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힘 vs 김문수 사상초유 충돌…金-韓 2차 담판도 빈손

김문수 "후보 끌어내리려는 작업에서 손 떼라"
14일 토론회, 15~16일 여론조사 역제안도
이날 오후 2차 만남, 기존 입장 되풀이하며 결렬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 왼쪽)/ 단식 농성 중인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일 국회 원내대표실 앞에서 두 후보의 단일화 관련 회동 중계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 왼쪽)/ 단식 농성 중인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일 국회 원내대표실 앞에서 두 후보의 단일화 관련 회동 중계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8일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에 마련한 선거 캠프 사무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후보 단일화에 관한 입장을 밝히던 중 잠시 원고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8일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에 마련한 선거 캠프 사무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후보 단일화에 관한 입장을 밝히던 중 잠시 원고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무소속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와의 단일화를 두고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당 지도부의 갈등이 좀처럼 봉합되지 않으면서 거듭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당 지도부를 향해 강압적인 단일화 시도를 중단하라며 오는 16일 이후 단일화 시한을 역제안했다. 김 후보는 당의 강제 단일화가 거듭되면 법적 분쟁까지 예고했지만 당도 "11일까지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필요한 결단을 내리겠다"며 단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 가운데 김 후보와 한 후보는 2차 회동에 나서면서 1차 회동 결렬에 이어 극적 합의를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을 모았지만 기존 입장만 되풀이하며 또다시 결렬로 끝났다. 국민의힘 전체 의원들도 두 후보의 회동 장소에 모여 압박을 가했지만 후보들의 이견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 金 "14일 토론회, 15~16일 여론조사하자"

8일 김 후보는 이른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이 시간 이후 강제 후보 단일화라는 미명으로 정당한 대통령 후보를 끌어내리려는 작업에서 손 떼라. 그렇지 않으면 법적 분쟁으로 갈 수 있다"고 강수를 뒀다.

앞서 7일 한 후보와의 회담에서 단일화 협상이 무산되자 국민의힘은 "지켜만 볼 수 없다"며 1대 1 토론, 여론조사 등 당차원의 단일화 계획을 제안하며 전방위적으로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자 이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날린 셈이다.

이날 김 후보는 무소속 한덕수 예비후보가 지도부와 사전에 교감했을 가능성도 언급하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그는 "한덕수는 이런 시나리오를 알고 있었기에 무소속으로 (예비후보) 등록했는가"라며 "국힘 지도부는 이미 무소속 후보를 위한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는 "각 후보가 일주일간 자유롭게 선거운동을 하고 14일 토론회를 가진 뒤 15~16일에 여론조사를 실시하자"고 제안하면서 "당헌 제74조의 당무우선권을 발동하겠다"고 경고했다.

물러서지 않은 건 당도 마찬가지였다. 당 지도부는 김 후보의 단일화 계획에 "당으로서 도저히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곧장 선을 그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11일 대선 후보 등록 마감 이전에 반드시 단일화를 이뤄서 이재명 세력을 이겨낼 수 있는 후보를 기호 2번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세워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후보의 책임론도 거론하며 반박 수위를 높였다. 그는 "이번 단일화 과정에서 김 후보의 잘못된 판단으로 우리가 대선에서 패배하면, 김 후보뿐만 아니라 우리 당 모두가 역사와 국민에 큰 죄를 짓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당이 예고했던 당 주도의 토론회는 김 후보의 불참으로 이날 열리지 않았다. 다만 8~9일 단일후보 선호도 여론조사는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가 8일 서울 국회 사랑재에 위치한 커피숍에서 만나 회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가 8일 서울 국회 사랑재에 위치한 커피숍에서 만나 회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2차 담판도 결렬…韓 "단일화 먼저"-金 "입당부터 해라"

이날 오후 두 후보는 '2차 담판'을 이어갔으나 역시나 결판을 내진 못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협상 장소 옆인 국회 사랑재로 의원들을 소집해 김 후보를 전방위로 압박했지만 김 후보의 입장을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오후 4시 30분이 되자 한 후보와 김 후보가 잇따라 등장했다. 한 후보는 회담 초반 "우리가 이겨야 한다"며 "오늘 내일 결판내자"고 밝혔고, 김 후보도 "좋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협상 중반으로 들어설수록 두 후보의 입장 차가 선명해졌다. 한 후보는 "11일까지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후보 등록을 하지 않겠다", "모든 방식은 당에서 하라는 대로 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한 후보는 "단일화가 된다면 저는 즉각 입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김 후보는 한 후보가 입당해 공정한 경선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맞섰다. 김 후보는 "당헌·당규가 있고 대통령 선출에 대한 여러 가지 절차가 있고 선관위 규정이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단일화를 하는 건 좋은데 선거운동 좀 해보고 하자. 선거 운동도 안 하고 등록도 안 하겠다는 것 아니냐"라고 했다.

이에 한 후보는 단일화의 시급함을 강조하며 "저와 후보님의 (단일화가) 공식적으로 이야기 나온 건 (경선 과정에서 김 후보님이 단일화를) 22번쯤 강력하게 말씀하셨기 때문"이라며 "(단일화에 대한) 열화와 같은 요구를 일주일이나 지켜볼 여유는 없다"고 반박했다.

빈손 회동에 그쳤지만 추가 협상 가능성은 열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는 "언제든지 내일이라도 만나자고 제안할 수 있다"며 3차 회동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 후보는 지금껏 회동에 대해선 전향적인 입장을 보인 바 있다.

한편 이날 2차 담판은 우여곡절 끝에 성사됐다. 두 번째 회동의 운을 먼저 띄운 것은 김 후보 측이었다. 전날 밤 김 후보 측은 '8일 오후 4시 회동'을 제안했고 한 후보 측은 흔쾌히 수락했다. 당초 한 후보는 이날 경북 구미·칠곡, 대구 등 대구경북 순회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김 후보와의 만남을 위해 일정을 조정했다.

하지만 김 후보가 이날 아침 "11일 전까지 단일화 불가" 등의 폭탄선언을 쏟아내면서 성사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한 후보 측은 정오쯤까지도 확정된 장소 등을 고지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정은 회담이 열리기 3시간 30분쯤 전에야 가까스로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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