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이른바 '가상화폐 3법' 의회 처리를 앞두고 가상화폐 기업의 은행업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번에 '스테이블코인'(Stablecoin·기존 화폐에 고정 가치로 발행되는 암호화폐)을 발행할 수 있는 자격을 제한하면서 이를 제도권으로 편입할 방침이다. 국내에서도 원화 스테이블코인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도입 기대감이 커진 분위기다.
15일 외신에 따르면 최근 가상화폐 엑스알피(XRP·리플) 발행사인 리플랩스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인 서클(Circle), 디지털 자산 수탁사인 비트고(BitGo) 등이 미국 연방당국인 통화감독청(OCC)에 '내셔널 트러스트 뱅크' 인가를 신청했다. 이는 자산을 보관하거나 결제 처리를 할 수 있지만, 대출을 제공하거나 예금을 직접 받을 수 없는 형태의 금융기관이다.
가상화폐 거래소 크라켄(Kraken)은 다음 달 체크카드와 신용카드를 출시할 계획이며, 로빈후드(Robinhood)는 올 가을 일부 은행 서비스를 출시하기로 했다. 블라드 테네프 로빈후드 CEO는 "우리는 고객의 모든 금융적 필요를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세금, 상속 계획, 자금 이동 등에 대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이런 움직임은 미국 연방 의회의 가상화폐 관련 법안 논의에 따른 것이다. 미 연방 하원은 이달 14~18일(이하 현지시간)을 '크립토 위크'(가상자산 주간)로 지정하고 가상화폐 3법을 다룰 예정이다.
▷디지털 자산 관련 규제를 명확히 하는 '클래러티 법안' ▷연방준비제도의 CBDC(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 발행을 금지하는 'CBDC 감시 국가 방지법안' ▷스테이블코인의 제도권 편입을 의도하는 '지니어스 법안' 등이다. 이 중 지니어스 법안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은행 인가를 필수 요건으로 규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들 법안이 통과되면 트럼프 행정부의 친(親)가상화폐 정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시장은 기대하고 있다. 특히 스테이블코인이 제도권으로 편입되면서 관련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이 같은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13일 사상 처음 12만달러를 돌파했고, 14일 오전 12만3천200달러 수준까지 치솟았다.
국내에서도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정책 공약집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유통 등 스테이블코인 활용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국정기획위원회(국정위)는 지난 14일 브리핑을 열고 "미국에서 이번 주에 관련된 입법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이 문제는 우리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경제1분과를 중심으로 스테이블코인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정위 경제1분과는 산하에 스테이블코인 소분과를 설치하고, 디지털 자산 규율 정비방안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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