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구미 방산' 경쟁력 美·佛의 67%…앵커기관 유치가 돌파구

산업연 "미국 등 앵커기관 및 기업 유치, 국방혁신기관 신설 등으로 세계적 방산클러스터로 발전"

구미산단 소재 LIG넥스원과 한화시스템이 공동으로 제작한 중거리 지대공미사일 천궁(M-SAM). 방위사업청 제공
구미산단 소재 LIG넥스원과 한화시스템이 공동으로 제작한 중거리 지대공미사일 천궁(M-SAM). 방위사업청 제공

경북 구미 방산 혁신 클러스터의 경쟁력이 미국 헌츠빌, 프랑스 툴루즈 등 세계적 수준의 방산 선진국 클러스터 대비 70%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구미는 지대공 요격미사일인 '천궁-II' 등 방위산업의 수출 주력 품목을 만들고, 유도무기·감시정찰 분야의 국내 최대 생산 거점임에도 국방 관련 앵커기관(본원)은 한 곳도 없다.

방위산업 육성을 위해선 핵심 앵커기관 및 기업 유치와 국방 혁신 기관 신설 등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연구원은 10일 발간한 '국내외 방산 클러스터 최근 동향 분석과 한국형 방산 혁신 클러스터 구축 방안' 보고서에서 작년 수행한 실태 조사 결과, 선진국(100) 대비 경남 창원, 대전, 구미 방산 클러스터 경쟁력 수준이 각각 77.7%, 73.6%, 67.5%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산업연구원은 오는 2027년에도 세 클러스터의 경쟁력 수준은 선진국 대비 80%대 초반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프랑스 등 선진국들은 100년 전부터 헌츠빌, 포트워스, 툴루즈 등을 중심으로 방위, 항공우주, 항공기 개조 및 정비(MRO) 산업 등을 중심으로 한 산업 클러스터를 조성에 주력했다.

산업연은 "선진국들이 자국 방위산업 육성을 위해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긴밀한 협력, 앵커 기관 및 기업 유치, 국방 혁신 기관 신설, 창업 및 일자리 확대 등을 통해 세계적인 방산 클러스터로 발전시켰다"며 "초기 단계인 우리나라 방산 클러스터 육성에 적지 않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4대 방산 강국' 진입을 목표로 한 정부는 방위사업청을 통해 방산 혁신 클러스터 사업을 벌여 2020년 창원, 2022년 대전, 2023년 구미를 잇따라 지원 대상지로 선정했다.

LIG넥스원 사업장이 있는 구미는 유무인 복합, 반도체, 우주 중심의 'K-국방 신산업 수도, 구미'로 특화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다만 구미는 국방 관련 정부기관(본원)이 전무한 상황이다. 반면 경남 창원(국방과학연구소 해양기술연구원 등)과 대전(방위사업청·국방과학연구소 등)에는 여러 국방 앵커기관이 자리하고 있다.

이에 정부가 신설하는 국방기관 2곳(방산부품연구원·국방인공지능센터)에 대한 구미 유치와 서울 국방신속획득기술연구원의 구미 이전 필요성이 거론되고 있다.

구미 반도체 특화단지와 연계할 수 있는 '국방 반도체 제조 R&D연구소'(가칭)를 신설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산업연은 "국내 방산 클러스터는 선진국 대비 인프라, 앵커 기관 및 기업 유치, 거버넌스, 전문 인력 양성 및 대중소 기업 상생 협력 등의 여러 측면에서 저조한 실정"이라며 "후발 주자인 우리나라가 선진국 수준의 세계적 방산 클러스터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보다 혁신적인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장원준 산업연구원 성장동력산업연구본부 연구위원은 "현행 500억원 이하의 소규모 방산 혁신 클러스터 사업 예산 증액 및 첨단 소재, 배터리, MRO 등으로의 사업 범위 확대가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