진이 더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초대 내각에서 주류를 이뤘던 이른바 '서·오·남'(서울대·50대·남성)의 비중도 낮아졌다. 아울러 정치인 장관들의 내년 4월 총선 출마에 대비한 개각인 만큼 장관 후보자들의 정치색도 엷어졌다.

◆관료·전문가 중용에 여성 약진

4일 개각으로 교체된 장관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농림축산식품부·국토교통부·해양수산부·중소벤처기업부·국가보훈부 등 6명이다. 이 가운데 농식품부·중기부·보훈부 장관 후보자로 각각 지명된 송미령 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원장, 오영주 외교부 2차관, 강정애 전 숙명여대 총장 등 절반이 여성이다.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개각 내용을 발표하면서 강정애 후보자에 대해 "저명한 여성 경영학자로, 경륜 있고 학계에서도 신망이 두터운 원로 교수"라며 "6·25 참전용사의 딸이고, 또 시댁 쪽에 독립유공자 손주며느리로서 보훈정책에 평소 남다른 관심과 식견을 갖고 있어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자리를 내놓은 장관 가운데 이영 중기부 장관만이 여성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성비 균형을 맞추려 했던 의도가 엿보인다. 윤 대통령이 최근 참모들에게 여성 인재 풀을 대거 확충하라고 지시한 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출신 대학별로 보면 서울대 출신은 기존 3명에서 1명으로 줄었다. 서울대·고려대·연세대 등 이른바 'SKY대' 출신으로 범위를 넓혀도 기존 5명에서 2명으로 이른바 명문대 출신 비중이 줄었다. 송미령·오영주 후보자는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강정애 후보자는 숙명여대 경영학과, 강도형 후보자는 인하대 해양학과를 졸업했다.

김 비서실장은 송미령 후보자에 대해 "대표적인 도농 균형발전 전문가로서 현재도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위원으로 농경 정책에 참여하고 있다"며 "오랜 기간 축적해온 연구 업적과 현장 감각을 바탕으로 살기 좋은 농촌, 살기 좋은 지방시대의 구현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치인 출신이 물러나고 전문가 그룹을 중용하면서 다양성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인 것으로 풀이된다. 최상목·박상우 후보자는 행정고시 출신으로 각각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요직을 두루 거친 정통 관료다. 오영주 후보자는 외무고시 출신의 외교관이다.

송미령·강도형 후보자는 각각 환경계획학·해양생물학 박사로 관련 정책을 연구해온 전문가이고, 강정애 후보자는 숙대 경영학과 교수로 총장까지 지냈다. 김 실장은 강도형 후보자에 대해 "해양자원 분야에서 우수한 연구업적을 쌓았고, 한국해양과학기술원장으로 발탁된 이후 원만한 조직 관리로 호평받았다"며 "해양수산 분야의 탁월한 전문성과 리더십을 바탕으로 수산물 안전관리 강화, 어촌 활력 제고, 해양바이오산업 육성 등 산적한 정책 현안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직전에는 국회의원 출신 장관이 4명(원희룡·추경호·박민식·이영)이었다. 또 원희룡·박민식 장관은 국회의원이 되기 전 검사를 지냈다. 하지만 이번 개각에서는 법조인 출신이 눈에 띄지 않았다.

후봐자들의 출신 지역으로는 서울이 최상목·송미령·강정애 후보자 등 3명, 영남이 박상우(부산)·오영주(경남, 대구여고 졸업) 등 2명, 제주가 강도형 후보자 1명이다.

평균 연령은 59세로 직전 장관 6명과 같았다. 다만 1970년대 출생의 상대적으로 젊은 인물을 적극 기용할 것이라는 대통령실 안팎의 관측과는 달리 강도형 해수부 장관 후보자(70년생)를 제외하고는 모두 50∼60년대생이었다.

◆여야 대치 속 인사청문회는 부담

이번에 낙점받은 후보자들은 정책 기능을 강화한 대통령실 2기 참모진과 손발을 맞춰 국민이 체감할 정책 성과를 거두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인사청문 정국이 불가피해진 것은 풀어야 할 숙제다.

총선을 앞두고 여야 간에 강고한 대치 국면이 조성된 상황이라 인사청문회 역시 순탄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후보자의 도덕성, 역량 등을 놓고 부실 검증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정을 쇄신하려고 단행한 개각이 오히려 국정에 부담을 안기고, 총선 정국을 흔드는 정치 쟁점으로 부상할 위험 부담이 있는 셈이다.

한편 윤 대통령은 김규현 전 원장과 이동관 전 위원장이 후임 없이 각각 사퇴한 국정원장과 방송통신위원장 후임을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장 인선은 외교부 장관, 국가안보실장 인선과도 맞물려 있어 외교·안보라인의 연쇄 이동을 부를 가능성이 작지 않다. 경기 수원 출마설이 나오던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차출 여부도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의 내정이 유력한 금융위원장 자리도 1차 개각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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