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와 함께 공동담화문을 발표, 윤석열 대통령이 일으킨 비상계엄 사태로 인해 망가진 국정 수습 방안을 밝힌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니(너)'라고 지칭하며 사퇴를 요구, "추경호(원내대표)보다 니가 더 책임이 있는데, 추경호는 사퇴하는데 니는 왜 책임을 회피하냐?"고 따졌다.
▶홍준표 시장은 이날 오후 1시 49분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그러지 말고 너도 내려 오너라. 이런 사태가 오게된 건 초보 대통령과 초보 당 대표 둘이서 반목하다가 이 지경까지 오게된 거 아니냐?"고 우선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 두 사람에 책임을 제기했다.
이어 한동훈 대표만 향해 "니가 어떻게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을 직무배제할 권한이 있나? 그건 탄핵 절차밖에 없다"면서 앞서 한동훈 대표 및 친한계(친한동훈계) 의원들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표결 관련 입장이 급변했던 걸 가리키는듯 "탄핵은 오락가락하면서, 고작 8표를 미끼로 대통령을 협박해 국정을 쥐겠다는 게 말이 되는 소리냐? 대한민국 국민은 니한테 국정을 맡긴 일이 없다. 당원들이 당무를 맡겼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홍준표 시장은 "맡긴 당무도 사감으로 운영하다가 대통령과 반목으로 탄핵 사태까지 왔으면 당연히 당 대표도 그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 박근혜 탄핵 때도 당 대표는 사퇴했다"고 과거 사례를 들었다.
이는 2016년 12월 9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가결 직후였던 12월 16일 책임을 표명하며 사퇴, 2017년 1월 2일에는 탈당까지 한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 사례를 가리키는 것이다.
이어 "사실상 탄핵 사태가 아니냐?"며 "더 혼란 오기 전에 너도 사퇴해라"고 거듭해 한동훈 대표의 사퇴를 요구했다.
아울러 홍준표 시장은 전날 원내대표직 사의 의사를 밝힌 추경호 원내대표 사례도 들어 "추경호보다 니가 더 책임이 있는데, 추경호는 사퇴하는데, 니는 왜 책임을 회피하냐?"면서 "야당과 담합할 생각 말고 사내답게 니가 사퇴하는 게 책임정치"라고 견해를 밝혔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사태 후폭풍이 이어지던 과정에서 페이스북으로 두 사람(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을 향해 '두 용병'이라고 부르며 "용병 한 사람(윤석열 대통령)은 위험한 병정놀이를 했고 또 하나의 용병(한동훈 대표)은 그걸 미끼삼아 사감(私感)으로 탄핵놀이를 하고 있다"고 두 사람을 향해 존칭은 생략하고 꼬집던 홍준표 시장은 전날인 7일 밤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부결되자 윤석열 대통령에게 다시 '대통령'이라는 수식을 써서 책임총리제 도입과 임기 단축 개헌 추진을 요구했다.
이처럼 차분함을 담아냈던 홍준표 시장은 페이스북은 오늘(8일) 한동훈 대표와 한덕수 총리의 공동담화를 접한 후 한동훈 대표를 향해 '너' '니'라고 지칭하며 재차 텐션을 높였다. 마찬가지로 추경호 원내대표를 사례로 들 때도 '원내대표' 지칭은 생략했다.
사실상 '식물 대통령' 수순을 밟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을 대신해 국정 수습을 맡을 인물로 카메라에 두 사람이 비춰진 것에 대한 일종의 견제와 분노로도 읽힌다. 그가 요구한 책임총리제 도입 전 사실상 유사한 임무(국정 수습)를 맡는 게 두 사람인 걸로 국민들에게 비춰질 수 있는 것.
앞서 홍준표 시장은 임기 단축 개헌을 요구하며 구체적으로 2026년 6월 3일로 예정된 9회 지방선거 때 21대 대선도 같이 치를 것을 제안했는데, 만약 대권 도전에 나설 생각이 있는 경우 이때까지 남은 1년 반 동안 경쟁자 견제 내지는 싹 자르기에 나서는 게 충분히 선택할 수 있는 전략과 전술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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