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스코 제2의 전성기 기대감…수소환원제철 상용화 땐 탄소배출 8,630만t 감소

환원철 제조 하이렉스 설비 2026년 도입, 2030년 개발
전세계 철강사 중 유일 설비…정부 전폭적인 지원이 절실
공유수면·환경 문제도 숙제

포스코는 지난 1월 26일 포항제철소에서 수소환원제철 개발센터 개소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포스코 제공
포스코는 지난 1월 26일 포항제철소에서 수소환원제철 개발센터 개소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포스코 제공

포스코의 제 2 전성기를 여는 필수 과제로 꼽히는 수소환원제철(석탄을 사용하지 않는 제철) 기술 개발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됐다. 정부가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면서 빠른 현실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11일 포스코가 추진 중인 수소환원제철 실증 투자를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투자 금액은 밝히지 않았지만 '상당한' 규모의 지원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왜 수소환원제철인가?

정부가 포스코를 직접 지원하는 배경은 한국의 2050년 산업 부문 탄소배출 감축 목표와 직결돼 있다. 2018년 대비 2억1천만톤(t)의 탄소 배출을 줄여야 하는데, 수소환원제철 기술 상용화 이외에는 뚜렷한 해법이 없다.

기술이 상용화되면 목표치의 40%에 달하는 8천630만t의 탄소배출 감소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포스코 측은 보고 있다.

기존 쇳물은 철강석과 석탄을 고로에 넣고 열풍을 불어 넣어 연소하는 방식으로 만든다.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슬래그 등이 부산물로 남는다. 이 때문에 철강 산업을 두고 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업종이라고 부른다. 철강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공정 전환을 통한 탄소배출 감축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포스코가 추진하고 있는 수소환원제철은 수소가 철광석에서 산소를 분리하는 환원제 역할을 하기에 탄소 배출 걱정이 없다. 순수한 물(H20)만 남는다.

수소환원제철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하이렉스' 상용 기술 개발이 필수다. 하이렉스는 수소와 철광석을 유동 환원로에 넣어 환원철을 만들고, 이를 전기로에서 정제해 쇳물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포스코는 하이렉스 시험 설비를 오는 2026년 도입해 상업화 가능성을 확인하고, 2030년까지 기술 개발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이어 2050년까지 포항·광양제철소의 기존 고로 설비를 단계적으로 전환해 '2050 탄소중립' 시대를 연다. 2050년까지 하이렉스 도입 등 탄소중립 전환 비용은 약 40조 원에 이를 전망이다.

◆정부 지원 절실

이 같은 천문학적 비용 때문에 '수소환원제철' 완성은 포스코의 의지만으로 이룰 수 없는 상황이다. 51년 전 정부가 포스코제철소 건설 추진에 사활을 걸었던 때와 같은 국가적인 지원과 관심이 필요한 것이다.

세계 각국도 수소환원제철 지원에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독일 연방 및 주정부, EU, 일본 등이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 및 실증 설비 투자 지원, 세제 혜택 확대 등을 서두르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도 지난 1월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하고 관련 지원책 마련에 시동을 걸었다.

정부는 특히 '하이렉스 공정'이 전 세계 철강사 가운데 포스코만이 갖고 있는 기술이라는데 주목, 이번 포스코 지원을 결정했다.

현재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내에 '하이렉스' 시험설비를 건설하고, 저탄소 원료인 'HBI(Hot Briquetted Iron)' 사용을 확대하는 등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해결 과제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는 수소환원제철 건립을 위한 포항제철소 인접 공유수면 135만㎡(약41만평)매립 사업이다.

포스코 측은 2024년 9월 인허가 완료, 2027년 호안축조, 2033년 수소환원제철 고로 포항 1기 준공을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포스코홀딩스 본사 소재지 이전 문제, 미래기술연구원 성남 분원 철회 등으로 인해 부지 조성을 위한 인허가가 지연되고 있다. 포스코가 내놓은 일정표가 현실화 될지는 미지수다. 여기에 더해 매립에 따른 환경 변화 등을 우려하는 환경단체들의 반대도 풀어야 할 숙제다.

포스코 측은 해양조사 등 여러 데이터를 통해 확인된 사실을 중심으로 주민들에게 설명을 이어가는 동시에 지역 관계 개선을 위한 장인화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의 역할에 대해서도 큰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경북 포항은 대한민국 철강산업의 신화를 쓴 도시기에 글로벌 수소환원제철 시대의 주인공도 포항이 돼야 한다"며 "정부와 지자체의 배려 속에 하이렉스 상용화를 이뤄내 전세계 철강산업을 포스코가 주도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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