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 부과 유예 종료 시점을 9일(현지시간)에서 다음 달 1일로 연장하면서 한국 정부가 약 3주간의 추가 협상 기간을 확보했다. 정부는 현재 통보된 25% 상호관세율을 이보다 낮은 수준으로 끌어내리는 것을 목표로 미국과의 집중 협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서한 내용이 공개된 직후인 8일 "8월 1일까지 사실상 상호관세 부과 유예가 연장된 것으로 보고, 남은 기간 상호 호혜적인 협상 결과 도출을 위해 협상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또 "새 정부 출범 이후 짧은 시간 국익 최우선 원칙을 갖고 치열하게 협상에 임했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이슈에 대해 합의 도출까지 시간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곧 이어 문신학 산업부 1차관은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민관 합동 긴급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미국의 관세조치가 주요 산업과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했다. 회의에는 자동차·철강·2차전지·바이오 분야 협회와 현대자동차·포스코·LG에너지솔루션 등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제인협회, 한국무역협회 등 주요 경제단체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산업연구원 관계자들도 함께했다.
문 차관은 "정부는 8월 1일까지 사실상 상호관세 부과 유예가 연장된 상황에서 미국 측과 남은 기간 동안 집중적인 협상에 나설 것"이라며 "국익 최우선 원칙 하에 관세로 인한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상호호혜적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동차, 철강 등 업종별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피해업종 지원과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획재정부도 이날 이형일 기재부 장관 직무대행 1차관 주재로 긴급 시장점검회의를 열고 미국 관세 관련 동향과 시장영향을 점검했다.
워싱턴 D.C.에 체류 중인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서한 발표 직후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을 만나 양국 제조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9일에도 러트닉 장관과 협의할 예정인 여 본부장은 "새로운 유예 기간으로 3주 정도 시간을 확보했으나, 여유 있는 시간은 아니므로 본격적인 협상 가속화로 '랜딩 존'(착륙 지점)을 찾아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통상 전문가들은 상호관세 유예 기간 연장으로 불확실성이 더 장기화, 고착화하는 것을 우려한다고 밝혔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9일부터 상호관세가 즉시 발효되는 것인지 불확실하다 보니 그에 대비하는 비용이 많이 들었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8월 1일 막판까지 불확실성이 크다 보니 이에 대응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232조에 따른 품목별 관세는 '별도 유지'한다고 명시함으로써, 한국이 목표로 삼아온 자동차·철강 등의 품목별 관세 인하 협상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이달 말까지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정부는 가시적인 대미 무역흑자 축소 방안을 제시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치적 홍보에 필요한 한국 내 비관세 장벽 개선을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댓글 많은 뉴스
윤희숙 여의도연구원장, 국민의힘 새 혁신위원장
트럼프 '25% 관세' 압박에…한국, 통상+안보 빅딜 카드 꺼냈다
李대통령, 이진숙 국무회의 제외 결정…"공무원 중립의무 위반"
[단독] '백종원 저격수'가 추천한 축제…황교익 축제였다
"광주 軍공항 이전 사실상 국정과제화"…대구 숙원 사업 TK신공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