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동 전운 고조…구미산 무기체계 대규모 수출길 오르나

'천궁-II' 등 구미산 무기체계 추가 도입 논의

지난 19일 경북 북부지역에 배치된 공군의 중거리 지대공유도무기 '천궁-Ⅱ' 포대 장병들이 발사대 작동 절차를 훈련하기 위해 뛰어가고 있다. 공군 제공
지난 19일 경북 북부지역에 배치된 공군의 중거리 지대공유도무기 '천궁-Ⅱ' 포대 장병들이 발사대 작동 절차를 훈련하기 위해 뛰어가고 있다. 공군 제공

이란의 이스라엘 직접 공격으로 중동 지역 전운이 짙어지면서 'K-방산'과 '구미'가 주목 받고 있다. 이번 직접 공격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트 등 중동 일대 확전 가능성도 점쳐지면서 '천궁-II'(탄도탄 요격미사일) 등 K-방산을 대표하는 구미산 무기체계의 대규모 수출 논의가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현지시간 13일 밤 이스라엘에 무인기(드론)와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란은 지난 1일 시리아 내 이란 영사관이 폭격당하자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고 보복을 공언해 왔다. 이번 사태로 중동 전체가 확전의 중대 기로에 놓인 분위기다.

중동을 중심으로 전운이 고조되면서 구미산 무기체계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특히 -LIG넥스원과 한화시스템이 구미에서 양산하는는 탄도탄 요격미사일 체계 천궁-II(M-SAM2)가 대규모 수출길에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LIG넥스원은 지난 2022년 아랍에미리트(UAE)와 35억달러(약 4조6천200억원)의 천궁-II 수출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해 11월 사우디아라비아와도 천궁 10개 포대, 4조2천500억원 규모의 납품을 확정했다.

'한국판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천궁-Ⅱ는 탄도탄, 항공기 등 공중 위협에 동시 대응이 가능한 유도무기 체계다. 유도탄 최대 사거리는 40㎞로 요격 고도는 15~20㎞에 달한다. 미국의 패트리어트 미사일과 비교해 4분의 1 가격에 불과하며, 빠른 납기가 장점이다.

이때문에 방산업계는 LIG넥스원과 한화시스템이 중동 추가 수출 물량을 따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본다. 중동 전운이 고조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최대한 빨리 납품할 수 있는 천궁-Ⅱ수요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중동 무기시장의 '큰손'인 이라크와 사우디 고위급이 잇따라 방한하면서 천궁-II 추가 수출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모하나드 카리브 모하메드 이라크 방공사령관은 지난달 5일 한국을 찾아 천궁-II 도입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지난달 20일 방한한 타벳 모하메드 사이에드 알 아바시 이라크 국방부장관은 천궁-Ⅱ를 생산하는 LIG넥스원 등 방산 업체 관계자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 역시 천궁-Ⅱ 추가 도입을 검토 중이다. 현재 10포대 분량의 천궁-Ⅱ를 도입했는데, 국토 면적을 고려하면 24~30포대까지 물량을 늘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탈랄 압둘라 알 오타이비 사우디 국방차관도 지난달 13일 방한해 천궁-II, KF-21 등을 둘러봤다.

국내 방산주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해 들어 국내 방산주는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불안 확대 등 글로벌 안보 불안의 여파로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연초 대비 56.90% 증가했으며, 현대로템과 LIG넥스원도 각각 21.87%, 32.11% 상승했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사우디는 UAE에 비해 영토가 넓고, UAE의 3배에 달하는 국방 예산을 쓰고 있다. 천궁 수출액은 올해 3천억원에서 2027년 1조4천억원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미 방산기업도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LIG넥스원은 생산물량 확대에 대비해 구미산단 4만7천㎡ 부지에 제조시설을 신축할 예정이며, 한화시스템도 구미에 신사업장을 짓고 있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앞으로 방산 부품연구원 등 국방 앵커 기관 유치, 글로벌 군수 도시 미국 헌츠빌과의 협약 체결 등 방산 육성 과제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방산 선도 도시로서의 위상을 굳건히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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