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특별기고] 수도권 일극논리 안될말이다

이효수 전 영남대 총장

이효수 전 영남대 총장
이효수 전 영남대 총장

달빛철도 특별법이 국회의원들의 자기부정으로 무산 위기에 처했다.
달빛철도 특별법은 261명의 여야 의원들이 공동발의 하였지만 정작 법사위 문턱도 넘지 못하고 있다.

21대 국회가 5개월도 채 남지 않았고, 이미 총선 체제에 진입하고 있어 국회 통과가 불투명 해졌다. 이 법은 이 번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하면 자동 페기된다. 절대다수의 의원들이 자신들이 공동 발의한 법안을 처리하지 않고 있다. 참으로 기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 그 주된 이유는 기획재정부의 강력한 반발과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수도권에서의 부정적 여론을 의식하여 국회 처리를 망설이고 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이 특별법이 예타 면제 근거를 담고 있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특정 지역의 특정 SOC 사업에 대해 특별법으로 예타 면제를 규정하면, 예타 제도가 형해화 된다는 것이다. 나라가 재정 악화와 인구 절벽에 직면하고 있고 포퓰리즘 정치가 우려되는 현실에서, 국가 재정의 건전성 확보와 예산 낭비의 최소화를 위해 예타제도가 정치권에 의하여 형해화 되어서는 안된다는 주장은 타당하다.
경제성이 없는 사업에 단순히 동서화합과 영호남 상생발전을 명분으로 수 조 원이나 투입하려 한다면, 수도권 여론이 나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달빛 철도를 다른 각도에서 접근하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첫째, 달빛철도의 목적과 비전을 남부권 메가시티 리전을 위한 하나의 주요한 인프라로 접근하자.
메가시티리전은 인구 1000만 이상의 거대 도시군을 말한다. 메가시티 리전의 4대 성공요건 가운데 하나가 높은 수준의 역내 및 글로벌 연계성의 확보[이효수 블로그, 이효수 경세제민(102)]이다.

그래서 남부 단일 제2 국가관문공항을 만들고 인구 1700만 명 규모의 남부권 메가시티 리전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을 해왔다. 그러나 현재 TK 신공항과 가득도 공항으로 분리 추진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달빛철도를 TK 신공항으로 연결하여 대경권 및 호남권의 관문공항을 만들어 글로벌 연계성과 영·호남권의 역내 연계성을 강화하여, 1,000만 명 규모의 메가시티리전을 만들 필요가 있다.
노무현 정부 이후 국가균형발전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지만, 수도권 집중화는 오히려 가속화되었다. 지방에 비하여 수도권 중력이 너무 강하기 때문이다. 수도권 중력에 버틸 수 있는 남부권 메가시티 리전이 긴요한 이유이다.

둘째, 대형 국책과제 예타면제 대상을 5개 이상의 광역시·도를 포괄하면서 국가균형발전에 기여하는 사업으로 한정하면, 예타면제의 남발을 막아 기재부가 우려하는 예타제도의 형해화를 막을 수 있다.

셋째, 수도권 발전을 위해서도 남부권 메가시티리전의 성공적 구축이 필요하다.
수도권 중력이 너무 강하여 수도권 블랙홀 현상과 수도권 집중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수도권 블랙홀은 지방의 인재, 일자리, 투자, 비즈니스를 가속적으로 빨아들이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수도권은 혼잡비용이 크게 증가하고, 지방은 빈사상태로 가고 있다. 지방의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이동하고, 그들은 수도권의 높은 생활비로 결혼과 출산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것은 망국적 초저출산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이다. 2022년 전국 합계출산율이 0.78명이었는데, 서울은 0.59명이었다. 국가균형발전이 긴요한 이유이다.

넷째, 여야 정치권이 정쟁에 함몰되어 있고, 그 근저에 이념 대립과 영호남의 오랜 갈등이 자리 잡고 있다.
달빛철도로 TK 신공항이 대경권과 호남권의 관문공항으로 발전하고, 대경권과 호남권이 하나의 메가시티리전으로 발전하면, 진정한 의미의 동서화합이 실현되고 이것은 한국의 정치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효수 전 영남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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