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소재는 지속가능한 성장의 핵심이다. 환경 오염을 유발하는 물질의 배출을 최소화하는 리사이클 기술 개발에도 가속도가 붙고 있다. ESG경영을 비롯한 환경 규제가 새로운 무역 장벽으로 떠오르면서 친환경 소재 도입이 필수인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포스코 사내벤처 1호로 시작한 친환경 소재 전문 스타트업 '이옴텍'은 독자적인 기술로 건설·토목 분야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순환자원의 가능성
폐기물 가운데 배출량이 많은 폐플라스틱은 환경 오염을 유발하는 주범으로 꼽힌다. 순환 자원으로 활용하는 폭이 좁다는 한계도 분명하다.
박영준 이옴텍 대표는 "재활용되지 않고 소각되거나 매립되는 폐플라스틱 양이 연간 310만t에 달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리사이클 사업도 활발하지만 그 용도가 신발, 의류 등 일상 용품에 국한돼 있어 시장 규모가 크지 않다"면서 "우리 이옴텍은 건축·토목용 소재를 개발해 폐플라스틱을 대량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안했다"고 설명했다.
폐플라스틱과 제철부산물 슬래그를 조합한 소재로 만든 철도용 침목은 실증을 거쳐 올 상반기 공급을 시작했다.
박 대표는 "기존 나무 침목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방부제 사용 등으로 환경오염을 유발한다는 문제도 있다. 이에 한국철도기술연구원과 공동 연구를 통해 친환경 플라스틱 침목을 개발했다"면서 "폐플라스틱을 활용해 만든 소재는 강도가 약한데, 제철소에서 배출되는 슬래그를 융합해 강도를 향상시켰다. '슬라스틱'이라는 이름으로 상표 등록을 완료했다"고 했다.
슬라스틱을 활용한 제품은 칠도침목에 그치지 않고 건축 현장에 필수적인 거푸집, 산책로 데크 바닥 등에 사용되고 있다.
그는 "거푸집 역시 합판을 사용하는데 이 역시 수입 목재에 의존하고 있다. 게다가 내구성이 낮아 폐기하고 새롭게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거푸집용 슬라스틱 판넬의 경우 강도와 내구성이 우수하다는 장점이 분명하다"고 했다.
이어 "등산로, 해안 산책로에 주로 쓰이는 데크 바닥 역시 목재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교체를 해야 하는 부담이 있는데, 슬라스틱 데크는 유지비를 절감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원의 새로운 꿈
포스코 연구원 출신인 박 대표는 안정적인 일상을 뒤로하고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박 대표는 "정년이 가까워질수록 고민이 깊어졌다. 지나온 시간을 되돌아 보니 봉사를 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면서 얻는 행복이 컸다. 내가 잘하는 일로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마음이 커지던 시기에 마침 사내벤처 1기 모집 공고를 접했다. 회사의 도움을 받아 창업의 길로 들어섰고 정규 인큐베이팅 기간보다 이른 시기에 조기 졸업을 했다"고 말했다.
최근 이옴텍은 신소재를 적용한 고방사율 투명 필름을 개발하며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그는 "비닐하우스 내부 온도가 너무 높아지면 농작물이 말라 죽을 가능성이 높다. 자사가 개발한 필름은 일정 수준으로 온도를 유지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면서 "자외선을 차단하고 병충해를 방지해 농작물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아프리카, 중동, 동남아시아 등 기온이 높은 국가에 수출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옴텍은 투명 필름 기술로 지난달 유엔협회세계연맹(WFUNA)이 개최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와 포용적 미래도시를 주제로 한 '씨티프레너스(Citypreneurs) 2025'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슬라스틱과 필름 제품 상용화를 통해 해외 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다.
박영준 대표는 "단기 목표는 해외 시장 진출 성공과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다. 더 나아가 우리가 개발한 기술로 최대한 많은 사람이 혜택을 누렸으면 한다"면서 "현재는 우리가 투자 및 지원을 받는 입장이지만 충분히 성장을 하면 개발도상국 등에서 엑셀러레이터를 운영할 것"이라며 "고용 창출과 환경문제 해결,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기업이 최종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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