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CES현장] '대각선 주행' '180도 제로 턴'…눈 앞에 펼쳐진 모빌리티의 미래

현대모비스 차세대 전기차 구동장치 'e코너시스템' 구현 구름 인파
대세는 '전장' 전자업계 산업 전환 가속화, AI·SW 경쟁 심화

CES 2024 3일차인 11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현대모비스 부스에 차세대 전기차 구동장치 시범운행을 보기 위해 인파가 몰렸다. 정우태기자
CES 2024 3일차인 11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현대모비스 부스에 차세대 전기차 구동장치 시범운행을 보기 위해 인파가 몰렸다. 정우태기자
CES 2024 3일차인 11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현대모비스 부스. 실증 차량인
CES 2024 3일차인 11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현대모비스 부스. 실증 차량인 '모비온'(MOBION)이 바퀴가 각도를 틀며 대각선 주행을 하고 있다. 정우태기자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박람회 CES는 '라스베이거스 모터쇼'라는 별칭을 지니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기업은 물론 각 분야의 기업들이 CES에서 앞다퉈 새로운 모빌리티 기술을 선보이기 때문이다. CES 2024에서도 미래모빌리티의 모습을 먼저 접할 수 있었다.

◆ 차세대 모빌리티의 등장

CES 2024 3일차인 11일(현지시간) 현대모비스 부스 앞에는 차세대 전기차 구동장치 'e코너시스템' 구현을 보기 위해 인파가 몰렸다. 차량 바퀴가 각도를 틀고 대각선 주행을 하자 곳곳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또 바퀴를 개별적으로 구동하는 방식으로 제자리에서 180도 회전하는 '제로 턴'으로 다시 한 번 관람객을 놀라게 했다.

이후 차량 앞으로 보행자가 지나가자 전면 범퍼에 설치된 LED 디스플레이에 걷는 방향이 표시됐다. 근거리 라이다 장비가 보행자를 인지하고 스스로 움직임을 제어한 것이다. 보행자가 여유롭게 횡단보도를 건너자 자연스럽게 차량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현대모비스는 '움직임의 재정의'(Redefining Movement)를 주제로 부스를 마련해 차세대 구동 기술을 적용한 실증 차량인 '모비온'(MOBION)을 최초로 이번 CES에서 공개했다.

현장의 반응은 뜨거웠다. 시연 시간에 맞춰 관람객이 모여들었고 모비온의 움직임은 탄성을 자아냈다. 기술 박람회가 아닌 스포츠 경기장을 방불케 하는 광경이었다. 네덜란드에서 온 마빈 아틀라씨는 "주차를 하거나 좁은 길을 지날 때 더 이상 사고 위험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대단한 기술 혁신이다"라고 했다.

현대자동차 부스에는 개인형 모빌리티 '다이스'(DICE)가 참관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운전대가 없는 완전 자율주행 차량 모델로 참관객이 탑승하자 자동으로 문이 닫히고 주변 디스플레이를 통해 가상 주행환경을 구현했다. 이외에도 공공 모빌리티 '스페이스'(SPACE), 물류 모빌리티 '시티 팟'(CITY POD)이 관람객들을 맞았다.

CES 2024 3일차인 11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LG전자 부스에 전장 기술을 집약한
CES 2024 3일차인 11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LG전자 부스에 전장 기술을 집약한 '알파블'이 전시돼 있다. 정우태기자

◆ 저무는 내연기관, 대세는 '전장'

전기차 보급 확대 및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전환으로 전장(차량용 전기·전자 장비)을 내세우는 기업이 부쩍 늘었다. 내연기관에서 구동모터·배터리로 구동 방식이 변화한 것은 물론, 모빌리티의 기능이 확대됨에 따라 전장부품도 고도화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CES 2024에서 전장·오디오 자회사 하만과 공동 부스를 꾸렸다. 소프트웨어와 통신, AI(인공지능) 등 삼성전자가 보유한 기술력에 하만의 커넥티드카, 카오디오를 아우르는 전장 역량이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높인다는 취지다.

삼성전자와 하만은 차량 전면 유리 하단에 네오 QLED(양자점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레디 비전 큐뷰'를 선보였다. 운전자가 내비게이션 화면으로 눈을 돌리지 않아도 직관적으로 운행 정보와 차량 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운전자의 주의를 분산시키지 않아 안전성을 더하고 동승자도 운행·차량 정보를 쉽게 공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LG전자는 전장 기술을 집약시킨 미래 모빌리티 콘셉트 '알파블'을 공개했다. 미래 모빌리티를 '개인화된 디지털 공간'으로 정의하고 식사와 휴식을 즐기거나 영화, 게임 등 콘텐츠를 이용하는 공간으로 차량 내부를 꾸몄다. 고객의 성향에 맞춰 운전하기 좋은 길을 안내하고, 운전이 끝나면 스스로 세차와 충전 등을 수행한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본격적인 SDV 시대를 염두에 둔 차량용 초대형 디스플레이 솔루션을 출품했다. 차량 내에서 제공되는 정보량이 늘어나면서 디스플레이 크기도 덩달아 커지는 추세에 맞춰 단일 패널로는 세계 최대 크기인 57인치 필러 투 필러(P2P) 액정표시장치(LCD)를 내놨다.

10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가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웨스트홀에 있는 아마존 부스. 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가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웨스트홀에 있는 아마존 부스. 연합뉴스

◆ AI·소프트웨어 경쟁 심화

SDV 전환에 맞춰 AI를 탑재하고 소프트웨어를 고도화에 힘쓰는 기업도 눈에 띄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Amazon)은 '아마존 포 오토모티브'(Amazon for Automotive) 부스를 구성해 모빌리티 기업들이 총집합하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웨스트홀 입구를 장악했다.

BMW 차량에 적용한 AI '알렉사'를 구현하기 위한 모델이 전시돼 있다. 아마존이 보유한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적용한 똑똑한 AI비서가 운전자를 보조한다. 목적지까지 가는 최적 경로는 물론 도로 특성에 맞는 운전모드를 비롯한 복잡한 질문에도 답변이 가능하다.

구글은 닛산·링컨과 손을 잡았다. 아마존과 마찬가지로 AI 비서인 '구글 어시스턴트'를 차량에 탑재할 계획이다. 구글은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와 스마트폰을 통해 차량을 제어할 수 있는 통합시스템을 구현했다. 또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일본의 혼다·소니가 합작한 소니혼다 모빌리티가 오는 2026년 출시할 예정인 전기차 아필라에 생성형 AI 기반 음성 비서를 적용한다.

현대차그룹 역시 미래 먹거리로 차량 소프트웨어를 제시했다. 현대차 글로벌최고운영책임자(COO)인 호세 무뇨스 사장은 "현대차에게 진보란, 인류에게 제공할 수 있는 실질적인 긍정 영향으로 평가된다"며 "이번 CES 2024 현대차 주제인 'Ease every way'(모든 길을 쉽게)는 크고 어려운 청사진이지만, 56년간 사람을 위해 한결같이 유지해온 도전정신의 DNA를 수소와 소프트웨어로의 대전환에도 이어갈 것" 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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