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비와 일조량 부족, 따뜻한 겨울 등 반복되는 이상 기후로 경북의 영농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2일 경북도와 도내 시·군등에 따르면 지난해 봄철 저온으로 21개 시·군 과수 2만886㏊가 피해를 입었다. 특히 사과는 지역 재배 면적의 69%에 달하는 1만3천851㏊가 피해를 겪었다.
저온 피해는 개화 시기가 앞당겨진 올해도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 농촌진흥청이 자체 개발한 생물 계절 예측 모델에 따르면 올해 복숭아꽃, 사과꽃 등은 최대 11일 가량 일찍 꽃을 피울 전망이다.
청도의 경우 복숭아꽃이 '유명' 기준으로 이달 4일 전후 활짝 필 것으로 예측됐다. 청도의 복숭아꽃 평년 만개기가 4월 11일인 점을 고려하면 평년보다 1주일 이상 개화시기가 빨라지는 셈이다.
사과꽃 역시 '후지' 기준으로 군위는 오는 10~13일, 영주는 12~16일 꽃이 만개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국에서 과수 재배면적이 가장 넓은 청송은 16~18일로 예측됐다. 평년 대비 최대 9일 이른 것이다.
개화 시기가 빨라진 건 3∼4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은 탓이다. 개화시기가 빨라지면 과수화상병 등에 쉽게 노출되고, 과수의 꽃눈이 개화한 상태에서 갑자기 기온이 떨어진다면 심각한 저온 피해를 입는다.
하경찬 청송군농업기술센터소장은 "꽃망울이 맺힌 이후엔 냉해를 막을 방법이 사실상 없다. 영양제 투입이 유일한 대비책"이라고 말했다.
![성주참외 재배 농민이 성주군비상품화농산물자원화센터 투입 라인에 발효과 기형과 등 비상품 참외를 들어붓고 있다. 독자제공](https://www.imaeil.com/photos/2024/03/26/2024032610451797305_m.jpg)
참외 등 시설 작물 농가들은 지난 겨울 잦은 비에 따른 일조량 부족으로 생산량 감소와 상품성 하락 등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대구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대구경북의 일조시간은 494.3시간으로 전년(617.7시간)보다 123.4시간 줄었다. 평년 일조시간(578.5시간)에 84.2시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역대 4번째 적은 수치다.
같은 기간 성주의 일조 시간은 평년 대비 105시간 줄어든 515시간에 그쳤다.
성주군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현재 지역 공판장을 통한 올해 성주참외 출하량은 54만700상자(10㎏ 기준)로, 최근 5년 같은 기간 평균(63만5천상자)보다 15%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성주군 비상품화농산물자원화센터가 수매한 비상품 참외 수매량은 679t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6t)보다 3.5배 증가했다. 비상품은 나쁜 기후 여건 탓에 크기·모양 등 상품성이 나쁜 것을 이른다.
이와 관련, 김주령 경북도 농축산유통국장은 "수급 불안이 반복되지 않도록 민·관 합동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생육관리를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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